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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스카나의 전원을 달려 도착한 그곳, 더 몰 The Mall

  • Editor. 김진
  • 입력 2019.01.04 12: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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럭셔리 패션 브랜드만 모인 더 몰 아웃렛
럭셔리 패션 브랜드만 모인 더 몰 아웃렛

●솜씨 좋은 장인들의 이름으로


클래식 카를 타고 도착한 곳은 피렌체에서 시에나로 가는 길목에 있는 아웃렛, 더 몰(The Mall)이다. 이탈리아 피렌체는 쇼핑의 도시라고 불러도 과언이 아니다. 메디치 가문 이후 자금이 피렌체에 흘러들었고 모든 분야에서 솜씨 좋은 장인들이 모여들었다. 장인들이 모여드니 품질이 좋아졌고 가격대도 높아졌다. 고품질의 제품이 피렌체에 모여 있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더 몰 아웃렛은 요즘 토스카나에서 빼놓을 수 없는 여행코스로 각광받는 곳인데, 쇼핑을 즐겨하지 않는 나도 결국엔 하루를 꼬박 투자하고 말았다. “여행지에서 명품 쇼핑 따윈 하지 않아!”라고 당당하게 이야기했던 나 자신을 반성했다. 뭐든 단정할 필요는 없는 것이다. 나는 어떤 여행지에서보다 아웃렛에서 가장 많은 돈을 썼고, 중요한 것은, 일생일대 득템의 희열을 만끽했다는 점이다. 


더 몰 아웃렛에서 대표적인 브랜드는 구찌와 프라다다. “매일 배낭만 메고 다니는데 핸드백이 웬말이야?” 하는 순간 검은색 핸드백이 눈에 들어왔다. 녹색창에 가격 검색을 하기 시작했다. 가격검색을 할 때 한국 백화점처럼 눈치를 볼 필요가 별로 없다는 것도 좋았다. 직구 최저가가 100만원인 제품을 나는 70만원 정도에 샀다.

아웃렛에는 택스 리펀드 사무실이 있어서 편리하다. 택스 리펀드까지 받으니 60만원대로 구입가가 떨어졌다. 두고두고 쓸 것을 생각하면 오히려 한국의 백화점의 웬만한 브랜드보다 저렴한 수준이다. B브랜드의 머플러는 부티크 가격의 반값 수준, 편하다고 소문난 T브랜드의 신발은 20만원대에 살 수 있다. 개성이 강한 디자인이나 트렌디한 제품은 할인율이 70%까지 떨어져서 취향만 잘 맞는다면 득템 중의 득템을 할 수 있다.

명품 브랜드가 운영하는 구찌 카페는 의외로 캐주얼하다
명품 브랜드가 운영하는 구찌 카페는 의외로 캐주얼하다

●나를 위한 소확행 하나쯤


명품에 관심이 없다가도 할인율 앞에서는 스르르 무너진다. 지갑은 자꾸 열렸다. 더 몰 아웃렛이 다른 아웃렛과 다른 점은 구찌, 펜디, 생 로랑, 끌로에, 보테가 베네타, 알렉산더 맥퀸 등 우리가 알 만한 럭셔리 패션 브랜드들로만 구성돼 있다는 점이다. 무작정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저렴한 브랜드를 섞어 구성하지 않았다. 럭셔리 패션 브랜드만 고집하기에 아웃렛의 분위기는 쾌적하고 고급스럽다. 건물도 토스카나 산세와 어울리는 유연하고 심플한 곡선을 띄고 있다. 쇼핑하다가 밖을 내다보면 초록빛 올리브 밭이 펼쳐진다. 쇼핑을 하러 온 건지 이탈리아 시골 풍경을 감상하러 온 건지 잘 모르겠다. 공간이 주는 신선함 때문인지 쇼핑할 때 느껴지는 일종의 죄책감 같은 게 사그라든다. 

토스카나 와인과 페어링이 좋은 음식들
토스카나 와인과 페어링이 좋은 음식들

여행에서 좋은 걸 보고 맛있는 걸 먹고 잘 자는 것이 가장 중요하지만, 나를 위한 쇼핑도 여행의 중요한 일부분일 것이다. 지갑이 허락하는 선에서 나를 행복하게 해 주는 일이라면 말이다. 실제로 나는 100만원에 핸드백 하나와 머플러 하나, 스카프 하나를 장만했다. 한국에 와서는 그것만 갖고 있는 사람처럼 한 달 내내 잘 쓰고 있다. 피렌체 가죽 시장에서 튼튼한 가죽가방을 사고, 작은 가게에서 소박한 기념품을 샀다면 평생을 두고 쓸 만한 좋은 물건은 더 몰에서 사면 좋겠다.  

