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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로레스 바다 그 위에서 보낸 3일

  • Editor. 박준
  • 입력 2018.09.03 16:47
  • 수정 2018.09.03 17:45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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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롤섬의 바다를 내려다보고 있으면 절로 상쾌해진다
케롤섬의 바다를 내려다보고 있으면 절로 상쾌해진다

 

작은 배를 타고 바다 위의 사바나, 바다 위의 나미비아와 같은 플로레스해를 항해했다. 
낯설기만 한 빠다섬과 길리라와 다랏섬에서 트레킹을 하고, 카나와섬에서 스노클링을 즐겼다. 코모도섬과 린차섬에선 이 시대 마지막 남은 공룡의 후예와 만났다. 
인도네시아는 매우 광대하고 깊은 나라였다.
 

케롤섬 트레킹을 하며 땀을 뻘뻘 흘리고는 바다에 몸을 ‘첨벙’ 던졌다
케롤섬 트레킹을 하며 땀을 뻘뻘 흘리고는 바다에 몸을 ‘첨벙’ 던졌다

 

●바다 위의 나미비아 


인천에서 출발해 적도를 넘어 발리로 날아왔다. 하지만 목적지는 발리가 아니다. 한 열에 네 자리씩 있는 프로펠러 비행기에 다시 올라 월리스 라인(Wallace Line)을 넘어 오세아니아로 향했다. 월리스 라인은 영국의 동식물 연구자인 러셀 월리스(Alfred Russel Wallace)가 가상으로 그은 경계선이다. 인도네시아 보르네오섬과 술라웨시섬 사이, 그리고 그 아래 발리와 롬복섬 사이를 지나는데 이를 경계로 동식물의 생태는 아시아 종과 오스트레일리아 종으로 완전히 달라진다. 두 섬 사이에 동물도, 식물도 넘지 못할 넓은 바다가 놓여 있는 셈이다. 


발리의 응우라라이 공항을 출발해 월리스 라인을 넘어 500km를 날아왔으니 지도상으론 쫄딱 오세아니아로 넘어 왔다. 그런데 나는 여전히 인도네시아 땅에 있었다. 이곳은 플로레스섬이다. ‘크프라완 누사 튼가라(Kepulauan Tenggara)’, 우리말로 ‘소순다 열도(Lesser Sunda Islands)’라고 불리는 곳의 섬 중 하나다. 소순다 열도는 인도네시아 남부의 순다(Sunda) 열도 가운데 발리섬 동쪽에서 티모르섬 사이에 위치한 섬의 무리다. 열도(列島)답게 섬이 길게 줄지어 늘어섰다. 


‘플로레스’라는 이름만 보면 마치 오스트레일리아 같다. 섬이라고는 하지만 우리가 쉬이 떠올리는 그런 섬은 아니다. 일단 거대하다. 동·서 길이만 450km에 달하니 서울에서 부산까지 거리에 육박하며 인구는 자그마치 200만명에 달한다. 명색이 여행기자인데 이 거대한 섬의 이름조차 몰랐다. 그런데 이름이 이상하잖은가? 인도네시아의 섬 이름이 플로레스라니…. 알고 보니 폴로레스는 ‘꽃(Flores)’을 의미하는 포르투갈어다. 16세기, 머나먼 인도네시아 동쪽 끝까지 무역하러 온 포르투갈 사람들로 인해 붙여진 이름이다. 주민 대부분이 가톨릭인 점도 포르투갈인들 때문이다. 이슬람 인구가 절대적인 인도네시아에서 플로레스는 섬 안의 또 다른 섬 같았다.


플로레스의 첫 번째 기착지는 반다라 코모도 공항이다. ‘라부안 바조 공항’이라고도 불린다. 공항 창밖은 그저 시골 풍경이다. 공항에서 차를 타고 15분이나 달렸을까? 이내 ‘라부안 바조 항구’에 도착했다. 여기서부터 플로레스섬 인근 섬을 둘러보는 3일간의 항해가 시작된다. 항구에는 수많은 배가 점점이 떠 있다. 예쁘다. 인도네시아어로 이곳 이름은 ‘뿔라우 플로레스’이고 ‘뿔라우(Pulau)’는 섬이란 뜻이니 ‘뿔라우 플로레스(Pulau Flores)’는 말 그대로 ‘꽃섬’인 셈이다.

