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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기현 일본인이 사랑한 풍경

  • Editor. 트래비
  • 입력 2015.05.19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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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도호쿠(동북) 지방은 예로부터 ‘미찌노쿠’로 불렸다. ‘길이 없는 곳’이란 말이다. 이곳엔 2,000m를 훌쩍 넘기는 산이 즐비하다. 과거에는 중앙정부조차 통제하지 못할 정도였다. 지난 시절 가난한 오지였던 도호쿠는 이제 풍요로운 자연환경으로 우리에게 다가온다. 
도쿄나 교토에 비하면 낯설다지만 낯설기에 설렌다. 도호쿠가 일본 여행의 종착지, 또는 일본 여행의 디저트로 불리는 이유다. 일본에서는 온천수질을 11가지로 분류하는데 9가지 온천이 도호쿠의 미야기현에 있다. 그만큼 자연이 풍요롭다. 미야기현의 현청 소재지인 센다이는 일본 사람들이 ‘노후에 살고 싶은 곳’으로 손꼽는 곳이다. 
센다이 시내에서 30분이면 온천, 바다, 스키장, 골프장까지 갈 수 있고, ‘숲의 도시’라는 별명 만큼 녹음이 짙다. 도호쿠 지방의 미야기현을 1박2일 동안 둘러보았다. 
 
센다이 글, 사진 = 박준(Travie writer)  취재협조=한국여행업협회(KATA, www.kata.or.kr) 
 

260개의 소나무 섬 ‘마쓰시마’

망망대해에 떠 있는 수많은 작은 섬이 제각각 소나무 숲을 가졌다. 마쓰시마다. ‘마쓰’는 소나무란 말이니 ‘마쓰시마’는 소나무섬이다. 회백색 바위섬에 붉고 검은 소나무가 자란다. 일본을 여행하다보면 보통 삼나무를 많이 볼 수 있는데 여기는 온통 소나무다. 더욱이 소나무섬이 한두 개가 아니다. 소나무가 자라는 마쓰시마의 작은 섬은 260개에 달한다. 마쓰시마 앞 바다엔 소나무 숲이 둥둥 떠 있는 셈이다. 260개 섬은 고마시마, 호호라이시마, 오오모네시마, 가네시마 등 모두 저마다의 이름을 가졌다. 쓰나미 때 미야기현의 많은 지역이 헤아릴 수 없는 희생을 치렀지만 다행히 마쓰시마는 큰 피해를 입지 않았다. 260개 섬들이 쓰나미를 막아 주었기 때문이다.

에도시대 초기 전국을 유랑한 유학자 하야시 슌사이는 일본의 3대 절경을 꼽은 바 있다. 교토의 아마노 하시다테, 히로시마의 미야지마, 그리고 마쓰시마가 그것이다. 마쓰시마는 리아스식 해안, 마쓰시마의 심벌 고다이도와 함께 태평양의 일출을 볼 수 있는 곳으로 사람의 발길을 끈다. 마쓰시마의 네 군데 전망대에서 보는 풍경을 ‘시다이칸’이라 부르는데 각각의 전망대에서 특색 있는 경치를 볼 수 있다.

하이쿠 명인 마쓰오 바쇼가 도호쿠로 하이쿠 기행을 떠났던 이유 중 하나도 마쓰시마를 보기 위해서다. 바쇼의 하이쿠가 아니더라도 마쓰시마는 일본사와 문학에 끊임없이 등장한다. 마쓰시마는 아주 오랜 옛날부터 일본인의 심금을 울리고, 일본인이 사랑했던 산수였다. 하지만 겨우 30분간 유람선을 타는 것으로 일본의 3대 절경을 보기는 역부족이다. 마쓰시마의 진짜 절경은 숨어 있기 때문이다. 대형 유람선이 아닌 작은 배를 타고 10km 정도 선착장 북쪽으로 올라가 작은 섬 사이사이를 둘러봐야 마쓰시마의 진면목을 볼 수 있다. 그곳 수심은 겨우 1m정도이기 때문에 유람선은 아예 접근조차 할 수 없다. 
교통 : JR 센세키센 마쓰시마카이간역에서 도보 5분. 영업시간 : 오전9시~오후3시. 마쓰시마 순환유람선 가격 : 어른 1400엔, 어린이 700엔 
 
 
센다이 영주 가문의 사당 ‘즈이호덴’
 
일본 전국 시대 미야기현의 영주는 다테 마사무네다. 그는 키가 152cm에 불과할 정도로 왜소했고, 어렸을 때 천연두로 한쪽 눈을 잃는 불운을 겪었다. 애꾸눈에, 왜소한 체격의 다테 마사무네는 한 때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정적으로 여겨질 만큼 세력을 키웠으나 결국 굴복했다. 그는 부하 하세쿠라  쓰네나가를 멕시코와 스페인, 로마에 파견해 통상무역을 실시하려고 시도했으나 막부가 쇄국정책의 길에 접어들면서 목적을 달성할 수 없었다. 도호쿠 오지에서 이런 시도를 했다는 자체가 놀랍다. 

