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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사카에서 45분, 오카야마 시간여행

  • Editor. 고서령
  • 입력 2016.09.12 13: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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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맑은 날
100퍼센트의 오카야마를 만나는 것에 대하여*
 
오카야마를 만난 건 이번이 처음이지만 나는 확실히 알 수 있었다. 
어느 맑은 날, 달콤한 복숭아 향을 따라 여행한 오카야마는 100퍼센트의 오카야마였다.

*무라카미 하루키 소설 <4월의 어느 맑은 아침에 100퍼센트의 여자를 만나는 것에 대하여>에서 빌려 씀.
 
일본 3대 정원 중 하나인 고라쿠엔 정원과 오카야마성. 그 둘을 잇는 다리를 건널 때 보이는 풍경

오카야마현
오사카의 서쪽에 자리한 오카야마현(縣)의 현청소재지는 오카야마시市이다. 이번 여행에선 오카야마시, 남쪽의 해안도시 구라시키와 고지마(児島·Kojima,), 북쪽의 온천마을 유노고(湯郷·Yunogo)를 다녀왔다.
 
간사이공항역↔신오사카역 | 하루카 50분
신오사카역↔오카야마역 | 산요 신칸센 45분
오카야마역↔고지마역 | 카이소쿠(快速) 마린라이너 30분
오카야마역↔구라시키역 | 상인혼센(山陰本線) 15분
구라시키역↔고지마역 | 마린라이너 30분
 

오카야마를 만나야 하는 이유

일본 여행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식도락 여행의 성지 ‘오사카’를 모를 리 없다. 그러나 오사카 옆 ‘오카야마(岡山·Okayama)’를 아는 사람은 아직 많지 않다. 오카야마가 어떤 곳이냐고?
 
시간을 되돌린 듯한 도시의 전차, 운하가 흐르는 로맨틱한 옛 거리, 피부가 깨끗해지는 온천, 온통 청바지로 꾸민 마을…, 따뜻하고 평화로운 풍경 속에서 수많은 이야기들이 쉬지 않고 말을 걸어 오는 곳. 과육을 듬뿍 머금은 복숭아 한 조각, 맑은 물맛이 살아 있는 맥주 한 모금에 문득문득 여행의 행복을 느낄 수 있는 곳. 그 모든 것이 신오사카역에서 신칸센으로 단 45분이면 닿는 오카야마역에서 시작된다. 

이번 여행에서는 일본 철도회사 JR-WEST의 ‘간사이 와이드 패스(Kansai WIDE Area Pass)’를 이용했다. 외국인 여행객에게만 특별히 허락되는 이 패스의 가격은 9,000엔. 오사카 간사이공항부터 오사카, 오카야마, 구라시키(倉敷·Kurashiki,) 교토 등 지역 내 열차를 5일 동안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다.
 
일본인들은 신오사카-오카야마 구간을 한 번 왕복하는 데만 1만7,000엔을 내야 한다니, 가격적 매력은 두말하면 입 아프다. 그러므로 오사카를 여행하면서 오카야마를 만나지 않는다는 것은 몹시 안타까운 일이다. 아직 오카야마를 몰랐던 당신을 위해, 내가 만난 100퍼센트의 오카야마에 대하여 이야기하려 한다.
 
과거로 들어간 듯한 느낌을 주는 오카야마의 노면전차
 
●100퍼센트의 오카야마 
Keyword 1 시간여행
풍경마다 정겨운 도시

오카야마 여행을 시작하고 첫 번째로 내 눈을 사로잡은 것은 거리의 노면전차였다. 2차 세계대전 이전부터 지금까지 100년 넘게 운행되어 온 아주 오래된 대중교통. 빛바랜 외관의 전차에 올라타면, 개화기가 연상되는 유니폼을 입은 기사가 옛날 전차의 그것에서 조금도 변하지 않은 듯한 운전대를 신기한 손길로 조작한다. 기사는 매 정류장에 도착할 때마다 등을 돌려 내리는 승객 한 명 한 명이 요금을 내는 걸 확인하며 인사를 건넨다. 화장기 하나 없는 깨끗한 얼굴의 수줍은 중학생들과 손수건으로 이마에 흐르는 땀을 닦으며 내릴 곳을 기다리는 승객들. 그 하나하나의 장면이 참으로 정겨워 21세기의 일상이 아닌 것 같았다.

전차를 타고 도착한 곳은 오카야마성이다. 1597년 세워진 이 성에는 280년에 걸쳐 총 14명의 영주가 성주로 거주하며 오카야마를 통치했다. 오카야마성은 1945년 2차 세계대전 당시 대부분 불에 타 버렸고, 지금 있는 건물은 원형 그대로 복원 재건한 것이다.

오카야마성은 일본의 유명 애니메이션 <명탐정 코난>에도 나온 적이 있다. 한국어판으로는 640화 ‘8장의 스케치 기억의 여행’ 편이다. 코난이 오카야마성에서 성주 옷을 입어 보는 장면과 성의 1층 카페에서 파르페를 먹는 장면 등이 등장해, 코난을 따라해 본다는 생각으로 여행하면 재미있다. 실제 오카야마성의 1층 카페에 가면 코난이 먹었던 ‘오시로 파르페(Oshiro Parfait)’를 먹어 볼 수 있다. 아이스크림에 달콤한 과일을 듬뿍 얹은 파르페는 코난 덕에 이곳의 최고 인기메뉴가 됐단다.