빠다섬 중턱에서 바라본 소순다 열도는 낯선 지구의 풍광을 보여 준다
빠다섬 중턱에서 바라본 소순다 열도는 낯선 지구의 풍광을 보여 준다

 

라부안 바조 항구에서 시작된 항해는 케롤섬(Kerol Island), 린차섬(Rinca Island), 빠다섬(Padar Island), 코모도섬(Komodo Island), 길리라와 다랏섬(Gililawa Darat Island), 그리고 카나와섬(Kanawa Island) 등을 방문하며 3일간 이어졌다. 배에서 자고 먹고, 배에서 내려 트레킹을 하고, 스노클링을 즐겼다. 섬 중턱에 올라 내려다보는 섬의 형상과 바다는 실로 그림 같다. 배에서 내려 낯선 사바나의 풍광 속에 트레킹을 하는 것도 좋았지만 보트의 널찍한 쿠션에 누워 바다와 섬을 망연히 바라보는 것도 좋았다. 

카나와섬 선착장 바로 앞에서 스노클링을 즐겼다

 

인도네시아 플로레스는 바다 위의 나미비아, 바다 위의 사바나(savanna)와 같다. 아프리카를 여행할 때 트럭을 타고 나미비아를 달렸듯 배를 타고 플로레스해를 항해한다. 나미비아에서도, 플로레스에서도 낯선 지구의 풍광이 쉼 없이 펼쳐진다. 인도네시아 바다 풍광은 막연한 상상으로 마주할 수 없다. 나미비아가 바다에 밀려오기라도 한 것 같다. 인천에서 발리까지 7시간, 다시 발리에서 플로레스까지 1시간 비행기를 탔을 뿐인데, 아프리카나 남미를 간 것도 아닌데, 나는 아주 멀리 온 것만 같다. 플로레스를 바다 위의 나미비아 같다고 했는데, 그건 단지 나미비아에 먼저 갔기 때문이다. 만약 소순다 열도의 플로레스를 먼저 보고 나미비아에 갔다면 나는 이렇게 말했을 것이다. ‘나미비아는 사막 위의 플로레스 같다.’

항해 중 배 위에서 점심으로 즐긴 갓 구운 생선구이는 매우 큼직했다
항해 중 배 위에서 점심으로 즐긴 갓 구운 생선구이는 매우 큼직했다

 

●저 섬에 괴물이 사나요?


웅장한 대자연에 둘러싸인 플로레스를 보기에 3일간의 항해는 너무나도 짧다. 낯선 섬에 정박할 때마다 더 머물 수 없어 아쉬웠다. 트레킹을 할 때마다 능선 너머로 나아가지 못하고 발걸음을 돌려야 하는 게 아쉬웠다. 소순다 열도에 떠 있는 섬들은 비현실적이다. 지구 아닌 다른 별의 풍광 같은 이곳의 어떤 섬에는 지구에 존재할 것 같지 않은 생명체들이 살아간다. 기이하거나 괴물 같은 존재들이다. 해외여행을 다녀 본 지 제법 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괴물을 찾아 나서긴 처음이다. 그렇다. 이번 여정은 괴물을 찾아 나선 여정이다. 라부안 바조 항구 앞에는 수많은 배가 떠 있었고 그 너머론 희미하지만 거대한 섬이 보였다. 항구에 도착하자마자 나는 가이드에게 급히 물었다. “저긴가요? 저 섬에 그 괴물이 사나요?” 가이드가 답했다. “아뇨, 여기선 보이지 않아요. 배를 타고 4시간은 가야 해요.” 

믿을 수 없겠지만, 이곳에는 선사시대의 괴물이 산다
믿을 수 없겠지만, 이곳에는 선사시대의 괴물이 산다

아, 아직 다 온 게 아니었다. 앞으로도 배를 타고 4시간을 가야 한다. 플로레스 사람들은 괴이한 생명체가 사는 섬의 이름을 따 괴물의 이름을 코모도 드래건(Komodo Dragon)이라 부른다. 신화 속에서나 등장하는 드래건은 현실 세계, 플로레스의 코모도섬에서 살아가고 있었다. 

코모도 내셔널 파크 입구. 이런 조악한 조형물로 코모도섬을 상상하지 말 것
코모도 내셔널 파크 입구. 이런 조악한 조형물로 코모도섬을 상상하지 말 것
코모도 드래건이 먹어 치운 동물의 두개골과 뼈가 잔뜩 쌓여 있다
코모도 드래건이 먹어 치운 동물의 두개골과 뼈가 잔뜩 쌓여 있다

 

●용을 찾아서 


“용을 보러 가야겠어.” 박정석 작가의 인도네시아 여행기인 <용을 찾아서>는 이렇게 시작된다. ‘그해 여름 나는 다시 용을 찾아 먼 모험을 떠났다’는 박정석 작가처럼 나 또한 용을 찾아 나섰다. 비행기에서 내려서는 버스를 탔다. 이어 배를 타고, 다시 버스를 타고, 다시 배를 탔다. 도무지 며칠이 걸릴지 예상할 수 없는 여정이었다. 박정석 작가와 달리 나는 운이 좋게 프로펠러 비행기를 타고 간단히 플로레스로 날아갔다. 비행기에서 내려서는 차를 타고, 다시 배를 타고 4시간쯤 가니 열대 사바나 삼림에 덮인 섬 하나가 등장했다.

