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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제의 역사를 더듬다, 익산

  • Editor. 강한나
  • 입력 2018.05.04 13:47
  • 수정 2018.05.24 11: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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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제는 단연코 찬란했다. 
그들의 독창성과 기술력은 현재의 보석 세공술로 이어졌고 
혼과 얼은 왕궁리와 미륵사지에서 여전히 살아 숨 쉬고 있다. 
보다 가까이 백제를 느끼기 위해 익산으로 향했다.
 
3,500여 개의 장독대를 볼 수 있는 고스락
 
●반짝이는 건 다 좋아!

어렸을 적부터 반짝이는 것이라면 다 좋아했다. 밤하늘의 별은 물론이고 도시의 불빛, 바스락거리며 반짝대는 사탕 봉지까지도. 그런 내게 보석 박물관이라니, 그 존재부터 흥미롭게 다가오는 건 당연했다. 보석 박물관에서 보낸 시간은 그래서 반짝반짝 빛이 났다.
 
보석박물관에는 실제 보석과 금으로 만든 보석탑이 있다
보석 채굴 과정 모습 

백제는 금 세공술이 뛰어난 국가였다. 백제의 역사를 지니고 있는 익산은 그 재능을 고스란히 물려받았고, 덕분에 익산은 지역 특화산업으로 귀금속 가공 산업을 키울 수 있었다. 2002년 5월 국내 유일의 보석 박물관이 익산에 지어진 것도 당연한 수순이었을 터. 보석 박물관은 진귀한 보석과 화석 총 11만8,000여 점을 소장하고 있는데, 보석의 탄생 과정부터 연마 방법 등 보석에 대한 폭넓은 지식을 전시 형태로 담았다.  
 
자수정을 비롯해 천연 보석들이 전시된 기획전시실

전시에서 특히나 재밌었던 부분은 각 보석마다 얽힌 스토리다. 사파이어를 넣은 물을 마시면 눈이 좋아진다고 믿었다는 설이나, 이란에서 생산되었지만 터키를 통해 판매돼 이름 붙여졌다는 터키석의 유래 등. 자수정은 몸에 지니고 있으면 술에 취하지 않는다고 하니, 이것이야말로 회식 전에 챙겨야 할 필수품이 아닌가! 반짝이는 보석에 이야기까지 더해지니 슬슬 구매 욕구가 치솟기 시작했다. 박물관 끝에 위치한 국내 최대 규모의 귀금속판매센터 주얼팰리스에서 하마터면 ‘텅장(통장에 월급이 들어오자마자 바로 빠져나가는 것)’이 될 뻔.
 
보석 박물관
주소: 전북 익산시 왕궁면 호반로 8
운영시간: 10:00~18:00(월요일, 1월1일 휴무)
전화: 063 859 4641
홈페이지: www.jewelmuseum.go.kr
입장료: 성인 3,000원, 청소년 2,000원, 어린이 1,000원
 
왕궁리와 미륵사지에서 출토된 유적들. 백제부터 조선시대까지의 기와를 한자리에서 볼 수 있다
 
●아직 끝나지 않은 백제 이야기

익산에서 백제를 만나기 위해서 꼭 들러야 할 두 곳이 있다. 미륵사지사적 150호와 왕궁리 유적사적 408호. 미륵사지는 백제 무왕대에 건립된 3탑 3금당의 동양 최대 사찰이며, 왕궁리 유적은 백제 무왕대 왕궁으로 건립된 이후 사찰로 변모한 곳이다. 이 두 곳 모두 2015년 7월8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며 그 가치를 인정받았다. 한국과 중국, 일본을 포함한 고대 동아시아 왕국들 사이에 있었던 상호 교류 역사를 잘 보여 주고, 백제의 내세관과 종교, 건축기술, 예술미를 담은 특출한 증거를 보유한 덕분이다.
 
