낡은 앨범 위 새하얀 세월이 소복이 내려앉았다.
입 오므려 후후 불어내니, 사방에 추억이 날린다.
지금으로부터 7년 전, 내가 사랑했던 호주 이야기다.
●Line Up
세상의 반을 하늘과 바다로.
바다의 반을 나와 그대들로.
우린 그렇게 추억을 나란히 나눴다.
Bunbury1
●Observation
여유라는 돋보기로 여행을 들여다보면
무심코 지나칠 수 있는 추억들로 가득하다.
Gap & Natural Bridge
●Dolphin
잔잔했던 바다가 갑작스레 일렁였다.
보트 엔진소리에 잠이 깬 모양이다.
분명 단단히 뿔이 났을 테다.
역시나, 바다에서 한 쌍의 뿔이 솟아났다.
Bunbury
●My Own Paradise
바닷물에 발바닥을 촉촉이 적셔
둥그스름한 바위에 발 도장을 찍었다.
‘나만의 바다였으면’ 하는 이기적인 바람에서.
Elephant Rocks
●Sand Board
호주에서 맞이한 한여름의 크리스마스.
뽀드득, 설원을 달리는 눈썰매 대신
모래바람 휘날리는 샌드보드.
‘다름’은 여행의 묘미 아니겠는가.
Kalbarri
●Orange Time
온통 주황빛으로 물드는 시간,
뒷짐 지고 천천히 산을 올라 본다.
이보다 행복한 순간이 또 있을까.
잔잔한 바람에 귤 향기가 가득하다.
Tasmania
●Blanket
잘박잘박, 해변을 걸어 본다.
포말이 내 발을 따스하게 덮는다.
마치 부드러운 담요같이.
Denmark
글·사진 이건우 에디터 강화송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