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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양·봉계, 지금 먹으러 갑니다

  • Editor. 강화송
  • 입력 2019.01.01 16: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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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KTX로 두 시간, 
언양·봉계 한우 불고기 특구를 맛있게 여행했다.

 

맛있는 여행, 언양·봉계 한우 불고기 특구 


어느 지역은 그 ‘맛’을 인정받아 고유명사로 음식 앞을 지킨다. 마치 울산 울주군의 ‘언양불고기’처럼. 서울역에서 울산까지 KTX로 2시간, 다시 울산역에서 울주군 언양까지는 차량으로 약 10분, 불고기 굽는 냄새가 코에 닿을 듯 가까운 거리니 ‘당일치기 먹방 여행지’로 제격이다. 

언양과 봉계를 이야기하며 ‘소’를 빼놓을 수 없다. 예로부터 이곳은 1,000m에 달하는 영남 알프스 고봉들과 풍부한 목초지를 바탕으로 푸줏간과 도축장이 발달했다. 자연스럽게 소고기 거래가 활발히 이루어졌고, 일제강점기 시절에는 좋은 소고기를 이용한 ‘불고기’가 발전하기 시작했다.

1960년대, 경부고속도로 건설을 위해 전국 각지에서 언양으로 모여든 근로자들에 의해 언양불고기의 명성은 전국구로 퍼져 나가기 시작했다. 그 결과 현재 언양과 봉계 지역은 ‘한우 불고기 특구’로 지정되어 있다. 무려 ‘한국 유일의 불고기 특구’다. 

언양·봉계 한우 불고기 축제
기간: 9~10월경 3일간 진행
주소: 울산광역시 언양, 봉계 지역 매해 번갈아 개최
홈페이지: etc.ulju.ulsan.kr/bulgogi

 

●언양
달콤한 맛, 언양불고기

불고기로 이름난 고장, 언양. 언양불고기가 이토록 사랑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딱 하나다. 맛있으니까. 맛의 원천은 재료에 있다. 언양·봉계 한우 불고기 특구에서는 1등급 이상의 울산 한우, 가장 맛이 좋은 3~4년생의 암소를 우선적으로 사용한다. 또한 48시간 이내 도축된 신선한 고기만을 선별해 구워 낸다.

이제 언양불고기의 특징을 알아보자. 첫 번째, 언양불고기는 광양불고기와 달리 저민 소고기에 양념이 숙성되는 과정을 24시간 거친다. 덕분에 풍부한 감칠맛이 매력적이다. 두 번째, 서울불고기와는 달리 고기를 뭉쳐 국물 없이 조리한다. 납작하고 동그스름하게 물기 없이 구워 낸 언양불고기는 겉은 바삭, 속은 촉촉하다. 젓가락으로 슬며시 반을 갈라 집어, 참기름에 살짝 ‘톡’ 찍어 먹으면 풍미가 배로 살아난다. 여기에 미나리까지 곁들이면 향긋 달콤한 맛에서 헤어날 수 없다.

언양 읍내에는 도로를 하나 두고 양옆으로 불고기 음식점이 가득하다. 저녁시간이면 울산, 경주, 전국구에서 오직 ‘언양불고기 맛’을 찾아 온 여행객들로 붐빈다. 하지만 웨이팅이 별로 없다. 이유는 직접 구워 나오기 때문이다. 덕분에 여행객들은 수고로움 없이 오로지 ‘맛’에만 집중할 수 있다. 자, 이제 언양 골목골목 거닐며, 맛있는 불고기 여행을 시작해 보자.

