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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맛있는 싱가포르에서의 근사한 한 끼

  • Editor. 김기남
  • 입력 2017.10.12 11:23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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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웠고 여전했다. 거리는 깨끗했고 활기가 넘쳤다. 과거를 품고 오늘을 사는 기특한 특기도 여전했다. 모처럼의 싱가포르는 무엇보다 여전히 맛있었다. 
 
화보가 아니다. 실제 손님에게 제공되는 프렌치 레스토랑 ‘레자미’의 식전빵
맛은 기본, 저렴하고 청결한 호커센터는 싱가포르의 필수 방문 코스다

●취향따라 골라 가는 
레스토랑 3 
 
코너하우스의 아늑한 테라스. 전체를 통유리로 마감해 보타닉 가든의 풍경과 냉방을 모두 잡았다
재미있는 발상의 애피타이저와 귀여운 버터처럼 코너 하우스는 음식과 인테리어가 모두 편안하다

분위기도 포기 못한다면
Corner House 코너 하우스
세계 3대 식물원을 정원 삼은 데이트 

세계 3대 식물원 중 하나인 싱가포르 보타닉 가든 안에 위치한 조용하고 사랑스러운 레스토랑이다. 보타닉 가든은 식물원이지만 유네스코 세계 자연유산이 아니라 문화유산에 등재돼 있으며 세계유산 중 유일한 열대 식물원이기도 하다. 코너 하우스는 이름 그대로, 열대 식물학자이자 보타닉 가든을 조성한 E. J. H. 코너 교수가 살던 집을 개조했다.  

1900년대 초에 지어진 블랙과 화이트 풍의 방갈로 건물 전체를 식당으로 개조하고 2층에 테이블을 놓았다. 유럽의 어느 가정집에 온 듯한 인테리어와 서비스는 과하지 않으면서도 격식이 느껴진다. 도심 속 공원 안에 위치해 한적하고 사방이 푸르러 창가 자리에서의 브런치가 너무나도 탐나는 곳이다. 

음식도 훌륭하다. 싱가포르인 셰프 제이슨 탄(Jason Tan)이 식물을 적절히 활용한 요리를 선보이는 데 자극적이지 않고 여백을 살린 플레이팅은 시선을 사로잡는다. 싱가포르를 여행하는 커플들에게 강력 추천하고 싶은 식당이다. 이곳에서 이벤트를 준비한다면 백발백중 성공을 기대해도 좋을 듯. 오래오래 기억되는 달콤한 디저트로 식사를 마치고 느긋하게 보타닉 가든을 산책하면 완벽한 마무리가 된다. 대중교통으로도 갈 수 있지만 보타닉 가든 입구부터 조금 걸어야 한다. 택시를 타면 나씸 게이트(Nassim Gate)에서 내려 달라고 하면 된다. 미슐랭 1스타 식당으로 예약은 필수다. 

가격: 점심 58~128SGD(봉사료, 부가세 별도) 일요일에는 브런치 메뉴가 있고 월요일에는 문을 닫는다. 
주소: 1 Cluny Road, Singapore Botanic Gardens 
전화: +65 6469 1000 
홈페이지: www.cornerhouse.com.sg
 
1, 2 2가지 조리법과 재료가 만나 새로운 맛을 만드는 캔들넛의 페라나칸 요리 3 큰 열매가 켈루악, 작은 열매가 캔들넛이다

색다른 맛을 찾는다면 
Candlenut 캔들넛
페라나칸 요리의 세련된 변신

말레이반도 원주민과 이주민이 낳은 혼혈 후손을 ‘페라나칸’이라고 하는데 캔들넛은 페라나칸을 주제로 한다. 페라나칸 요리는 엄마와 아빠의 입맛이 자연스레 섞이며 만들어지는 만큼 종류도 많고 맛도 다양하다. 이민자 중에 중국계가 다수를 차지하는 탓에 페라나칸 요리도 중국 요리법을 바탕으로 동남아시아의 다양한 향신료가 접목된 메뉴가 많다. 영어로 교육 받은 부유층이 많은 것도 페라나칸의 특징인데 덕분에 켈루악, 캔들넛처럼 인도네시아 특정 섬에서만 자라는 향신료와 귀한 재료를 사용하는 음식도 많다.

