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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아티아 원정대②Dalmacija달마치아- 크로아티아 속 남국으로 가는 길

  • Editor. 트래비
  • 입력 2016.07.12 15: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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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 the Road to Dalmacija달마치아
크로아티아 속 남국으로 가는 길
 
크로아티아는 남북으로 길게 뻗은 나라다. 이 나라의 허리를 크로아티아에서 가로로 가장 긴 산맥, 벨레비트Velebit산이 가로지른다. 크로아티아에서 ‘북부’라 함은 벨레비트산의 북쪽, ‘남부’라 함은 벨레비트산의 남쪽을 뜻한다. 남쪽과 북쪽은 기후, 문화, 건축, 사람들의 성격, 자주 쓰는 인사말과 부르는 노래까지, 같은 나라라고 보기 어려울 정도로 차이가 크다. 오스트리아와 독일의 영향을 많이 받아 부지런하고 담백한 북쪽 사람들, 이탈리아인들의 화끈한 기질을 닮은 남쪽 사람들이 한나라에 섞여 살고 있는 셈이다. 둘의 격차가 상당하다 보니 상대방의 기질을 이해하지 못해 그리 친하지 않은 경우도 많다고.
 
벨레비트산이 병풍처럼 펼쳐진 닌Nin의 해변
 

어릴 적 텔레비전에서 보았던 <101마리 달마시안>이라는 디즈니 만화영화를 기억하는지? 그 만화를 보지 못했어도 하얀 몸에 까만 반점이 콕콕 박힌 달마티안Dalmatian 강아지를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을 거다. 이 달마티안 강아지의 고향이 바로 크로아티아의 달마치아Dalmacija(영어로는 달마티아Dalmatia) 지방이다. 지도상에서 보면 벨레비트 산맥의 남쪽, 자다르·시베니크·스플리트·두브로브니크와 그 주변의 크고 작은 섬들까지 모두 달마치아 지방에 속한다. 

크로아티아에서 가장 비싸고 긴 길이라는, 벨레비트를 관통하는 터널을 통과하면서 정말 신기한 현상을 경험했다. 터널에 들어서기 전 섭씨 14도였던 온도계가 터널을 빠져나오자 25도를 가리키고 있었다. 터널 하나 지났을 뿐인데 10도 넘게 기온 차이가 나다니! 꽤 쌀쌀했던 북부 날씨 탓에 저마다 스카프와 도톰한 가디건을 걸치고 있던 우리는 이내 모두 ‘덥다, 더워’를 내뱉으며 겉옷을 벗었다. 가이드의 말에 따르면 북부의 온도가 영하 10도 이하로 내려가는 한겨울에도 남부는 영상 10도에 머무르는 것이 일반적이란다.

풍경도 확연히 다르다. 북부엔 초록 숲이 울창하고 나무로 만든 집이 빼곡했는데, 남부엔 키 작은 올리브나무와 와인을 빚기 위한 포도나무, 무화과나무들이 군데군데 순하게 엎드려 있다. 이렇게 다른 식생 때문에 크로아티아 북부에선 화이트와인, 남부에선 레드와인이 더 맛있단다. 남쪽은 너무 더워서 ‘식물처럼 살아 있는 척’만 하고 있기도 힘들 정도라는 가이드(그는 자그레브에 살고 있다)의 표현에 웃음이 절로 터졌다. 하지만 한나라에 이토록 풍부하고 다양한 자연환경과 문화를 가질 수 있다는 것은 얼마나 큰 행운인가. 북쪽 사람은 남쪽 사람을, 남쪽 사람은 북쪽 사람을, 도무지 이해하지 못하겠다며 장난스런 불평을 하면서도 실로 이 산이 만들어 준 선물이 얼마나 고마운 것인지, 크로아티아 사람들은 알고 있었다.
 
에디터 고서령 기자   취재 트래비 크로아티아 원정대(글 정지은, 사진 박근우, 영상 김민수)
취재협조 크로아티아관광청 www.croatia.hr 터키항공 www.turkishairlines.com/e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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