다테 마사무네는 인질로 잡힌 아버지를 적군과 함께 몰살시켜버릴 정도로 포악해 ‘외눈박이용’이라 불렸다. 우리와도 악연이다. 그는 1592년 임진왜란에 참전해 진주성을 공격했다. 다테 마사무네 가문의 사당인 ‘즈이호덴’에는 다테 마사무네 자신뿐만 아니라 2대 무네타다, 3대 쓰네무네도 잠들어 있다. 다테 마사무네가 직접 즈이호덴 묏자리를 잡았다. 오나 노부나가에서 도요토미 히데요시로 이어지는 시대에 모모야마 양식으로 지은 즈이호덴은 2차 세계대전 당시 소실된 후 1979년에 새로 지었다. 사당 곳곳에 미세한 금색 치장이 화려하지만 이보다 화려한 건 사원 안팎에 만개한 4월의 봄꽃이었다. 
교통 : 센다이역에서 버스로 15분. 입장료 어른 550엔
 

다테 마사무네와 만나다 ‘센다이성터’

다테 마사무네는 1601년 센다이성 건설에 착수했다. 해발 120m에 자리 잡은 센다이성의 동쪽과 남쪽은 절벽으로 천연의 요충지 구실을 톡톡히 했을 것이다. 성터 한 편에선 다테 마사무네의 기마상을 볼 수 있다. 도호쿠를 대표하는 도시, 센다이를 건설한 장본인인 다테 마사무네는 지금도 여전히 센다이 시내를 굽어본다. 
교통 : 센다이역에서 버스로 20분
 
 
국보 신사 ‘오사키 하치만 신사’
 
다테 마사무네가 1604년부터 3년 동안 지은 신사다. 호화롭기 그지없다. 홋카이도의 원주민인 아이누 정벌 때 무운장구를 기원하기 위해 세웠다. 모모야마 양식 중 가장 오래된 건축물로 국보다. 외관을 치장한 금장식이 특별하다. 
교통 : 센다이역에서 버스로 20분. 입장료 무료
 
 
목각인형의 사연 ‘아끼우 공예마을’
아끼우 공예마을에는 목각인형, 센다이 장롱, 에도 시대의 팽이 등을 만드는 공방이 모여 있다. 9개의 공방 장인들은 이곳에 살면서 작품을 만든다. 여기서 가장 눈길을 끄는 건 ‘고케시’다. 고케시는 목각인형이란 말이다. 인형이라지만 손도 없고, 다리도 없다. 얼굴과 몸이 전부인데 몸은 짧고, 머리는 크며 어깨는 둥글다. 몸에는 국화나 유채꽃을 그렸고, 머리를 끼웠다 뺐다 할 수 있다. 결이 곱고, 색을 칠할 때 잘 먹는 나무를 골라 잘라낸 후 갈라지지 않도록 1년 동안 꼼꼼하게 말려 고케시로 만든다. 도호쿠 지방에서 350년 전통을 갖고 있는 고케시는 지역에 따라 형태와 모양이 조금씩 다르다. 
먼 옛날 도호쿠 사람들은 가난했다. 값비싼 장난감 인형을 사줄 수 없었던 부모는 산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나무로 투박하게 인형을 만들어 아이에게 주었다. 아이들은 인형을 천으로 싸서 안거나 등에 업고 놀았다. 도호쿠 고케시는 이렇게 시작됐다. 현재 도호쿠 전역에서 산지에 따라 11가지의 고케시를 볼 수 있다. 목을 돌리면 쇳소리가 나는 고케시도 있고, 베레모를 쓴 듯한 고케시도 있다. 고케시는 이제 아이들의 장난감 인형에서 수집할 가치가 있는 작품으로 여겨진다. 
교통 : 센다이역에서 아끼우 온천행 승차, 아끼우 온천 유모토 하차 후 도보 20분. 
  
국가명승지 ‘아끼우 대폭포’
 
아끼우 오오다끼, 말 그대로 아키우 대폭포다. 일본 3대 폭포의 하나로 폭은 6m, 높이는 55m에 달한다. 4월에는 눈이 녹아 수량이 제법 많아 보이지만 대개 수량은 많지 않다. 화산지대인 탓이다. 국가 명승지로 지정된 아끼우 대폭포에는 두 개의 산책로가 있다. 한 곳에선 계단을 내려가 전망대에서 폭포를 내려다 볼 수 있고, 다른 한곳을 따라선 폭포 아래까지 내려가 폭포를 올려다볼 수 있다. 
교통 : 센다이역에서 차로 8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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