이곳에 그녀(박정석 작가는 여자다)가 말한 용이 살고 있다. 인도네시아 사람들이 ‘코모도 드래건’이라 부르는 ‘용’ 말이다. 배에서 내려 천천히 섬 안으로 들어갔다. 동물원 같은 게이트와 매표소를 보니 웃음이 새어 나왔다. ‘저게 뭐람? 도대체 용을 어떻게 보고 저렇게 조악한 조형물을 만들어 놓았담.’ 매표소에서 만난 관리는 이렇게 말했다. “때가 안 좋아요. 요즘 짝짓기 철이라 코모도 드래건을 보지 못할지도 몰라요. 야생동물이잖아요.”

입장료로 25만 루피를 냈다. 물가가 다른 지역보다 비싸다는 발리의 여느 식당에서 ‘나시고렝’을 무려 스무 번이나 먹을 수 있는 금액이다. 그런데 못 볼 수도 있다니. ‘인천에서 출발해 국제선, 국내선을 번갈아 타고, 4시간 동안 배를 타고, 25만 루피를 냈는데 못 볼 수도 있다고?! 그래, 야생동물이니 어쩔 수 없으리.’ 체념에 빠졌다가도 어떻게든 보고야 말겠다는 의지가 갑작스레 솟구쳤다. 거드름을 부리는 듯한 관리의 말을 듣고, 그럼 좀 더 깊숙이 정글 속으로 들어가야 하나 궁리하며 걷기 시작한 지 채 5분도 되지 않아, 녀석과 마주쳤다. 말 그대로 ‘느닷없는 만남’이었다. 이 순간을 얼마나 학수고대했는데, 아직 마음의 준비도 안 됐는데. 싱거우리만치 갑작스럽게 만나 버렸다.  

한낮의 망중한에 빠진 코모도 드래건. 한낮에는 더위 때문에 활동성이 약하다
한낮의 망중한에 빠진 코모도 드래건. 한낮에는 더위 때문에 활동성이 약하다

 

나를 노려보는 녀석의 목주름이 흔들거린다. 믿을 수가 없다. 생김새부터 무시무시하다. 갑옷 같은 육중한 껍질로 몸을 가리고, 노란 혓바닥을 날름날름거린다. 가늘고 긴 노란색 혀끝은 두 갈래로 갈라진 창 같다. 아무리 봐도 한낱 왕도마뱀이 아니다. 놈은 현재와는 완전히 다른 세상이 


존재한다는 걸 보여 주는 녀석이다. 내가 코모도 드래건에게 매료된 이유다. 생김새만 포악한 게 아니다. 가이드의 스마트 폰에서 보고야 말았다. 녀석이 자기보다 작은 코모도 드래건을 통째로 삼키고 있는걸. 온몸에 소름이 끼쳤다. 이건 짐승 아닌 괴물 아닌가! 덩치도 괴물이란 말에 딱 들어맞는다. 내 눈앞에 있는 놈은 2m가 안 돼 보였지만 4~5m 정도 되는 놈도 있다고 한다. 제 몸만 한 먹이를 통째로 삼킬 수 있는 이유는 혀 밑에 숨구멍이 있어 숨이 막히지 않기 때문이다. 야수답게 썩은 고기도 잘 먹는다. 놈의 침은 독 같은 수십 종의 박테리아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야수 같은 코모도 드래건을 한낱 ‘도마뱀’ 따위로 부르는 건 마뜩잖다
야수 같은 코모도 드래건을 한낱 ‘도마뱀’ 따위로 부르는 건 마뜩잖다

 

만약 당신이 정글 속을 걷다 놈과 딱 마주쳤다면 참 운이 없는 게다. 덩치만 보고 둔할 거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놈은 빠르게 달리고, 신속히 기어오르고, 기민하게 헤엄친다. 꼬리를 이용해 먹이를 공격하는데 힘이 어찌나 센지 물소 다리를 부러뜨릴 정도다. 물소를 넘어뜨린 후에는 날카로운 발톱으로 갈기갈기 찢어 버린다. 사람 따위 제압하는 것은 ‘식은 죽 먹기’다. 운 좋게 놈을 피했다 치자. 놈은 후각이 예민해 10km 밖의 냄새도 쉽게 맡는다. 여기는 바다로 둘러싸인 정글 섬이다. 당신은 도망칠 데가 없다.