페라나칸 요리는 기본적으로 재미있다. 오징어 볶음처럼 생겼는데 먹다 보면 취두부 향이 올라오는 식이다. 맵고 자극적인 음식도 많은데 특유의 향신료가 더해져 우리 혀가 기억하는 매운 맛과는 전혀 다른 매운 맛을 경험할 수 있다. 향에 민감한 사람은 적응하기가 어려울 수 있지만 새로운 시도를 좋아한다면 기꺼이 먹어 볼 만하다. 요리에 관심이 많다면 식당 바로 옆에 붙어 있는 아기자기한 코모 마켓 플레이스라는 매장도 볼거리다. 각종 향신료와 수제 잼, 차, 유기농 코코넛 오일을 비롯해 독특한 식재료를 그리 비싸지 않은 가격에 판매한다.   

캔들넛은 영국에서 비즈니스를 전공하던 젊은이가 요리사로 전향해 문을 연 식당이다. 프랑스 요리와 페라나칸의 접목이라는 신선한 시도로 주목을 받고 있다. 캔들넛의 신예 셰프 말콤 리Malcolm Lee는 현대와 전통 기법을 결합한 새로운 해석으로 페라나칸 최초로 2016년 미슐랭 1스타 식당에 이름을 올리는 데 성공했다. 

가격: 점심  12~32SGD(봉사료, 부가세 별도)
주소: Block 17A, Dempsey Road
전화: + 651800 304 2288 
홈페이지: comodempsey.sg/restaurant/candlenut
 
뚜껑을 열면 레자미의 마법이 펼쳐진다
일행 모두가 최고라고 감탄한 앤젤 헤어 파스타

정통 파인 다이닝을 원한다면
Les Amis 레자미
싱가포르 파인 레스토랑의 자존심

친구라는 뜻의 고급 프랑스 레스토랑이다. 2016년과 2017년 2년 연속 미슐랭 2스타 등급을 받았다. 굳이 미슐랭을 거론하지 않아도 싱가포르의 고급 레스토랑을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는 곳이다. 아시아 베스트 레스토랑 50에서 13위를 기록하는 등 20년 이상 싱가포르의 고급 프렌치 레스토랑을 대표해 왔다. 와인으로도 명성이 자자하다. 2,000가지가 넘는 와인 리스트를 갖추고 있다.   

세계에서 10여 곳의 레스토랑만 사용한다는 최고급 프랑스 수제 버터를 사용하며 식전 빵부터 디저트까지 맛과 모양 어느 하나 흠잡을 것이 없다. 나무 상자에 담긴 빵은 특급 호텔 카다로그 사진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비주얼을 뽐내고 모든 요리는 근사한 뚜껑을 덮어서 서브된다. 뚜껑이 열리고 하나둘 요리가 모습을 드러내면 귀족의 성에 초대받은 듯 대접받는 느낌을 준다.  

레자미는 정통 프랑스 요리에 아시아의 색을 조금씩 가미하곤 하는데 차가운 파스타 면을 말고 트러플향을 가득 머금은 캐비어를 올린 앤젤 헤어 파스타(Angel hair pasta)와 우미 쇠고기(Omi beef with pommes soufflees)등이 유명하다. 얇은 호박으로 겹겹이 감싸고 캐비어로 장식한 가재요리Langoustine도 올리브 오일과 완벽한 호흡을 이뤘다. 예약은 필수이며 스마트 캐주얼이 기본이다.  

가격: 점심 65~155SGD, 저녁 185~305SGD(봉사료, 부가세 별도)
주소: 1 Scotts Road #01-16 Singapore 228208
전화: +65 6733 2225 
홈페이지: www.lesamis.com.sg
 
관광객과 현지인으로 활기찬 야쿤 카야 토스트 본점의 아침
달걀 반숙은 간장과 후추로 살짝 간을 한 다음 토스트를 찍어 먹으면 된다

●자타공인 싱가포르의 스테디 셀러
 
야쿤 카야 토스트 Ya Kun Kaya Toast

한국에도 많이 알려진 싱가포르의 토스트 체인이다. 야쿤은 1944년부터 운영된 커피 노점으로, 스낵 같은 느낌의 얇은 갈색 식빵과 향긋한 카야잼으로 유명하다. 야쿤은 창립자의 이름, 카야는 계란의 달콤한 맛이라는 뜻이다. 얇은 식빵을 토스트하고 차가운 버터와 카야잼을 바르는데 흔히 아는 토스트의 싱가포르식 버전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여기에 후추와 간장을 넣은 반숙 달걀과 코피를 곁들이면 간단하고 맛있는 아침식사가 된다. 코피(Kopi)는 싱가포르식 커피로 수마트라 등 동남아시아 지역의 원두를 사용하고 원두를 볶을 때도 마가린과 설탕을 추가해 진득하고 독특한 맛이 난다. 