바게트에 생마늘을 문질러 올리브 오일을 찍어 먹으면 토스카나의 신선한 맛이 느껴진다
바게트에 생마늘을 문질러 올리브 오일을 찍어 먹으면 토스카나의 신선한 맛이 느껴진다

구찌 카페도 인기다. 명품 브랜드에서 카페를 운영한다면 어떤 모습일까 궁금했는데 생각보다 캐주얼하다. 구찌 매장 2층에 자리한 카페는 가벼운 점심식사와 음료, 와인을 즐기기 좋다. 실외 테라스로 나가면 그림같은 전원 풍경이 펼쳐진다. 신선하게 구워 나온 빵에 통마늘을 비벼 톡 쏘는 맛의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오일을 콸콸 부어 먹으면 토스카나의 온갖 자연이 입 안에서 춤을 춘다. 빵 하나에 행복한 순간이었다. 물론 토스카나 와인을 곁들이면 행복이 배가된다.

쇼핑은 아무래도 지치기 마련. 레스토랑에서 잠시 쉬어 가는 것도 좋다
쇼핑은 아무래도 지치기 마련. 레스토랑에서 잠시 쉬어 가는 것도 좋다 
토스카나 산세와 어울리도록 디자인된 더 몰 아웃렛
토스카나 산세와 어울리도록 디자인된 더 몰 아웃렛 ⒸThe Mall

●Tip for The Mall 

더 몰 럭셔리 아웃렛 가는 법
더 몰에서 운행하는 셔틀버스는 피렌체 시내에서 더 몰 아웃렛까지 한 시간에 한두 대 간격으로 매일 왕복 운행한다. 피렌체 중앙기차역 부근의 버스터미널에서 출발하며 편도 7EUR, 왕복 13EUR다. 검은색 대형 버스여서 눈에 잘 띈다. 호텔에서 바로 출발하고 싶으면 셔틀 밴이 유용하다. 호텔 컨시어지 혹은 더 몰 측에 직접 연락해 예약하면 되며, 1인당 35EUR(왕복)가 든다. 피렌체 시내에서 더 몰까지는 30분에서 40분 정도 걸리니 이동하는 데 부담도 없다. 최소 반나절 정도는 알뜰하게 보낼 수 있다.  

택스 리펀드 받는 법
더 몰엔 택스 리펀드 사무실이 있어서 어디보다 편리한 쇼핑이 가능하다. 한 매장에서 155EUR 이상 구매하면 택스 리펀드를 받을 수 있다. 택스 리펀드 사무실에서는 매장에서 받은 택스 리펀드 서류와 여권, 신용카드를 제시하면 처리를 도와준다. 즉시 현금으로 환급받는 방법과 카드로 환불받는 방법 두 가지가 있는데, 현장에서 보면 대부분 현금으로 많이 받는다. 현금으로 환급받은 택스 리펀드 서류는 출국 공항에서 택스 리펀드 서류에 세관 확인 도장을 받아서 우편함에 접수하거나 해당 사무실에 제출해야 한다. 서류를 공항에서 접수하지 않으면 등록된 신용카드로 환급받은 현금만큼 재청구가 되니 유의해야 한다. 

▶Tip 또다른 피렌체 쇼핑  
산타 마리아 노벨라 약국(Officina di Santa Maria Nouvella)

보석같은 쇼핑 스폿이 있다. 피렌체 도심에 있는 산타 마리아 노벨라 약국이다. 도미니크회 수도사들이 1221년부터 약초를 재배하며 천연 약품을 만들었는데, 효능이 널리 알려지게 되면서 지금까지 명성을 이어 오고 있다. 주로 화장품, 건강보조제, 향수, 포푸리 같은 제품을 판매하며 종류는 무척 다양하다. 모 대기업에서 들여와 국내에서도 구할 수 있지만 종류가 한정돼 있다.

가성비가 좋은 것은 포푸리와 화장품이다. 약초로 만들었기 때문에 익숙하거나 달콤한 향기는 아니지만 힐링이 되는 기분이다. 건물은 돔 형태이며 조각상과 샹들리에는 고풍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거의 역사박물관이나 다름없다. 우리가 생각하는 화장품 매장이나 약국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라서 쇼핑보다는 피렌체의 한 역사를 체험해 본다는 마음으로 들러 보면 더욱 흥미롭다.


글·사진  김진  에디터 트래비 
취재협조 더몰 www.themall.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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