국립미륵사지유물전시관에 있는 미륵사지 복원 모형
왕궁리 5층 석탑. 사진가들의 출사지로 사랑을 받고 있다

미륵사지에 대한 기록은 <삼국유사>에 남아 있다. <삼국유사>에 따르면 ‘무왕 부부가 사자사에 가던 도중 용화산(미륵산) 밑 연못에서 미륵삼존이 나타났는데 왕비의 부탁에 따라 왕은 이 연못을 메우고 세 곳에 탑과 금당, 회랑을 세웠다’고 전해진다. 현재 남은 미륵사지 석탑국보 11호과 미륵사지 당간지주*(보물 236호)가 그 당시 찬란했던 불교문화를 반영하고 있다. 특히 미륵사지 석탑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크고 오래된 석탑으로 백제인들의 뛰어난 건축 기술과 미적 감각을 여실히 보여 준다. 일제강점기인 1915년에 시멘트로 보강된 후 본래의 모습과는 다르게 유지되어 오다, 2013년부터 시작된 복원 작업이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복원 현장은 일반인에게도 개방되어 있는데, 실제로 가 보면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거대한 석탑의 규모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한편 왕궁리 유적에는 백제 왕궁의 흔적과 수많은 유물, 그리고 왕궁리 5층 석탑국보 289호이 있다. 이곳에서 처음 발견된 대형 화장실은 오물이 다 차면 자연스럽게 수로를 통해 내려갈 수 있도록 과학적으로 설계되었다고. 이외에도 수조시설, 집수시설, U자형 수로, 곡수로 등은 당시 백제의 뛰어난 기술력을 짐작케 한다. 왕궁리 5층 석탑은 왕궁에서 사찰로 변한 왕궁리 유적의 특이한 이력을 잘 보여 준다. 궁에서 사찰이 된 원인은 무왕의 명복을 빌기 위해서라고 추정된다. 미륵사지와 마찬가지로, 왕궁리 유적 발굴 역시 현재진행형이다. 앞으로 계속 이어질 백제의 이야기가 기다려진다. 
 
*당간지주 | 절에서 깃발을 매달았던 깃대(당간)를 지탱하기 위해 당간 옆에 세운 기둥

국립미륵사지유물전시관
주소: 전북 익산시 금마면 미륵사지로 362
운영시간: 10:00~18:00(월요일, 1월1일, 설날 및 추석 당일 휴무)
전화: 063 830 0900
홈페이지: iksan.museum.go.kr
입장료: 무료
 
왕궁리 유적전시관
주소: 전북 익산시 왕궁면 궁성로 666
운영시간: 09:00~18:00(월요일, 1월1일 휴무)
전화: 063 859 4631
홈페이지: www.iksan.go.kr/wg/index.iksan
입장료: 무료
 
▶PLUS+ 익산
 
고스락
3,500여 개의 전통 항아리가 절경을 이루는 곳이다. ‘고스락’이라는 이름은 으뜸, 최고를 뜻하는 순수 우리말이다. 국내산 유기농 원료와 3년 이상 간수를 뺀 천일염을 사용해 담근 장을 전통 항아리에서 자연 발효시킨다. 
주소: 전북 익산시 함열읍 익산대로 1424-14  
운영시간: 평일 09:00~18:00, 주말 09:00~12:00  
전화: 063 861 2288  
홈페이지: www.kosrak.com
 
익산 교도소 세트장
영화 <홀리데이> 촬영 때 만들어져 <7번방의 선물>, <거룩한 계보>, <내부자들>, <아이리스> 등 수많은 영화와 드라마의 촬영지로 이용되고 있다. 방문객들은 죄수와 교도관 옷을 입어 보는 이색 체험을 할 수 있다.
주소: 전북 익산시 성당면 함낭로 207  
운영시간: 09:00~18:00(월요일, 1월1일, 설날 및 추석 당일 휴무)  
전화: 063 859 3836  
입장료: 무료
 
나바위성당
한국의 첫 사제 김대건 신부가 중국에서 사제가 된 후 조국에 입국해 첫발을 디딘 땅에 지은 성당이다. 한옥으로 지어졌지만, 서양식 고딕 종탑을 가지고 있어 독특한 멋을 자랑한다. 성당 내부에는 전통 관습에 따라 남녀석을 따로 구분한 칸막이 기둥이 그대로 남아 있다. 
주소: 전북 익산시 망성면 나바위1길 146  
전화: 063 861 8182  
홈페이지: www.nabawi.kr
 
글·사진 Traviest 강한나  에디터 김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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