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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림과 빠름의 조화, 앙사나 랑코

  • Editor. 트래비
  • 입력 2017.02.01 14: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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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gsana Lang Co
 
햇살 가득 바다를 보며 한껏 여유를 부리다가도, 
신나는 액티비티에 맘껏 들떴다. 
하루는 느리게, 또 하루는 빠르게 흘러갔다. 
단 며칠간의 휴식, 앙사나 랑코엔 
그 이상의 낙이 있었다.  
 
앙사나 랑코의 스카이 풀 비치
 

베트남 다낭이 한창 뜨겁다. 겨울 시즌에 접어들며 한국에서 출발하는 다낭행 비행기가 무려 하루에 여섯 편이나 운항하는 것만 봐도 잘 알 수 있다. 한동안 베트남 하면 하노이와 하롱베이가 가장 먼저 떠오르곤 했지만, 요즘은 다낭이 더 앞서는 것 같다. ‘베트남의 하와이’라 불리며 대표적인 휴양지로 자리 잡은 다낭은 하노이나 호치민이 갖고 있지 않은 중부 바다의 매력을 품고 있다.

이번 베트남 여행의 숙소, 앙사나 랑코(Angsana Lang Co)는 다낭 국제공항에서 40km 정도 북쪽으로 떨어진 곳에 있었다. 앙사나 랑코는 전 세계 43개국에 호텔과 리조트를 운영하고 있는 반얀트리 호텔 & 리조트(Banyan Tree Hotel & Resort)의 체인 브랜드다. 앙사나 랑코의 내부는 고풍스러운 건축 디자인과 현대적인 감각이 적절히 조화를 이룬다. 객실 인테리어는 대나무, 등나무, 라피아(Raphia) 야자 섬유 등 천연 재료를 이용해 이국적인 정취를 살렸고, 전체적으로 밝은 톤을 활용해 활기찬 분위기를 연출했다. 총 229개의 객실은 딜럭스 룸, 프리미어 룸, 원 베드룸 스위트, 투 베드룸 스위트, 투 베드룸 로프트, 앙사나 로프트 등으로 나뉘며 객실 통유리 너머로는 약 300m 길이의 야외 수영장이 자리한다. 그 어떤 것보다 중요한 건, 리조트 어느 곳에 있든 따뜻한 남중국해와 함께한다는 사실이다.
 
앙사나 랑코 리조트 로비의 아기자기한 조형물들
앙사나 랑코와 반얀트리 랑코를 연결하는 수로 위에서 한가로운 시간을 보내는 투숙객들
앙사나 랑코에는 다양한 타입의 객실이 마련되어 가족 단위는 물론 연인들에게도 적합하다
반얀트리 랑코의 마사지 테라피 룸

앙사나와 반얀트리를 넘나들다

앙사나 랑코는 외롭지 않다. 거대한 리조트 단지 속의 앙사나 랑코 옆에는 반얀트리 랑코(Banyan Tree Lang Co)가 나란히 위치해 있기 때문이다. 두 리조트는 기본 콘셉트에서부터 차이가 있다. 반얀트리 랑코는 개인 풀이 마련된 힐링 풀 빌라 리조트로 독립별채가 기본 구성인 반면, 앙사나 랑코는 현지 특성을 잘 살린 호텔식 가족형 리조트다. 달라서 좋다. 서로의 장점들이 한데 모여 투숙객의 하루하루를 두 배로 풍성하게 만들어 주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두 리조트의 시설을 번갈아 가며 입맛대로 즐길 수 있다는 얘기다. 레스토랑의 경우 무려 아홉 군데 중에 선택할 수가 있는데, 그중 반얀트리의 시그니처 레스토랑인 ‘사프론(Saffron)’을 가장 먼저 추천한다. 고풍스러우면서도 감각적인 인테리어는 물론, 전통 태국식 요리의 맛이 일품이다. 현대식 개방형 레스토랑인 ‘워터코트(The Water Court)’도 훌륭하다. 베트남 현지 요리와 더불어 세계 각국의 요리를 즐길 수 있다. 해 질 무렵엔 앙사나 랑코에 있는 뭄바(Moomba)가 탁월한 선택이겠다. 전통 베트남 요리와 신선한 해산물로 만든 다채로운 동남아 요리를 제공하는데, 해변에 자리하고 있어 석양을 즐기기에도 그만이다. 두 리조트를  넘나들 이유는 레스토랑에만 있지 않다. 세계적인 수준으로 정평이 난 반얀트리 랑코의 스파 트리트먼트도 꼭 경험해 봐야 할 필수코스다. 비용이 다소 부담스럽게 느껴질 수는 있지만, 일단 경험하면 그 비용이 전혀 아깝지 않다. 아로마 오일과 유기농 허브, 각종 향료 등을 이용한 정통 테라피는 진정 내 몸을 위한 최상의 선물이다.