야쿤 할아버지의 부인이 식빵을 더 얇게 잘라 팔자는 제안을 하면서 지금의 모습이 됐다고 한다. 그 맛에 반해 카야잼을 사 왔건만 이상하게 한국에서는 맛이 안 난다는 사람은 빵을 구운 후 얇게 자르고 버터를 차가운 상태로 넣어 보면 조금이나마 현지와 비슷한 맛을 낼 수 있다. 

싱가포르에만 수십개의 점포가 있는데 막내 아들이 59세 때 물려 받아 지금의 프랜차이즈 형태로 키웠다. 본점은 지금 동네에서 70년 가까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맛과 분위기를 모두 놓칠 수 없다면 본점에서 아침을 하고 차이나타운으로 직행하면 된다. 주중은 오전 7시30분, 주말은 8시30분에 문을 연다.

주소: 18 China Street, 1-01 Far East Square
전화:  +65 6438 3638
 
칠리크랩과 가재요리 등을 전문으로 하는 노사인보드. 칠리크랩에는 밥 대신 튀긴 빵을 곁들여 먹어도 맛있다
 
노사인보드 

싱가포르에 갔다면 칠리크랩을 빼놓을 수 없다. 토마토 칠리소스에 각종 향신료를 넣어 게를 볶아낸 음식인데 칠리소스 대신 후추로 볶은 블랙 페퍼 크랩도 별미다. 노사인보드는 싱가포르 칠리크랩 3대 맛집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곳이다. 내부는 모던한 중식당을 연상케 하는데 격식 따지지 않고 오순도순 게를 잡고 뜯기에 적당하다. 두리안 모양으로 유명한 에스플러네이드 바로 인근에 위치해 있으며 식사 후 마리나 베이 등을 산책하기도 좋다. 바로 옆에 보다 저렴하게 칠리크랩과 다양한 음식을 맛볼 수 있는 마칸수트라 글루톤 베이 호커센터도 있다.    
주소:  8 Raffles Ave, 01-14/16 Esplanade
전화:  +65 6336 9959
 
▼세상에서 가장 저렴한 미슐랭 1스타
싱가포르는 2016년 미슐랭 가이드에서 5,000원 정도의 음식을 내는 노점 2곳에 별을 줘 화제가 됐었다. 미슐랭 가이드 발행 역사상 최초였다. 당시의 발표는 야외 푸드코트라고 할 수 있는 싱가포르 호커센터를 다시 한 번 알리는 계기가 됐다. 세상에서 가장 저렴한 미슐랭 1스타 식당 2곳의 공통점은 국수다.  
 
힐 스트리트 타이 화 포크 누들(Hill Street Tai Hwa Pork Noodle)
다진 돼지고기 국수 전문점
주소: 466 Crawford Ln #01-12, Singapore 190465 
 
홍콩 간장 치킨 라이스 &누들(Hong Kong Soya Sauce Chicken Rice & Noodle)
간장에 조린 닭고기를 국수나 밥과 먹는 음식
주소: #02-126, Chinatown Complex, 335 Smith Street, Singapore
 
 
이번 여름 전면 개보수를 마친 샹그릴라 호텔 타워 윙의 로비. 로비 곳곳에는 이환권 작가의 미술작품이 전시돼 있다

도심 속 오아시스 같은 샹그릴라 호텔 야외 수영장과 벨리윙의 아침 식사

●Stay
전면 개보수 마치고 신상 호텔로 거듭난 
샹그릴라 싱가포르
 
집 떠나온 여행객이 편안히 여행을 즐기기 위해서는 잠자리가 가장 중요하다. 싱가포르에는 세계 유수의 초특급 호텔이 치열하게 경쟁을 하고 있는데 샹그릴라 호텔이 최근 전면 개보수를 마치며 점수를 확 끌어올렸다.  

싱가포르의 샹그릴라는 타워와 가든, 벨리 윙의 3동으로 이뤄져 있는 데 올해 여름 전면 수리를 한 타워 윙은 기존의 금색 포인트를 빼고 흰색과 검정을 위주로 모던함을 강조했다. 내부 가구도 전면 교체하면서 모든 서랍과 문은 슬라이딩 방식을 적용했다. 책상 서랍 안에 가위와 풀까지 완비해 둘 정도의 세심함은 놀라울 정도. 한국의 이환권 작가 작품이 로비 곳곳을 장식하고 있어 더욱 친근하게 느껴진다.

