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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페리얼 스프링스-대륙급 럭셔리를 보여주마

  • Editor. 김기남
  • 입력 2016.10.05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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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perial Spring Resort
100점 만점에 40점은 어디서 꺼내 놓기 민망한 점수다. 실수라고 하기엔 애매하고 노력을 안했다고 넘기기에도 어중간하다. 4점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모든 답을 1번으로 찍어도 받기 힘든 4점이라는 성적표의 뒤에는 뭔가 스토리가 숨어 있을 법하다.

중국 3대 도시 중 하나인 광저우에 충화(종화, 從化)라는 지역이 있다. 광저우 공항에서 차로 1시간 정도 떨어진 충화는 아열대 계절풍의 영향으로 겨울에도 영하로 떨어지는 일이 거의 없다. 지난 겨울에 내린 눈이 80년 만의 눈이라고 할 정도다. 덕분에 중난하이(中南海)의 ‘겨울 수도’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는 충화에는 ‘임페리얼 스프링스’라는 요상한 리조트가 하나 있다.

‘임페리얼 스프링스’라는 이름을 처음 들었을 때의 느낌은 심드렁했다. 너도나도 사용해 더는 귀하지 않은 임페리얼이나 로열 등을 브랜드로 내건 또 하나의 덩치 큰 리조트 정도로 생각했다. 단지 중국이라는 이유만으로 온천도 별 기대가 없었다. 게다가 호텔 관계자는 임페리얼 스프링스가 중국 부동산 재벌인 킹 골드 그룹의 차우(Chau Chak Wing) 회장이 만든 야심작이라고 했다. 킹 골드 그룹의 임페리얼 스프링스라니, 소유주가 노골적인 슈퍼 울트라급 작명 센스의 소유자라는 점은 분명해 보였다.

게다가 임페리얼 스프링스의 작년 투숙율은 4%였다. 그나마도 절반인 2%는 리조트 소유주와 관계자들이 이용한 수치라고 한다. 이 정도면 총지배인이 당장 가방을 싸고도 남을 성적표다. 그런데 리조트 관계자들은 비밀도 아니라는 듯이 스스럼없이 이야기를 한다. 총지배인은 ‘올해 15% 정도면 샴페인을 터트리며 파티를 열 예정’이라고 할 정도다.
 
리조트라기보다 마을에 가까운 대륙의 스케일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메인 로비의 인테리어가 인상적이다
운치 가득한 메인 수영장

●과하다 싶을 만큼 거대한 대륙 스케일

시설도 으리으리하다. 리조트는 전 객실이 스위트급 이상으로 24시간 전속 버틀러 서비스가 지원되고 어메니티로는 에르메스가 준비돼 있다. 객실은 90개의 스위트룸과 37채의 프라이빗 빌라가 있고 스위트룸은 다시 A, B, C 타입으로 구분된다. A는 발코니, B는 스파, C는 전용 풀을 갖추고 있다. 독립 빌라는 말 그대로 사생활을 완벽히 보호하며 최고의 호사를 누릴 수 있도록 했다. 개인 정원과 테라스가 딸린 빌라는 모두 중앙에 객실과 분리된 독립된 라운지가 있고 수영장과 야외 온천, 자쿠지, 건·습식 사우나 등을 갖추고 있다. 침실과 침실만큼 큰 욕실, 응접실 등을 갖춘 빌라 A는 허니문으로도 좋고 4개의 침실이 있는 빌라 B와 C는 3~4 가족이 함께 사용하기에도 부족함이 없다. 문제는 비용이다. 삐까번쩍한 시설만큼 요금표도 어마어마하다. 스위트룸은 1박에 4,000위안(약 70만원)부터이며, 빌라C는 5만8,000위안(약 980만원)에 달한다. 올 수 있는 사람만 오라는 이야기이고 4%라는 수치에 연연하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누구나 가질 수 있으면 명품이 아니라고 했던가? 현실과 동떨어진 가격표를 봐도 그렇고 임페리얼 스프링스는 투숙율 4%가 자랑이 되기도 한다는 것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는 셈이다. 그러자 다른 염려가 생겼다. 명품, 럭셔리 다 좋지만 자고로 집에는 사람이 살아야 하는 법. 이렇게 찾는 사람이 없으면 도처에 거미줄투성이가 아닐까도 확인해 보고 싶었다. 매의 눈으로 비어 있는 빌라와 정원 구석구석, 화장실 요모저모를 살펴봤다. 