리조트 밖으로 나가면 시간의 호흡이 좀 더 빨라진다. 리조트 앞 해변에 있는 스포츠센터에서 카약, 바나나 보트, 제트 스키, 낚시 등 다양한 수상레포츠를 맘껏 즐길 수 있기 때문. 골프 플레이어들이 열광할 만한 ‘라구나 골프 랑코’ 코스도 리조트 단지 안에 마련돼 있다. 평소 스포츠를 그리 즐기지 않는다고? 그렇다면 리조트에서 제공하는 무료 셔틀 버스를 이용해 후에(Hue)나 호이안(Hoi An) 지역을 반나절 정도 둘러보는 건 어떨지. 이것도 아니라면, 리조트 앞에 길게 펼쳐진 눈부신 모래사장을 그냥 아무 생각 없이 걸어도 좋겠다. 여유와 활기, 느림과 빠름. 앙사나 랑코에서의 시간은 무엇을 하느냐에 따라 느려질 수도, 빨라질 수도 있다. 그 속도가 어떻든 간에, 흘러가는 순간순간이 아쉬운 건 매한가지지만 말이다.
 
앙사나 랑코
주소: Cu Du Village, Loc Vinh Commune, Phu Loc District, Thua Thien Hue Province, Vietnam
전화: +84 54 3695 800
홈페이지: www.angsana.com/ko/ap-vietnam-lang-co
이메일: langco@angsana.com
 
라구나 골프 랑코 클럽하우스 2층에서 바라본 모습
마지막 18번 홀과 클럽하우스
닉 팔도가 가장 좋아하는 파3 11번 홀
 
●Laguna Golf Lang Co

정글에 탄생한 챔피언 코스
라구나 골프 랑코 
 
앙사나 랑코에서 전동카트를 타고 5분 정도 이동하면 라구나 골프 랑코에 도착한다. 파71, 6,961야드의 챔피언십 코스로, 라구나 파크 리조트 단지 안에 2013년 오픈했다. 짧은 역사를 가졌지만, 현재 베트남에서 가장 아름다운 골프 코스 중 하나로 손꼽히고 있다.

이 골프 코스가 주목받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골프 선수인 닉 팔도(Nick Faldo)가 코스를 설계했다는 점, 또 다른 하나는 정글과 논밭이었던 황무지를 챔피언 코스로 탈바꿈했다는 점. 닉 팔도가 처음 산에 올라 부지를 살폈을 때만 해도 이곳은 말 그대로 정글이었다. 그러나 그는 자연을 완전히 훼손하는 대신, 최대한 살리는 방향을 택했다. 바다와 모래, 우거진 나무 등 라구나 골프 랑코가 유독 자연과 잘 어우러진 이유다.

닉 팔도가 선정한 최고의 홀은 파3 11번 홀이다. 그린 주변에 크고 작은 바위가 속속 있어 여간 정교한 샷이 아니면 낭패를 보기 십상이나, 간혹 볼이 바위에 맞아 그린으로 떨어지는 행운이 따르기도 한다. 블루 티에서 156야드 정도의 거리라, 방향성만 좋다면 의외로 큰 어려움이 없을 수도 있다. 또 하나 매력적인 코스는 파4 318야드의 9번 홀. 해변 모래사장을 따라 페어웨이(Fairway)가 나란히 놓여 있는 코스로, 바람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철썩철썩 파도소리를 배경음악으로 즐기는 라운딩은 그 어떤 곳에서도 누리기 힘든 특별한 경험이다. 

