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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야에 피어난 불꽃 요르단Jordan②Mt. Nebo느보산, Madaba마다바

  • Editor. 트래비
  • 입력 2016.07.12 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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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 Nebo 느보산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은 어디에 

구약시대의 흔적들보다 후대 비잔틴시대의 유적으로 더 유명한 곳이 ‘느보Nebo’와 ‘마다바Madaba’다. 암만 남쪽 25km에 자리한 느보산은 모세가 숨을 거둔 자리다. 이스라엘 백성을 이집트에서 탈출시켜 젖과 꿀이 흐르는 가나안 땅으로 이끈 모세는, 구약 신명기 34장에 따르면 느보산에 올라 가나안 땅을 보았지만 정작 자신은 가지 못한 채 광야 40년의 여정을 마쳤다.

광야를 지나고 구불구불한 산길을 한참 올랐다. “저기가 예언자 엘리야가 승천한 곳이에요.” 구약의 예언자 엘리야는 회오리바람을 타고 승천했다고 전해진다. 압둘라 가이드가 차창 너머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자리에는 광야에 교회만이 덩그러니 서서 승천의 위치를 말해 주고 있었다. 

해발 774m 느보산에는 모세기념교회가 있다. 기원후 4세기경 세워진 교회는 비잔틴시대의 전통에 따라 성서 이야기를 담은 거대한 모자이크 장식이 교회 바닥을 덮고 있는데 마침 교회는 내부공사가 한창이라 모자이크는 따로 전시되어 있었다. 또 하나 눈길을 끈 건 이스라엘 땅이 내려다보이는 시야가 봉우리에 세워진 작품이다. 구리로 만든 뱀이 십자가 형태의 장대를 휘감고 있는 이 작품은 이탈리아 조각가 지오바니 판토니Giovanni Fantoni가 제작했다. 구약 민수기 21장, 모세가 시나이 광야에서 불뱀에 물린 사람들을 살리려고 놋으로 만든 불뱀을 장대 위에 달아 이를 본 자들이 살았다는 이야기를 형상화한 것인데, 십자가는 그리스도의 구원을, 구리 뱀은 하느님의 치유 능력을 상징한다.
 
모세가 약속의 땅을 바라보았다는 그곳에는 가나안, 지금의 이스라엘이 펼쳐져 있다. 사해 저편은 그저 황량하고, 첨예한 갈등마저 뒤덮인 곳으로 보일 뿐,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모세의 광야 40년보다 더 긴 시간이 지나면 그때는 저 땅에 젖과 꿀이 흐르고 있을까. 예언자가 아닌 평범한 누구라도 평화가 왔음을 알 수 있는 그런 때 말이다. 
 
여행자들이 가나안 땅, 지금의 이스라엘을 바라보고 있다. 느보산은 요단강 세례터와 함께 교황청의 공식 성지 순례 장소로 지정되어 있다. 2,000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방문기념비와 기념식수인 올리브나무도 볼 수 있다
느보산에 자리한 박물관 내부. 비잔틴 시대 모자이크 및 느보산의 역사를 훑을 수 있다
시야가 봉우리에 세워진 십자가 형상의 구리 뱀. 구약성서의 내용을 모티브로 이탈리아 조각가가 제작했다

●Madaba 마다바
모자이크의 도시 

암만에서 남쪽으로 30km 지점에 있는 고대도시 마다바 또한 비잔틴시대 교회 모자이크로 유명하다. 도시 곳곳에 모자이크 수백점이 남아 있다. 1880년대 초 사해 동쪽 카락 지방에서는 이슬람교와 기독교 신자들 간 불화로 2,000여 명의 기독교인들이 마다바로 이주했다. 그들이 비잔틴시대 교회 터 위에 새 교회를 짓던 중 당시의 모자이크가 다수 발견됐다. 그중 그리스정교 성 조지교회의 바닥 모자이크는 560년경에 만든 지도로 크기가 가로 15.5m, 세로 6m에 이른다. 이는 근대 지도학이 등장하기 전 팔레스타인 지도 가운데 가장 오래되고 정밀한 것으로, 당시 순례자들에게 교회의 위치를 알려주는 수단으로 만들어졌다. 일정한 크기로 잘게 쪼갠 색색의 천연 돌조각 200만개를 모아 북쪽으로 레바논에서 남쪽으로 나일 삼각주에 이르는 광범위한 지역을 묘사했지만, 안타깝게도 지금 남아 있는 것은 3분의 1뿐이다.
 
 
그리스정교 성 조지교회
성 조지교회 바닥에 장식된 비잔틴 시대의 대형 모자이크
 
 
글·사진 Travie writer 이세미  에디터 고서령 기자 
취재협조 에티하드항공 www.etihad.com, 요르단관광청 www.mota.gov.j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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