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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스토리④새로운 꿈을 키우는 도시, 구미

  • Editor. 고서령
  • 입력 2016.08.30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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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꿈을 키우는 도시, 구미
 
‘우리나라 최초로 인터넷 연결에 성공한 도시’라는 매력적인 훈장과 함께 국내 첨단산업의 발전을 이끌어 온 구미. 이 도시는 지금도 새로운 꿈들을 키우고 있다. 지속가능한 친환경 농업의 꿈, 세상을 더 이롭게 하는 과학자의 꿈이 무럭무럭 자라는 구미를 다녀왔다.
 
▲로봇체험관에서 어린이들이 산업용 로봇을 체험해 보고 있다
 
 
<1> 젊은 농부가 일군 친환경 쉼터
 
언제부턴가 친환경 유기농 농산물을 소비하는 일이 트렌드처럼 여겨지고 있다. 친환경 농법으로 키운 채소와 과일이 건강에 더 좋다는 소문에 ‘유기농’ 마크만 있으면 앞뒤 따지지 않고 비싼 값을 지불하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하지만 유기농 농산물이 어떤 과정을 거쳐 탄생하는지, 그것이 왜, 어떻게 좋은지를 제대로 아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솔직히 고백하면, 나는 잘 몰랐다.

첨단 산업 도시로 알려진 구미는 알고 보면 짙은 녹음으로 둘러싸인 자연의 도시이기도 하다. 남한에서 가장 긴 강인 낙동강이 중심을 관통하고, 우리나라 최초의 도립공원인 금오산(해발 976m)을 비롯해 냉산(692m), 천생산(407m), 비봉산(531m) 등 크고 작은 산과 언덕이 병풍처럼 서 있다. 그중 신라 최초의 사찰인 도리사(桃李寺)가 있는 냉산(冷山), 그 산 아래에 터를 잡은 ‘냉산쉼터’에 가면 친환경 유기농이 무엇인지 배울 수 있다.
 
 
▲ 1, 2. 냉산쉼터에서 100% 친환경 농법으로 재배하는 채소와 버섯 3. 구미에서 농부의 꿈을 실현한 냉산쉼터 김학종 원장

냉산쉼터는 한국농수산대학교에서 채소학을 전공한 젊은 농부가 2014년에 문을 연 체험형 농장이다. 20대부터 농사에 꿈이 있었던 김학종 원장은 이곳에서 자신의 꿈을 실현했다. 그는 “상추는 항생작용을 해요. 치약이 없었던 옛날 사람들이 충치가 적었던 것은 상추를 많이 씹었기 때문이에요. 상추는 스트레스 해소 성분도 갖고 있죠”라든지 “쑥갓은 따뜻한 성질을 갖고 있어서 임신부들에게 좋아요. 로메인은 로마에서 들여온 채소예요. 모유량을 늘려주는 효과가 있죠” 같은 지식들을 술술 풀어 놓는다. 그런 이야기들을 듣고 채소밭을 다시 보니, 잎사귀 하나하나가 보약처럼 느껴진다.

냉산쉼터 방문객들은 100% 생태순환식 농업의 과정을 직접 보고, 손수 유기농 채소를 수확하고, 그 자리에서 먹을 수 있다. 딸기철인 12월말부터 이듬해 5월5일까지는 수확한 딸기로 와플 만들기 체험을, 그밖에 철에는 방울토마토와 표고버섯을 올린 피자 만들기 체험을 할 수 있다. 여름엔 아이들을 위한 물놀이 시설도 운영하고, 탁구대와 당구대도 갖추고 있으니 ‘쉼터’라는 이름이 아깝지 않다.
 
 
▲ 1. 냉산쉼터에는 직접 수확한 채소로 피자 만들기, 도자기 만들기 등 아이들이 할 수 있는 체험거리가 다양하다 2, 3. 농장에서 직접 딴 표고버섯을 이용해 만든 피자. 5분이면 완성할 수 있고 맛도 아주 좋다
 
 

‘토마’와 ‘마토’라는 이름을 가진 두 마리의 당나귀는 이곳의 생태순환식 농업을 가능케 해주는 귀한 식구다. 당나귀들이 옥수수잎과 건초를 먹고 본 변은 양질의 퇴비가 된다. 수명이 다한 참나무 톱밥 버섯배지는 장수풍뎅이의 먹이가 되는데, 그걸 먹은 장수풍뎅이의 배변도 좋은 거름이다. 농약과 화학비료를 일절 사용하지 않고 어떤 폐기물도 만들지 않는, 지속가능한 농사법이다. 깨끗한 자연과 건강한 음식의 소중함을 배우기에 이만한 장소가 드물겠다 싶었다.
 
▲ 1. 당나귀 ‘토마’와 ‘마토’는 유기농 퇴비를 만드는 일등공신이다 2. 냉산쉼터에는 앵무새들도 여러 마리 살고 있다. 이 새의 이름은 ‘브로콜리’다
 
 
 
 
▶info
냉산쉼터 체험농장
주소 : 경북 구미시 해평면 송곡리 송곡4길 231
체험비용 : 1가족(3인) 10만원, 연인(2인) 7만원
문의 : 010 2249 4004
블로그 : jjong0240.blog.me
 
 
 
 
 
<2> 과학자를 꿈꾸는 아이를 위해
 
과학자, 대통령, 화가, 피아니스트…. 이런 단어들이 학교 생활기록부 장래희망 기입란에 단골로 등장했던 어린 시절이 내게도 있었다. 요즘엔 ‘건물주’ 같은 장래희망을 갖는 초등학생들이 생겼을 정도로 세상이 각박해졌다는데. 그래도 여전히 공룡학자, 천문학자, 로봇발명가 같은 과학자를 꿈꾸는 아이들이 많을 거라 생각한다면 너무 희망적인 걸까? 구미 여행 중 찾아간 과학관과 로봇체험관을 둘러보면서 그런 희망을 가져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로봇체험관의 3D 프린터에 대한 설명을 경청하는 아이들 
▲ 우주의 중력, 우주복의 원리 등을 알기 쉽게 보여주는 구미과학관의 전시관
 
