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퀘벡-예술가의 마을 베생폴에 가다

  • Editor. 손고은
  • 입력 2016.09.06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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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주르, 퀘벡 Quebec
 
●Charlevoix  샬르브와
 
샬르브와에서는 마음 속 먼지를 털자 

“샬르브와에는 투어리스트(Tourist)보다 트래블러(Traveller)가 더 많이 찾아오면 좋겠다.”
이번 여행에 동행했던 샬르브와 관광청 마리아(Maria)의 소망은 이랬다. 시간에 쫓겨 관광지에 발자국만 남기고 떠나기보다 여유를 갖고 천천히 도시를 음미하는 편이 어울리는 곳이라는 의미다.
 
몬트리올에서 북동쪽, 퀘벡시티에서 그리 멀지 않은 샬르브와는 아름다운 세인트 로렌스(Saint-Lawrence)강을 끼고 있는 인구 약 3만명의 작은 도시다. 이 작은 도시에 일년 방문하는 여행객은 약 80만명으로 인구수보다 월등히 많다. 주로 몬트리올이나 퀘벡시티를 비롯해 캐나다 동부에서 도시생활을 하고 있는 이들이 휴식을 위해 샤를부아를 찾고, 그 밖에 수많은 유러피언들이 숨은 휴양지로 점 찍어 둔 곳이다.
 
바다라고 해도 믿어 의심치 않을 세인트 로렌스강을 옆에 두고 쭉쭉 뻗은 길을 달리며 케케묵은 마음 속 먼지를 훌훌 털어 버리고, 예술가의 마을 베생폴(Baie-Saint-Paul)에서 온기를 충전하는 것이 샬르브와를 여행하는 흔한 여행법이다.
 
베생폴이 예술가의 마을이 된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수순이었다. 1920~30년대 유명한 화가 ‘그룹 오브 세븐(Group of Seven)’이 마을의 아름다움에 반해 터를 잡은 것이 시초였다. 그들은 베생폴이 가진 자연과 감성을 그림으로 그리기 시작했고 이를 중심으로 또 다른 예술가들이 모여들었다.
 
그리고 지금은 약 400m의 길에 늘어선 개성 넘치는 갤러리며 아트숍 30여 곳이 방문객들을 맞이한다. 10분이면 금세 둘러볼 정도의 작은 거리지만 독특한 입간판과 센스 넘치는 갤러리들이 눈길을 끈다. 이름을 하나하나 읽고 지칠 때면 잠시 카페에 들러 차 한잔의 여유를 반드시 누려야 하는 마을. 퀘벡을 여행하기 가장 좋은 7~8월이면 명동 거리 못지않게 방문객들로 북적인다는 베생폴은 사실 그 어느 때라도 한 번쯤 살아 보고 싶은 마을이다.
 
 
샬르브와에서 예술가의 마을로 통하는 베생폴. 독특한 인테리어 소품이나 게임용품, 액세서리 등을 판매하는 숍이 여럿이다. 캐나다를 대표하는 화가 ‘그룹 오브 세븐(Group of Seven)’의 작품도 다수 만나 볼 수 있다
 

▶Enjoy Charlevoix
 
세인트 로렌스 도로(St. Lawrence Route)
세인트 로렌스강을 따라 베생폴에서 라 말베(La Malbaie)까지 이어지는 약 50km의 길은 북미에서도 가장 아름답기로 유명한 도로 중 하나다. 길이 난 방향에 따라 다른 각도에서 바라보는 풍경은 매번 새롭기만 하다. 특히 가을이면 한쪽에는 세인트 로렌스강을, 다른 한쪽에는 알록달록 물든 단풍을 두고 질주할 수 있다. 오토바이나 차량을 렌트해 드라이브를 즐기는 이들도 많다. 시간이 여의치 않다면 퀘벡시티에서 베생폴, 라 말베를 잇는 기차여행도 추천한다. 퀘벡시티에서 베생폴까지는 약 2시간 소요된다.
홈페이지: www.charlevoixtourism.com
 
바다만큼 넓고 깊은 세인트 로렌스강에서는 고래 와칭 투어가 인기다. 시즌에 따라 블루고래, 밍크고래, 혹등고래 등 다양한 고래를 만나 볼 수 있다
고래 와칭
세인트 로렌스강에서는 블루고래, 밍크고래, 혹등고래, 흰돌고래 등을 쉽게 관찰할 수 있다. 5~10월 사이가 고래 관측의 적기다. 역동적으로 수면 위로 솟구치는 고래를 가까이에서 만나볼 수 있다. 3~4월, 10~11월은 강바람이 차가우니 따뜻하게 챙겨 입는 것이 좋다. 크루즈 투어 업체에서 캐나다 구스 다운 점퍼를 대여해 주기도 한다. 크루즈, 소규모 고무보트 등 이동수단의 선택권도 다양하다. 기자가 신청한 크루즈 투어 업체는 고래 와칭 보장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크루즈 투어 중 고래를 보지 못한 경우 또 한 번의 고래 와칭 기회 또는 몬트리올이나 퀘벡시티에서 출발하는 크루즈 투어 이용권을 제공한다.
 