옥그릇에 담긴 기와집불고기


기와집이 단연 돋보이는 이유는 정말 ‘기와집’이기 때문이다. 언양에서 가장 오래된 기와집을 개조한 이곳은 1986년부터 약 30년째 불고기를 구워 내고 있다. 언양불고기와, 한우 우둔살과 달콤한 배를 버무려 낸 육회가 대표 메뉴다. 주인장이 직접 재료와 양념을 만들며 모든 음식을 천연 옥으로 만들어진 그릇, ‘와사옥기’에 담아 낸다. 먹기 좋은 상태로 구워져 나오는 불고기는 미나리와 궁합이 좋으며 식사 주문시 함께 제공되는 된장찌개 밥상이 정겹다. 고즈넉한 기와집에 맛 좋은 불고기, 정갈한 상차림까지. 기와집에서는 손님들이 두루두루 흡족하다.

기와집불고기
오픈: 11:00~21:00(명절 전날, 당일 휴무)  
주소: 울산 울주군 언양읍 헌양길 86  
가격: 한우 언양불고기 1인분(180g) 1만9,000원  
전화: 052 262 4884  
홈페이지: www.기와집.kr

 

●봉계
소금만 살짝, 봉계불고기

울산 언양과 경주 사이에 위치한 봉계는 1990년대에 불어 온 소고기 열풍 덕분에 주변 가게들이 모두 ‘숯불구이’ 간판을 내걸고 있다. 봉계불고기의 특징은 굵은 소금을 뿌려 참숯불에 직접 고기를 구워 먹는다는 것. 말 그대로 진짜 ‘불’고기인 셈이다.

언양에서 봉계까지는 차량으로 약 15~20분 정도가 소요된다. 택시를 이용할 경우 2만원 정도. 봉계로 향하는 택시 안에서 기사님이 슬며시 말을 걸어왔다. “불고기 먹으러 가나 봐요. 제대로 알고 가시네! 봉계불고기는 소금만 싹 뿌려서 핏기 살짝 돌 때 먹어야 제맛이죠!”라며 군침을 꿀꺽 삼킨다. “근데 그거 알아요? 사람들이 ‘제대로 된 소고기 맛을 느끼려면 봉계에서 가야지!’라고 하는데 사실 언양과 봉계에서 사용하는 한우는 크게 다르지 않아요. 둘 다 울산에서 길러 울산에서 도축한 맛 좋은 한우죠.” 언양과 봉계의 차이점은 단지 방식이다.

언양은 ‘요리’에 가까운 형태로, 봉계는 ‘재료’에 가까운 형태로 맛볼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봉계의 질 좋은 소고기는 대부분 조리 직전에 잘라 낸다. 고기를 잘라 오래 두면 육즙이 빠져 맛이 떨어지고, 공기와의 접촉에 의해 신선도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요리 직전, 고기결과 직각으로 잘라 내야 연한 불고기를 즐길 수 있다. 또한 고기를 구워 낼 때는 여러 번 뒤집지 말아야 한다. 고기를 불에 올린 뒤, 고기 위로 육즙이 배어 나오면 뒤집었다가 곧바로 접시에 내야 한다. 이처럼 완벽한 맛은 노력에서 비롯되는 법, 봉계의 불고기가 맛있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봉계에선 여기 봉계 전통숯불구이 

봉계불고기는 소금만 살짝 뿌려 굽기 때문에 ‘고기’ 자체가 중요하다. 그런데 봉계에서는 울산에서 자란 소를 도축해 사용하기 때문에 어느 식당이든 고기질은 모두 최상이다. 그렇다면 식당을 선택할 때 고려해야 할 사항은 무엇일까. “당연히 밑반찬! 된장찌개죠, 고기는 다 같아도 음식을 잘하는 집이 있기 마련이죠. 저기 보이는 봉계 전통숯불구이 집이 음식을 참 잘합니다”라며 택시 기사님이 추천해 주셨다. 수많은 숯불구이 전문점을 헤매고 있다면 이곳에서 시작해 보는 것이 어떨까. 맛은 보증한다. 

오픈: 매일 11:00~21:00  
주소: 울산시 울주군 두동면 두동로 1838
가격: 소금구이 2만2,000원, 육회 2만원  
전화: 052 262 9088

 

취재협조 울산광역시 울주군청
글·사진 강화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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