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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크래프트 맥주의 중심 '음성'

  • Editor. 김정흠
  • 입력 2017.11.28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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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크래프트 맥주의 시작
코리아 크래프트 브루어리
 
붉은 벽돌로 지어진 건물에 가까이 다가가자 동판에 새겨진 글귀가 눈에 띈다. 우리나라 최초의 크래프트 맥주 양조장, 코리아 크래프트 브루어리(Korea Craft Brewery) 앞에 선 것이다. 
 
맥주를 즐길 수 있는 탭룸

N.E.E.D 건축사 사무소의 김성우 소장이 설계한 양조장은 첫인상부터 남달랐다. 높은 캐노피를 지나 육중한 문을 열고 들어서면 나도 모르게 발걸음을 늦추고 마음을 단정히 한다. 마치 모험이라도 떠나온 듯이 마음이 설레기 시작한다. 문이 닫히면 하나의 커다란 공간 속에 들어선 느낌이다. 반대쪽 창문 너머로는 양조가 한창인 탱크 여러 기가 어렴풋이 모습을 드러낸다. 한쪽 벽면 꼭대기에 쓰여 있는 ‘We don’t brew beers that we don’t like to drink(우리가 마시고 싶지 않은 맥주는 만들지 않는다)’라는 문구까지 읽고 나니, 나도 모르게 이들의 매력에 한없이 빠져들고 있었다. 
 
코리아 크래프트 브루어리의 세련된 외관
 

주말 오후에 진행하는 클래식 투어 프로그램에 참가해 양조장 내부를 가이드와 함께 둘러보고, 생맥주 한 잔을 시음할 수 있었다. 열댓 명 즈음의 참가자가 모이자, 가이드가 투어프로그램을 시작한다. “맥주를 구성하는 기본적인 네 가지 요소가 무엇일까요?” 투어 참가자들에게 던져진 첫 질문, 두세 개쯤 대답하는 이들이 있는가 싶더니 정답을 맞히는 사람은 없었다. 가이드는 앞 시간대에서는 정답을 말한 사람이 있었다며 아쉬움을 내비친다. 그리고 정답인 “물과 맥아, 홉, 효모”를 알려 준다. 그리고 다소 어려운 내용의 설명이 이어진다. 그렇지만 누구 하나 지루해 하지 않았다. 양조장 내부에 자리를 잡은 거대한 탱크 속에서는 지금 이 순간도 맥주가 만들어지고 있다고 하니 다들 호기심 어린 눈으로 바라본다. 초심자라고는 할 수 없을 정도의 수준 높은 질문도 드문드문 터져 나온다.
 
세 개의 구역으로 나뉜 양조장 내부 시설과 사무 공간까지 둘러본 후에 바로 옆에 있는 탭룸(Tap Room)으로 이동했다. 한 잔씩 제공되는 시음 잔을 들고 나름대로 맛과 향을 분석해 보는 등, 품평들이 여기저기서 흘러나왔고, 어떤 안주와 어울리는지 등에 대한 토론도 테이블 곳곳에서 이어졌다.
 
크래프트 맥주 허그미(HUG ME)
 

코리아 크래프트 브루어리의 시작은 일본의 부엉이맥주로 유명한 히타치노 네스트와의 협업에서부터다. 몇년 후에는 방주를 뜻하는 ‘아크(ARK)’라는 자체 브랜드를 중심으로 다양한 맛과 풍미를 자랑하는 수제 맥주를 만들어 냈고, 현재는 ‘다양성’이라는 철학을 따라 브루 마스터를 중심으로 여러 종류의 맥주를 생산한다. 방주에 태운 모든 종의 생명체처럼 말이다. 다른 업체와 협업하거나 혹은 특별한 기념일을 맞아 한정판을 생산하며 다양성을 더욱 넓혀 가기도 한다. 현재 코리아 크래프트 브루어리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에일 맥주를 생산하는 곳 중 하나다. 연간 1,250KL, 병으로 환산하면 약 45만 병 정도를 생산하는 거대 수제 맥주 브루어리로 성장한 셈이다. 