“조심해요! 드래건이 공격 자세를 취했어요!” 옆에서 레인저가 소리쳤다. 날카로운 발톱을 가진 앞발바닥, 뒷발바닥을 땅바닥에 댄 채 느림보처럼 굴던 녀석이 몸을 움직이기 시작한다. 풀숲에 엎드려 먹잇감을 기다리다 기습적으로 덤벼들 기세다. 나는 레인저의 보호를 받으며 서둘러 그 자리를 떴다. 이 시대 마지막 남은 공룡의 후예와의 짧은 만남은 섬을 떠난 후에도 오랫동안 뇌리에서 사라지지 않았다.  


코모도섬을 오가다 한 번은 길리 라와 다랏섬(Gili Lawa Darat Island)에 정박했다. 트레킹을 한단다. 그런데 이곳은 코모도섬에 속한다고 한다. 그러면 여기에 코모도 드래건이 산다는 말인가? 위험한 건 아닌가? 긴장했지만 이곳은 코모도 본섬과 바다로 경계가 지워진다. 하지만 길리라와 다랏섬과 코모도 본섬 사이 직선거리는 300m에 불과하다. 쉬이 안심할 수 없다. 왠지 이 정도쯤은 헤엄쳐 건너올 녀석이 한두 마리쯤은 있을 것만 같다. 분명히.  

화려한 나시고렝. 나시고렝과 함께 즐기는 수많은 소스가 나시고렝 맛을 천차만별로 만든다
화려한 나시고렝. 나시고렝과 함께 즐기는 수많은 소스가 나시고렝 맛을 천차만별로 만든다

 

●역설적인 축복의 땅, 인도네시아


최근 인도네시아는 큰 지진을 겪었다. 다시금 지구에 수많은 화산대, 지진대가 있다는 사실을 되돌아보게 되었다. 인도네시아를 가로지르는 환태평양 조산대는 특히나 지각 활동, 다른 말로 지진이 빈번하다. 게다가 용암을 분출하는 화산까지 모여 있다. 환태평양 조산대가 ‘불의 고리’라 불리는 이유다. 심지어 인도네시아는 두 개의 지각판, 즉 유라시아판과 인도-호주판 사이에 끼어 있다. 인도네시아 사람들은 운명적으로 화산, 지진과 함께 살아갈 수밖에 없다. 하지만 동시에 화산과 지진으로 인해 인도네시아는 천혜의 대자연을 가졌다. 이국적인 대자연을 찾는 여행자에게 인도네시아는 지구상의 그 어떤 곳보다 축복의 땅이다. 역설적인 축복이다.  

클럽메드 발리의 비치에 모셔진 불상. 이른 아침 클럽메드 발리의 풍광은 평화롭다
클럽메드 발리의 비치에 모셔진 불상. 이른 아침 클럽메드 발리의 풍광은 평화롭다

아무리 발리가 여행객에게 익숙하다 한들 화산이나 지진까지 익숙할 리는 만무하다. 화산섬이기에 볼 수 있는 풍광을 즐기려고 발리 여행을 계획했음에도, 화산이 폭발했다면 덜컥 겁이 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만약 발리 여행 계획 중에 화산이 폭발했다면 어느 정도 규모인지, 어떤 영향과 피해가 있는지, 가고자 하는 지역과 어떤 상관이 있는지 정도를 먼저 살펴봐야 한다. 현재 지진 피해를 입은 인도네시아 롬복섬의 여행경보는 여행자제 단계이다. 큰 영향을 받지 않은 남부 관광지인 쿠타와 남서쪽 지역은 정상적인 관광이 가능한 상황이다.

인도네시아와 비슷한 예로 하와이가 있다. 하와이의 모든 섬은 화산섬이고, 그중에는 활화산도 있다. 펄펄 끓는 용암의 모습을 보기 위해 찾는 관광객들이 꽤나 많다. 화산이 폭발했다고 무작정 두려워할 일은 아니라는 이야기다. 하루 빨리 인도네시아 롬복섬이 잔잔해졌으면 한다. 아직 못 느껴 본 인도네시아의 매력을 하루 빨리 만끽하고 싶다.