싱가포르 샹그릴라는 조식이 훌륭하기로도 유명하다. 싱가포르식 쌀국수인 락사도 싱가포르 내에서 맛있기로 소문이 났다. 16개 섹션을 운영 중이며 섹션 하나하나의 내용도 충실하다. 페이스트리 중 크루아상만 해도 플레인을 시작으로 치즈, 햄 & 치즈, 초콜릿, 아몬드, 버터 등 6종류나 된다. 가든 윙은 도심 속에서 한걸음 자연에 가까이 가고자 하는 마음을 담았다. 복도는 개방형으로 하늘과 연결되도록 했고 발코니에도 덩굴식물 등이 자라도록 했다.  

‘벨리 윙(Valley Wing)’은 고(故) 노무현 대통령을 비롯해 각국 정상이 숙소로 이용할 만큼 여러모로 검증된 샹그릴라 위의 샹그릴라다. 미니 뷔페를 기본으로 일식, 중식, 유럽식 등의 코스 요리가 제공되는 전용 식당에서 차분히 아침을 먹을 수 있다. 무료 이용 특전도 다양하다. 로비 칵테일바에서는 딤섬이나 과일과 같은 간단한 간식과 칵테일과 샴페인 등 다양한 음료가 제공된다. 알코올 음료와 스낵을 제외한 미니바도 무료다. 

주소: 22 Orange Grove Road, 258350, Singapore 
홈페이지: www.shangri-la.com

AIRLINE
싱가포르는 제법 멀다. 6시간이 조금 넘겨 걸린다. 항공기에 머무는 시간이 길다 보니 항공사 선택도 중요하다. 인천과 싱가포르 하늘길을 가장 많이 운항하는 항공사는 싱가포르항공이다. 싱가포르항공은 인천·싱가포르 노선을 하루 4편, 주 28회 오고간다. 오전, 오후, 저녁, 새벽 등 자신의 일정에 맞춰 원하는 시간에 비행기를 이용할 수 있어 편리하다. 인천·로스앤젤레스 노선도 매일 1편씩 운항하고 있다. 화려한 수상 경력을 자랑하는 싱가포르항공은 수준 높은 서비스로도 유명한데 탑승객은 싱가포르 슬링(Singapore Sling)이나 타이거맥주(Tiger Beer)로 기내에서 먼저 싱가포르를 만날 수 있다. 올해 3월부터는 미슐랭 2스타인 임정식 셰프와 협력해 인천 출발 모든 비행편에 특별한 한식 기내식 메뉴를 제공하고 있다.  www.singaporeair.com
 
Money
싱가포르 달러를 사용한다. 1SGD는 약 840원이다. 유명 레스토랑의 경우 메뉴판에 있는 요금에 봉사료와 부가세 등이 추가되니 이를 감안해야 한다.
 
 
Shopping 
뎀시힐(Dempsey Hill)

10여 년 전부터 많이 뜨고 있는 동네다. 1971년 영국군대가 철수한 이후 고가의 가구숍과 부유층의 하이티 문화 등 여유로움과 고급스러운 분위기가 알려지면서 이제는 주말마다 많은 이들이 찾는 명소가 됐다. 식당과 카페, 필라테스, 어린이 놀이터, 스파 등을 두루 갖추고 있으며 오차드 거리에서 차로 5분 정도 떨어져 있다. 택시를 타고 이동하는 것이 편리하다. 
 
 
도버 스트릿 마켓(Dover Street Market)
런던에서 시작해 뉴욕, 도쿄 등에 이어 올해 7월 싱가포르 뎀시힐에 상륙한 신상 편집숍이다. 구찌와 발렌시아가 등의 명품 브랜드 디자이너가 다른 매장에는 공급하지 않는 제품을 만날 수 있다. 구찌의 경우 이곳에서만 구할 수 있는 제품에는 빨간 레이블이 붙어 있다. 쇼핑을 좋아하는 이라면 들어서자마자 곳곳에서 탄성을 지르게 된다. 높은 천장을 최대한 활용하고 효과를 극대화 하기 위해 단층으로 개방감을 강조한 공간에는 기둥을 최소화하고 각 브랜드마다 독립적인 갤러리 느낌이 들도록 꾸며 놓았다. 30개 이상의 브랜드가 들어가 있다.  
주소: Block 18, Dempsey Road
 
글·사진 김기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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