오카야마성은 성 뒤편의 작은 섬 전체를 정원으로 꾸민 고라쿠엔 정원 덕에 더 유명하다. 일본에서 가장 아름다운 3대 정원 중 하나로, ‘미슐랭 그린 가이드 재팬’으로부터 별 3개를 받은 관광지다. 본래 이름은 ‘성 뒤편에 있는 정원’이란 뜻의 ‘고엔(後園·후원)’이었는데 1871년, ‘근심을 먼저하고 즐거움을 나중에 누린다’는 의도로 조성됐단 점이 강조되어 ‘고라쿠엔(後樂園·후락원)’으로 이름이 바뀌었다고 한다.
 
한여름의 고라쿠엔은 온통 푸르렀고 산책로를 따라 졸졸졸 맑은 물이 흐르는 수로가 조금이나마 시원함을 보탰다. 오카야마 역대 영주들은 이곳에서 휴식을 즐겼고 연중 한때를 정해 일반인들도 관람할 수 있게 개방했다 한다. 공원 한쪽의 작은 밭에서 농사지은 찹쌀을 수확하면 떡을 지어 돌리기도 했다고.
 
오카야마성에 달린 복숭아 장식. 오카야마는 예부터 복숭아로 유명했다
 
 
오카야마성
주소: 2-3-1 Marunouchi, Kita-Ku, Okayama City, Okayama
입장료: 성인 300엔, 어린이(6~14세) 120엔
시간: 매일 09:00~17:30 (12월29~31일 휴관)
 
고라쿠엔 정원은 ‘미슐랭 그린 가이드 재팬’으로부터 별 3개를 받았다
고라쿠엔 정원 내 찻집에서 맛볼 수 있는 말차와 당고
 
 
오카야마 고라쿠엔 정원
주소: 1-5 Korakuen, Kita-ku, Okayama City  
입장료: 성인 400엔, 어린이(6~14세) 140엔, 고령자(65세 이상) 140엔
시간: 3월20일~12월30일 07:00~18:00, 10월1일~3월19일 08:00~17:00
홈페이지: www.okayama-korakuen.jp
찾아가기: JR오카야마역 정류장에서 노면전차 히가시야마(東山)선을 타고 시로시타(城下) 정류장 하차 후 도보 10분
 
 

‘리틀 교토’에서 유카타 입고 ‘찰칵’

오카야마역에서 기차로 15분이면 닿는 소도시 구라시키에서는 로맨틱한 시간여행을 할 수 있다. ‘리틀 교토’라 불릴 정도로 에도시대의 전통 가옥들이 아름답게 보존되어 있는 구라시키 미관지구(倉敷 美觀地區). 마을 가운데 작은 운하가 흐르고 그 곁으로 수려한 버드나무들이 줄이어 서 있어 교토보다 한층 싱그러운 풍경을 보여 준다. 

이곳을 산책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일본 전통 의복인 기모노 또는 유카타를 입고 다니는 것. 전통 가옥의 돌담, 운하를 가로지르는 다리, 작은 골목길까지 말 그대로 모든 곳이 훌륭한 사진 스폿이어서 어디에서 찍어도 화보가 된다. 기왕이면 청 원단으로 만든 유카타를 입어 보길. 청바지의 탄생지인 오카야마현에서만 체험해 볼 수 있는 특별한 유카타이므로 더 특별한 추억이 될 것이다.
 
 
구라시키 기모노 고마치(倉敷着物小町)
주소: 3-3-1 achi, Kurashiki City, Okayama
가격: 청 원단 유카타 1일 대여 5,500엔(8% 부가세 별도)
시간: 09:00~19:00
홈페이지: kimonokomachi.jp
 

▶PLUS Osaka
 
동심으로 돌아가는 하루
유니버설 스튜디오 재팬(Universal Studios Japan)

아무리 오카야마를 만나러 갔다 해도, 오사카 간사이공항을 이용하면서 오사카를 즐기지 않는 건 좀 섭섭하다. 하루 정도는 오사카 유니버설 스튜디오 재팬에서 동심으로 돌아가 보는 건 어떨까. 올해 15주년을 맞이한 유니버설 스튜디오에서 현재 가장 핫한 캐릭터는 ‘미니언즈’. 대략 80% 정도의 사람들이 티셔츠나 머리띠, 가방으로 미니언즈 코스프레를 하고 있다. 2015년 오픈한 <해리포터> 어트랙션들이 여전히 뜨거운 인기를 자랑하지만, 최근 1위 어트랙션이 바뀌었다. 지난 3월 새롭게 오픈한 <쥬라기 공원> 테마의 ‘더 플라잉 다이너소어(The Flying Dinosaur)’가 그것. 익룡이 된 것처럼 하늘을 나는 기분을 느낄 수 있는 짜릿한 롤러코스터다.  
홈페이지: www.usj.co.jp/kr
 
 
JR 레일패스, 어디서 사나요?
간사이공항에서 기차역으로 들어서면 파란색 간판을 크게 내건 JR 매표 오피스가 보인다. 1층의 유니폼을 입은 안내원들이 외국인 응대 직원들이다. 1층이 혼잡할 경우에는 2층의 외국인 전용 매표창구를 이용하면 편리하다. 현재 출시된 JR 레일패스의 종류는 11가지. 간사이 와이드패스 5일권, 산요산인 패스 7일권, 간사이패스 1일권이 인기 상품이다. 
홈페이지: www.westjr.co.jp/global/kr
 
 
 
글 고서령 기자 사진 Travie writer 고아라 취재협조 일본정부관광국 www.jnto.go.jp,
www.jnto.go.jp/eng/fb, 오카야마현 www.okayama-japan.jp/k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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