얄밉게도 비어 있는 날이 더 많은 리조트라고 하기에는 관리가 훌륭했다. 리조트 내의 도로는 물론이고 식당, 화단 모두 흐트러짐이 없다. 700명의 직원이 매일 리조트를 관리한다는 말이 과장이 아니었다. 거의 매주 차우 회장이 리조트를 방문하는 것도 엄격한 관리의 바탕이라고 할 수 있다. 아직은 중국이기 때문에 가능하고 중국이라는 선입견 때문에 불리하기도 한 리조트다. 
 
빌라 안에 마련된 수영장과 개인 정원
모든 빌라에는 여럿이 편하게 어울릴 수 있는 응접실이 마련돼 있다
말 그대로 융단 같은 골프장. 겨울에도 골프가 가능하다 

●티오프 간격 20분
최고를 꿈꾸는 골프장

임페리얼 리조트 안에 있는 27홀 코스의 골프장도 말이 안 된다. 우선, 티오프 간격이 20분이다. 20분 간격의 티오프는 100명 정원의 비행기에 35명의 승객만 태우겠다는 정책과 마찬가지다. 7~8분 간격의 티오프가 일반적이고 9분만 되도 명문 소리를 듣는 한국과 비교하면 20분은 그 어느 곳에서도 만나기 힘든 시간이다. 혼자서 공을 5개씩 치지 않는 이상 앞이나 뒤로 사람 볼 일이 없다는 이야기이니 설사 골프장 예약이 가득 차더라도 대통령 골프가 가능하다. 누구 한 명 보채는 사람 없이 느긋하게 필드를 걷다 보면 자연스레 골프장의 풍광도 선명하게 눈에 들어온다. 

설계자 콜린 몽고메리가 ‘완벽에 가까운 코스’라고 자평한 27홀 코스는 산과 물이 적당히 어우러져 아름답지만 쉽지는 않다. 페어웨이가 넓지만 거리가 길고 러프에 들어가면 공 찾기가 어렵다. 런도 많지 않아서 실제 거리를 전부 다 띄워서 보내야 한다고 생각하면 된다. 이글, 피닉스, 팔콘의 3코스 중 팔콘이 가장 어렵다. 몽고메리가 설계하고 20분 간격으로 플레이를 하는 골프장이니 관리 상태는 말해 무엇 하겠는가. 벤트그라스가 깔린 페어웨이는 말 그대로 푹신한 융단 같고 플레이어까지 적으니 디봇 자국 하나 찾기가 힘들다. 

캐디는 30~40명 정도가 있는데 전부 월급제로 운영이 되고 대부분의 캐디가 골프를 칠 줄 안다. 산둥성에서 대학 때 한국어를 전공한 캐디도 만날 수 있었다. 너무 열심히 하고 친절한 서비스가 고마워 팁이라도 살짝 건네려 하면 한사코 사양한다. 겨울에도 최저 10도 이하로는 잘 내려가지 않아 겨울철 골프 여행지로도 적당하다. 다만, 주머니는 든든해야 한다. 3개 팀을 소화할 수 있는 시간에 한 팀만 받으니 가격은 만만치가 않다. 그린피와 전동카, 캐디피 등이 포함된 요금은 18홀 기준, 3,000위안(한화 약 51만원)으로 중국에서 가장 비싼 골프장이기도 하다. 
 