 
① 이렇게나 재미있는 과학, 구미과학관
 
낙동강변의 동락공원 안에 자리한 구미과학관. 국내에서 손꼽히는 수준의 4D 영상관과 3D 천체투영관을 갖추고 있는 체험형 과학 전시관이다. 구미과학관을 찾아간 평일 오후, 교복을 입은 여학생들의 웃음소리가 여기저기서 울렸다. 체험학습으로 과학관 나들이를 온 학생들은 4D 영상관에서 ‘가자 공룡의 세계로’를 관람하며 마치 놀이공원에 온 듯 꺄악 꺄악 소리를 질렀다. 눈앞에서 공룡이 뛰어다니는 것처럼 실감나는 영상과 흥미로운 스토리가 학생들의 관심을 쏙 빨아들였다. 과학관의 영상체험관이라고 해서 고리타분할 거란 선입견을 가졌던 내겐 신선한 장면이었다.

3D 천체투영관도 구미과학관의 자랑거리다. 360도 돔 형태의 스크린 위에 화려하게 펼쳐진 우주 세계를 감상하다 보면 우주에 대한 궁금증이 샘솟는다. 계절별로 밤하늘에 나타나는 별자리부터 지구 밖 우주에서 벌어지는 갖가지 불가사의한 현상들까지 생생하게 볼 수 있다. 

지하 1층, 지상 2층 규모의 구미과학관은 관람객들이 직접 손으로 만지고 작동시켜 보면서 기초과학원리와 첨단과학을 체험해 볼 수 있는 전시품들로 채워져 있다. 가령, 일기예보 방송 스튜디오에서 색상차이를 이용해 두 화면을 한 화면으로 합성할 때 쓰이는 크로마키 원리를 스캐너를 통해 체험해 볼 수 있다. 또한 같은 노래를 1960년대 진공관 앰프를 사용한 오디오로 들었을 때와 1970년대 트랜지스터를 사용한 오디오로 들었을 때 어떻게 다른지를 들어볼 수 있다. 야외 전시관에서는 조선시대에 제작된 오목해시계가 나타내는 시간과 실제 시간을 비교해 보면서 우리 선조들의 과학기술에 감탄할 수도 있다.

구미과학관이 위치한 동락공원은 강을 따라 9km가 넘는 산책로와 넓은 잔디밭이 설치되어 있어 구미 시민들이 사랑하는 휴식공간이기도 하다. 봄에는 산책로를 따라 벚꽃이 만발해, 도시락을 싸 오는 가족들과 자전거를 타는 연인들도 많다고.
 
▲ 1. 수준급 시설을 갖춘 4D 영상관에서 ‘가자 공룡의 세계로’를 관람하는 사람들 2. 360도로 우주 세계를 실감나게 볼 수 있는 3D 첸체투영관은 구미과학관의 자랑이다 
 
▶info
구미과학관

주소 : 경북 구미시 진평동 704번지(동락공원 내)
운영시간 : 10:00~18:00 (매주 월요일, 1월1일, 설날, 추석 휴관)
입장료 : 어린이(만 6~12세) 1,000원, 청소년(만 13~18세) 2,000원, 성인 3,000원
문의 : 054 476 6508
홈페이지 : www.gumisc.or.kr
 
 
 
 
② 최첨단 로봇을 경험한다, 로봇체험관
 
2015년 9월, 구미 선산청소년수련관 안에 문을 연 로봇체험관도 과학자를 꿈꾸는 아이와 함께라면 꼭 한 번 가볼만 한 곳이다. 무려 8억원을 투입해 최신식 로봇들을 갖춰 놓은 전시관이다. 실제 오늘날 공장에서 사용되고 있는 산업용 로봇부터 몇 해 전 동일본 지진 당시 후쿠시마 원전 내 인명 수색에 투입됐던 로봇까지, 실물로 보고 조종해 볼 수 있다. 또한 최신 기술 중 하나인 3D 프린터를 실제로 보고 프린터의 작동 원리에 대해 알아볼 수도 있다. 남자 아이들은 마치 값비싼 장난감과 게임기를 만났다는 듯 한껏 달뜬 표정으로 이것저것 만져보고 관심을 갖는다.

‘로봇’이란 용어는 1921년 체코의 극작가 카렐 차페크의 희곡에서 처음 등장했다는 흥미로운 역사부터, 2025년쯤이면 1가구 1로봇 시대가 되고 2050년이면 1인 1로봇 개인서비스 로봇 시대가 열릴 것이라는 예측까지. 로봇의 모든 것을 한 번에 배울 수 있는 장소다.
 
 
▲ 1. 로봇체험관에서는 무선 리모콘으로 로봇을 직접 조작해 볼 수 있다 ▲ 2. 1억원을 호가하는 실제 산업용 로봇 ▲ 3.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당시 사고현장 수색에 사용되었던 로봇을 시뮬레이션으로 조작해 보는 아이들
 
 
▶info
구미시 선산청소년수련관 로봇체험관
주소 : 경북 구미시 선산읍 단계동길270
입장료 : 무료
문의 : 054 480 5191
홈페이지 : www.gumissyouth.org
 
 
 
 
 
 
 
 
 
 
 
글=고서령 기자, 사진=Photographer 김성래, 취재협조=구미시청 www.gumi.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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