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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와 함께 걷고 싶다, 여수 밤바다

  • Editor. 강수환
  • 입력 2018.02.06 14:23
  • 수정 2020.10.20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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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만 있어서 ‘여자만(女自灣)’이 아닙니다.” 여수시 소라면에 있는 갯벌노을마을로 향하면서, 해설가 분께서 유쾌하게 말했다. 순천만과 이어진 여자만의 중앙에는 ‘여자도’라는 섬이 있는데, 섬들이 이루는 형태가 한자 녀(女)를 닮았고 그들이 자급자족(自)한다는 데서 이름이 유래됐다.
 
여자만의 이름은 여자도에서 따온 걸로 추정된다고 한다. 갯벌노을마을은 앞에 아름다운 여자만이 자리하고, 완만한 호암산이 감싸고 있다. 이름에서도 딱 알 수 있듯, 노을이 장관을 연출하는 곳으로 유명하다.
 
해안선에는 복개도, 모개도, 장구도, 3개의 무인도가 가지런히 놓여 있다. 모개도는 하트 모양을 닮았는데, 전방이 아닌 공중에서 내려다봐야 한다고. 자연이 만든 커다란 하트를 볼 수 없음이 못내 아쉬웠다. 복개도는 하루에 두 차례 썰물이 되면 갯벌을 걸어서 출입할 수도 있다. 매년 10월 말에는 갯벌노을축제가 열린다. 
 
갯벌노을마을 앞에는 3개의 무인도가 고즈넉이 자리하고 있다

‘여수 밤바다, 그 조명에 담긴 아름다운 얘기가 있어.’ 노래 가사의 배경을 직접 확인하러 갔다. 정말로 바다 위에서, 잘생긴 배를 타고. 미남크루즈는 스카이타워 바로 앞에 있는 엑스포 선착장에서 탑승해, 1시간 30분 동안 남해 바다를 돌고 다시 돌아온다. 선착장에 도착하니 하얀 선체에 빨강과 파랑으로 포인트 장식을 준, 세련된 크루즈가 기다리고 있었다. 외국영화에서나 봤을 법한 비주얼의 크루즈는 ‘미남’이 맞았다. 1층에는 홀과 공연장, 2층에는 레스토랑, 3층에는 푸드코트와 세미나룸이 마련돼 있었다. 푸드코트에서 앉아서 간단히 요기를 하다 보니, 어느덧 배가 출발 신호를 알렸다. 저녁 어스름이 내려오는 때였고, 반대로 내 마음은 기대감으로 점점 고조됐다. 3층 선실 바깥으로 앙증맞은 포토존이 마련된 갑판이 있는데, 한구석에 자리를 잡고 동영상으로 친구들에게 생중계를 시작했다. “나 여수 바다 보러 왔다! 이것 봐, 부럽지?”
 

크루즈는 오동도, 거북선대교, 이순신광장 등 명소를 천천히 돌고 다시 돌아왔다. 가슴이 뻥 뚫리도록 시원한 항해였다. 잠시나마 답답한 일상을 탈출해, 머리를 하얗고 푸른 바닷물로 세척한 기분이었다. 겨울이라 금세 어둠이 깔렸고, 여수의 조명들은 그 찬란한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우아하고 모던한 감각을 뽐내는 호텔부터 아담하지만 굳건하게 빛을 내뿜는 등대, 아름다운 야경으로 유명한 거북선대교까지. 각자만의 색깔을 발하는 동시에, 조화롭게 어울리며 기승전결이 담긴 한 편의 드라마를 만들어 내고 있었다. 그리고 ‘여수 밤바다’ 노래가 배에 울려 퍼졌다. “너에게 들려 주고파 전활 걸어. 뭐 하고 있냐고. 나는 지금 여수 밤바다” 그 누가 이 잔잔한 감동에 젖어들지 않을까. 연인들은 손을 붙잡고, 가족들은 웃고 떠들며 오붓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물론 나처럼 혼자 온 사람도 누군가를 떠올리며 바다를 지긋이 바라보고 있었다. 
 
여수 미남크루즈
주소: 전라남도 여수시 돌산읍 돌산로 3617-22
전화: 061-644-6256
홈페이지: www.minamcruise.com 
 

▶추천맛집
한일관

전라남도 토박이가 추천하는 회 정식 전문점. 음식이 나올 때마다 다들 “또 나왔어요?”라며 반문했다. 상다리가 부러진다는 표현이 정말 잘 어울리는 곳이다. 신선한 굴, 멍게, 개불, 전복, 새우 등 다양한 해산물은 기본이고, 남도식 밑반찬, 구이, 튀김 등이 계속 나온다. 

주소: 전남 여수시 여문 1로 43-9 
가격: 해산물 한정식 2인상 6만원, 3인상 8만원, 4인상 10만원, 5인상 12만원 
오픈: 11:00~21:00(명절 휴무) 
전화: 061 654 0091
 
글·사진 강수환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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