힌두의 섬인 발리의 가루다 파크에서 만난 거대한 비슈누상. 비슈누는 힌두의 3대 신의 하나로 세상을 보호하고 유지한다
힌두의 섬인 발리의 가루다 파크에서 만난 거대한 비슈누상. 비슈누는 힌두의 3대 신의 하나로 세상을 보호하고 유지한다

인도네시아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가 무엇일까? 나로선, 가장 먼저 발리, 그 다음으로는 나시고렝 같은 볶음밥, 만델링 같은 인도네시아의 커피가 떠오른다. 명색이 여행 글을 쓰는 사람으로선 보잘것없는 상상 아닌가? 이름만 익숙할 뿐 인도네시아에 대해 아는 것이 거의 없다. 나만 그런 건 아닌가 보다. 여행사를 하는 지인 말에 따르면 심지어 “발리가 인도네시아에 있느냐?”고 묻는 손님도 있단다.

인도네시아는 ‘세계 최대의 군도 국가’다. 무려 1만7,500개 정도의 섬이 있다고 한다. ‘과연 사실일까?’ 하며 품었던 의구심은 인도네시아에 직접 와 보고 나서야 알았다. 몇 개인지 헤아리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것을 말이다. 모래알처럼 뿌려진 그 많은 섬을 어떻게 다 셀 수 있다는 말인가? 이번 여행에서 나는 수많은 섬 중 고작 4~5곳을 돌아봤다. 나머지 그 수많은 섬에는 또 얼마나 다채로운 모습이 숨어 있을지 상상조차 할 수 없다. 그래서일까, 한국으로 돌아온 지금 나는 또다시 인도네시아 비행기 티켓을 살펴보는 중이다.  

발리에는 쿠타만 있는 게 아니다. 발리 남쪽 울루와투에 자리한 드림랜드 비치의 핑크색 파라솔이 새파란 바다와 대조를 이룬다
발리에는 쿠타만 있는 게 아니다. 발리 남쪽 울루와투에 자리한 드림랜드 비치의 핑크색 파라솔이 새파란 바다와 대조를 이룬다

▶travel  info

Indonesia
인도네시아는 중국, 인도, 미국에 이어 세계 4위의 인구수를 자랑한다. 또한 세계에서 영토가 15번째로 큰 국가다. 동서 거리만 5,120km에 달한다. 우리나라와 비교하면 대략 20배 정도 크다. 이 나라에서 쓰이는 언어는 약 700개 정도다. 


religion 
인도네시아 인구의 90%는 이슬람이다. 그런데 발리 인구의 90%는 힌두교, 타나 토라자 인구의 90%는 크리스천이다. 또한 족자카르타의 보로부두르(Borobudur) 사원은 세계 최대의 불교 유적지다. 


Flores Island
지리적으로 ‘누사 퉁가라 티무르(Nusa Tenggara Timur)’주에 속한다. 누사는 열도, 퉁가라는 동남쪽, 티무르는 동쪽을 뜻하는데 대략 발리 동남부 지역을 통칭한다. 동서 길이는 450km이며 연중 기온은 25~34도다. 방문하기 가장 좋은 시기는 5~8월 사이다.


How to go
발리 응우라라이 공항에서 비행기를 타면 가장 손쉽고 빠르게 이동할 수 있다. 자카르타에서도 매일 라부안 바조까지 항공편이 운항한다. 2시간 25분 소요. 가루다인도네시아항공, 윙스 에어(Wing’s Air), 남 에어(Nam Air), 바틱 에어(Batick Air) 등이 플로레스를 오간다. 배로도 이동할 수 있다. 펠니(PELNI)라는 국영선사에서 운영하는 배를 타면 발리 베노아(Benoa)에서 라부안 바조까지 36시간이 걸린다.

 

Caution
현지 관광안내소는 외국인 여성 여행객에게 ‘보수적인’ 복장을 권한다. 이는 어깨를 가리는 셔츠, 무릎 아래까지 내려오는 스커트 등을 의미한다. 특히 사원이나 마을 등을 방문할 때는 반드시 단정한 복장을 갖춰야 한다. 또한 음식을 먹거나 다른 이에게 건네 줄 때, 악수할 때 왼손을 쓰면 안 된다. 인도네시아에서 왼손은 화장실에서 쓰는 손이다.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머리를 만져서도 안 된다. 이는 공격적인 행동으로 여겨진다.

 

글·사진 박준  에디터 강화송 기자
취재협조 여행업협회 발리지부 www.asitabali.org, 인도네시아관광청 서울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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