라구나 골프 랑코 코스는 대체로 거리가 멀다는 느낌이 들지 않지만, 홀컵의 위치에 따라 그린 위의 난이도가 달라져 낮은 타수를 기록하기가 쉽지 않다. 더군다나 전장이 긴 파5 홀의 경우 투 온(Two On)이 쉽지 않도록 설계돼 있어 타수를 줄이기가 어렵고, 위협적인 벙커들이 많아 늘 안심할 수 없다는 점도 도전의식을 자극한다. 하지만 어려운 만큼 성취감은 커지는 법. 매번 마음을 놓을 수 없는 짜릿한 도전 끝에 맛보는 보람은 이루 말할 수 없이 달콤하다.   
 
 
기사 작위를 받은 골퍼 닉 팔도(Nick Faldo)
1957년생. 6번의 메이저 챔피언십과 40번 이상의 토너먼트 경기에서 우승을 하고 무려 98주 동안 세계 1위 자리를 지킨 전설적인 영국의 골프 선수다. 골프에 대한 꾸준한 공헌을 인정받아, 2009년 11월 엘리자베스 여왕 2세로부터 기사 작위를 수여 받았다.
 
파스텔 톤의 건물들이 따스한 느낌을 준다
중국인회관인 ‘복건회관’의 입구
호이안 강변의 한가로운 모습. 밤이 되면 수많은 사람들로 북적인다
형형색색의 아름다운 등불이 빛나는 이 시간을 부디 놓치지 말
 
●Hoi An Day Tour
 
동양의 베니스 
호이안
 
리조트를 벗어나 또 다른 베트남의 매력을 느껴 보고 싶다면 호이안으로 잠시 떠나 보는 건 어떨까. 하루 두 차례 리조트에서 운행하는 무료 셔틀버스를 타고 약 두 시간 정도 이동하면 호이안에 도착한다.

호이안은 연중 외국 관광객들로 늘 분주하다. 작고 아담한 규모의 소도시지만, 마치 유럽의 항구 도시를 연상케 하는 이색적인 풍경을 자랑한다. 족히 수백년은 됨직한 고풍스러운 전통 가옥들이 골목골목에 모여 있고, 파스텔 색감의 건물들이 특유의 감성으로 여행자들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 과거 호이안은 7~10세기 중국에서 향료를 싣고 인도로 가던 배들이 필요한 물자를 보충 받던 기항지였다. 이후 16~19세기에 이르러 중국 상인들을 중심으로 한 외국 상선이 드나들며 큰 규모의 시장이 자리 잡기 시작했다. 호이안은 중국어로 ‘회안(會安)’, 즉 ‘모이기 좋은 곳’이라는 뜻인데, 실제로 호이안에는 중국인 상인들이 집중적으로 거주하고 있다.

호이안의 올드타운에는 옛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오래 전에 세워진 고택과 회관, 사원들이 좁다란 골목마다 줄지어 서 있는 호이안 올드타운은 1999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었다. 올드타운으로 들어가는 골목과 다리 입구에 매표소가 있는데, 여기서 티켓을 구입해야만 박물관 등 마을 내부의 건물들을 방문할 수 있다. 올드타운 거리 끝으로 가면 호이안의 랜드마크인 내원교(Cau Lai Vien)가 보인다. 1593년 이곳에 이주했던 일본인들이 만든 다리라, ‘일본 다리(Japanese Covered Bridge)’라고도 불린다. 당시에는 이 다리를 기준으로 동쪽은 중국인, 서쪽은 일본인 조계지로 구분되었다고 한다.

호이안에 간다면, 해가 질 때까지는 족히 머물러야 한다. 낮과 밤이 확연히 다른 느낌을 선사하기 때문이다. 날이 어두워지면 은은한 빛이 감도는 등불들이 온 거리를 가득 메우고, 마을 곁을 흐르는 투본강(Thu Bon River) 주위에 늘어선 레스토랑과 카페들도 하나둘 불을 밝히기 시작한다. 환상적이다. 한나절의 짧은 기억일지언정, 호이안이 주는 여운만은 아주 오래토록 기억 속에 남을 것이다. 
 
글·사진 Travie writer 오상훈  에디터 김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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