코리아 크래프트 브루어리가 지금의 위치에 오르기까지는 삼고초려 끝에 영입한 수제 맥주 전문가이자 헤드 브루 마스터인 마크 헤이먼(Mark Hamon)의 힘이 컸다. 미국 MIT를 졸업, 애플에 입사했다가 맥주가 좋아 퇴사를 단행했고, 이후 전 세계를 누비며 양조장 컨설팅과 맥주 주조를 했던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다. 코리아 크래프트 브루어리와 함께 수많은 연구를 진행했음은 물론, 충북 음성 양조장에 아예 숙소를 잡고 이곳에 상주하며 맥주를 만드는 중이라고. 부드러운 인상으로 늘 맥주만을 생각한다는 그를 보기 위해서라도 코리아 크래프트 브루어리에 방문할 이유는 충분하다. 맛있는 수제 에일 한 잔을 맛보고 싶다면 두말할 필요도 없고. 
 
코리아 크래프트 브루어리 
주소: 충청북도 음성군 원남면 원남산단로 97 
전화: 043 927 2600 
요금: 매주 토요일 클래식 투어 2만원, B.I.P 티켓 3만원  
홈페이지: www.koreacraftbrewery.com 
 
한독의약박물관 국제관
 
 
●내 몸은 소중하니까
한독의약박물관
 
대한민국 최초의 해외 합작 제약 기업 한독약품공업주식회사는 아픈 사람들이 돈 없어서 죽어서는 안 된다는 창업주의 강력한 뜻이 이루어 낸 성과였다. 그는 현대 의약사를 이끌었던 1세대 제약사 김신권 창업주다. 회사가 10주년이 되던 1964년, 창업주는 선조들의 의약 자료를 모아 박물관을 건립했다. 우리나라에서 제일가는 의약사료의 보고, 한독의약박물관은 그렇게 탄생했다. 

박물관은 2만여 점의 유물을 소장하고 있으며, 그중 6점의 보물을 포함해 1만여 점을 전시해 두고 있는, 명실상부 국내 최고 수준의 사립박물관이다. 총 2개 층에는 한국관과 국제관, 제석홀, 야외전시관 등이 있다. 주말에 방문하면 ‘큐레이터와의 대화’ 프로그램을 활용할 수 있다.
 
한국관은 우리나라의 의약사를 다룬다. 보물 1236호 <구급간이방>, 최근 드라마 <명불허전>에서 주인공으로 나왔던 허임의 <침구경험방>, 허준의 <동의보감> 초간본과 목판 등 우리나라 의약사에서 중요하게 다루어지는 여러 유물들이 전시되어 있다.
 
국제관은 세계 각지의 의약사를 한데 모아 전시하고 있다. 유럽 등지에서 사용했던 의약 도구의 변천사와 각종 유물이 가득하다. 페니실린을 발견한 알렉산더 플레밍의 연구실과 독일 약국을 재현한 공간도 실제처럼 꾸며 놨다. 특히 독일의 약국을 재현한 ‘사자약방’은 19세기 독일에서 실제로 운영된 적이 있었던 약방 전체를 그대로 가지고 왔다. 근대에 접어들면서 전통 의약이 어떻게 서구의 영향을 받게 되었는지를 살펴보는 과정도 의미 있다.

박물관에서는 체험 프로그램도 진행한다. 혈액형 알아보기부터 소화제 또는 십1 옛 한약방에 걸린 한약재의 모습  2 대한약전 전집의 초기 모습  3 동의보감    4 한독의약박물관 국제관 전대보탕 만들기까지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학생과 가족 단위의 방문객을 대상으로 운영된다. 홈페이지에서 예약해야만 참여할 수 있다.  
 
옛 한약방에 걸린 한약재의 모습
대한약전 전집의 초기 모습
동의보감
 
한독의약박물관 
주소: 충청북도 음성군 대소면 대풍산단로 78 
전화: 043 530 1004 
오픈: 09:00~17:00(16:30 입장 마감) 
입장료: 무료 
홈페이지: www.handokjeseokfoundation.org 
 
 
글 김정흠  사진 전용언 기자  에디터 이성균 기자
취재협조 한국관광공사 www.visitkore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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