크루즈 AML(Croisieres AML)
투어시간: 약 210분  
가격: CAD99  
홈페이지: www.croisieresaml.com/en
전화: +1 866 856 6668
 
 
 
주류 밀수입 메종
1920~30년대 북미 전역에 금주령이 내려졌다. 하지만 먹고 마시기를 즐기는 프랑스 문화가 만연한 퀘벡주에서는 암암리에 밀주를 만들어 술을 유통했다. 몬트리올뿐만 아니라 퀘벡주 곳곳에는 경찰의 감찰을 피하기 위해 건물 구조를 미로처럼 개조한 메종(집)에서 불법으로 주류를 판매하는 곳이 여럿이었다. 그중 한 곳인 메종 뒤 부트레거(Maison du Bootlegger)는 당시의 건물 구조를 그대로 재현해 놓은 채 레스토랑 겸 펍으로 운영하고 있다. 침실과 거실, 도박 공간은 물론 눈속임으로 만들어 놓은 주류 저장고 등을 살펴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점심과 저녁에는 음식을 판매하며 메종 구석구석을 둘러보며 당시의 상황을 설명하는 가이드 투어가 인기다. 
 
메종 뒤 부트레거(Maison du Bootlegger)
가격: 가이드 투어 성인 CAD10, 아동 CAD5
주소:  110 Rang du Ruisseau des Frenes, La Malbaie, Quebec
홈페이지:  www.maisondubootlegger.com/en 
전화: +1 418 439 3711
 
 
1 단풍나무에 구멍을 내고 튜브를 꽂아 철통에 받아내는 것이 전통적인 단풍나무 수액 채취 방식이다. 하루에 약 1개런을 채취할 수 있다 2 메이플 농장에서 가장 바쁜 시기는 수액 채취 기간인 3~4월 사이다. 간단하게 만들어 먹던 가정식 요리가 이제는 인기 메뉴로 자리 잡았다 3 얼음을 갈아 그 위에 메이플 시럽을 올리면 캐러멜 정도의 굳기로 변한다. 막대로 살살 돌려가며 시럽을 뭉치면 천연 사탕 완성
 
 

냉랭한 퀘벡이 고마운 이유 

혹시 ‘캐나다’ 하면 단풍나무가 떠오르는가? 그리 이상한 일은 아니다. 캐네디언들에게 캐나다를 가장 대표하는 것이 무엇이냐 물으면 여지없이 ‘단풍나무’ 그리고 ‘메이플 시럽’이라는 대답이 돌아온다. 캐나다 국기에도 빨간색의 단풍나뭇잎이 정중앙에 위치하고 있지 않은가. 특히 일교차가 큰 온타리오주와 퀘벡주는 가을이면 붉게 물든 단풍을 보러 오기 위한 여행객들로 북적인다. 

그러니 캐나다 여행자가 메이플 시럽 농장을 방문하는 일정을 필수코스로 여기는 것은 당연하다. 몬트리올에서 퀘벡시티로 가는 길목 1999년부터 가업으로 운영하고 있는 슈거 섹(sugar shack, 메이플 농장)에서 점심을 먹기로 했다. 3~4월 사이가 단풍나무 수액을 채취하는 최적의 시기인지라 봄이 오면 농가의 손은 매우 분주해진다.
 
수액을 채취하는 기간은 일 년에 30~35일 정도로 그리 길지 않다. 나무에 구멍을 내고 튜브를 꽂아 흘러나오는 수액을 하루 동안 커다란 철통에 받아 내는 것이 전통 채취 방식이다. 이렇게 단풍나무 한 그루에서 1일 채취되는 수액은 약 1개런. 20년 이상 자란 단풍나무에서만 채취하는 수액은 95%의 수분과 5%의 당분으로 이루어져 있다. 하지만 실제로 수액을 시럽으로 만들기 위해 끓이면서 40리터의 수액은 1리터의 시럽으로 완성된다. 온도에 따라 시럽이 되기도, 버터가 되기도, 달콤한 사탕이 되기도 한다고. 

단풍나무 수액 채취의 가장 좋은 기후조건은 낮 기온 영상 5도, 밤 기온 영하 5도 사이다. 낮과 밤, 영상과 영하를 오가면서 나무의 수액이 순환을 반복하면서 당도를 높인다고 한다. 큰 일교차는 단풍잎을 더욱 선명하게 물들인다. 4월 말, 체감 온도는 낮에도 한겨울과 다를 바 없었지만 달콤한 메이플 시럽 한 스푼을 입 안 가득 넣고 오물거리니 퀘벡의 긴 겨울마저 달콤하다.    
 

메이플 농장 
에라블리에르 르 슈망 뒤 루아(Erabliere le chemin du roy)

주소:  237, chemin du Lac, C.P. 112, St-Augustin-de-Desmaures, QC
홈페이지:  erabliere-cheminduroy.qc.ca
전화: +1 418 878 5085 
 
 
글•사진 손고은 기자 취재협조 캐나다관광청 keepexploring.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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