객실 샤워기에서 나오는 물도 라돈 온천수다
몽고메리 라운지에서는 매일 3시경 하이티가 제공된다

●온천에선 몸이 호사 
박물관에선 눈이 호사

이 정도 규모의 리조트가 골프장만으로 만족할 리 없다. 온천과 박물관도 리조트의 자랑이다. 전 세계에서 단 두 곳, 스위스와 충화에서만 발견된 라돈 온천을 객실에서도 즐길 수 있다. 라돈은 라듐이 분해되어 생기는 약한 방사능으로 몸을 씻을 경우 신진대사가 활발해져 면역력과 자연치유력이 높아지고, 노화예방에 좋은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임페리얼 스파는 터키, 일본, 태국식 세 가지 테마를 갖춘 스파 빌라를 비롯해 커플끼리 은밀하게 즐길 수 있는 7개의 개별 온천과 대형 온천 시설도 있다. 

킹 골드 회장이 20년간 모은 2만여 점의 보물을 보유하고 있는 박물관도 리조트 안에 있다. 크기와 소장품 등에 있어 중국에서도 손꼽히는 개인 소유 박물관으로 킹 골드 박물관이라는 번쩍이는 이름만 빼면 나무랄 데가 없다. 3층 건물의 박물관에는 4개의 전시실에 2만여 점의 유물이 전시돼 있는데 부처의 사리를 담은 사리라 스투파Sarira Stupa가 최고의 보물이다. 전 세계에 19개뿐이지만 18개는 행적을 찾을 수 없어 현재는 이곳에서만 유일하게 볼 수 있다고 한다. 박물관은 원래 초대를 받은 사람만 입장이 가능하나 한국인 투숙객에게는 올해만 살짝 문을 연다. 드라마 등을 보며 한국어를 익혔다는 말이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한국어가 능숙한 미모의 전문 큐레이터의 설명을 들으며 둘러볼 수 있다. 물론 무료다.

입도 즐겁다. ‘책상 빼고 다 먹을 수 있다’는 광둥 요리의 중심지답게 7개의 레스토랑에서 정통 광둥요리와 캔톤식 요리를 맛볼 수 있다. 로비의 몽고메리 라운지에서는 매일 3시경 하이티(High-Tea)가 제공된다. 리조트에는 또 넓은 야외 수영장과 온수가 제공되는 실내 수영장, 피트니스 센터와 테니스장이 준비되어 있고 노래방 시설과 마작룸도 있다. 그 외에 중국 최대 규모의 컨벤션 센터와 연회장도 갖추고 있다. 리조트에 머물면서 주변을 둘러보고 싶다면 근처 시토우 마을을 방문하거나 광저우 시내를 돌아보는 데이 트립도 예약할 수 있다.  
 

▶travel info 광저우
how to go
한국에서 광저우까지는 3시간 20분 소요된다.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그리고 중국남방항공이 매일 운항한다. 투숙객은 버틀러가 공항까지 전용 송영 차량(아우디, 벤츠토요타)으로 마중을 나온다. 광저우 바이윈 국제공항에서 62km 거리(차로 약 45분 소요).
 
must go
시토우 마을(Xitou Village) | 작은 전통 시장, 과수원 등이 중국 산골마을의 향취를 풍기는 곳이다. 관광객도 즐겨 찾는 곳으로 산책하듯 편하게 마을을 돌아볼 수 있다.  부드러운 두부를 즉석에서 만들 수 있다. 

Imperial Springs
주소: 1 Imperial Springs Avenue, Conghua, Guangzhou, 510970 China  
전화: +86 20 3108 8888  
홈페이지: www.imperialsprings.com/en/
한국 대표사무소 imperialspringskorea@gmail.com, 070 7501 5112 
 
 
글 김기남 기자 사진 김기남, 임페리얼 스프링스 취재협조 임페리얼 스프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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