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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에서는 이들처럼

  • Editor. 김예지 기자
  • 입력 2019.05.03 09:45
  • 수정 2019.05.22 09:56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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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온 후 그 국수집의 국물이 유독 진해진다는 걸 알게 된 날이었다. 주인이 누군지도 모르는 파스텔 대문이 좋아 몇 번이고 맴돌다 바텐더가 귀여워서 평소보다 알딸딸하게 마셔 버렸다. 하루가 낮과 밤으로 나뉘는 건 싱가포르에서 축복이었다.

보라와 경식, 싱가포르 슬링이 처음 만들어진 롱바에서
보라와 경식, 싱가포르 슬링이 처음 만들어진 롱바에서

3월이 거의 동날 무렵, 한창 핫한 이 커플과 싱가포르로 떠났습니다. 소위 ‘금손 남친’이라 불리는 영상 크리에이터 김경식 작가(Kyung6Film)와 그의 여자친구이자 모델 김보라씨와 함께요. 현지인이 득실한 식당에서 국수 한 그릇을 비우고, 싱가포르 전통의상을 입고, 럭셔리 바(bar)에서 칵테일도 한 잔 했던 시간들을 한 겹씩 펴 봅니다. 글과 사진으로, 이 여행기는 주로 전지적 관찰 및 참견 시점에서 쓰입니다. 1인칭 시점의 에피소드들은 경식스필름 유튜브 채널에서 볼 수 있습니다. 유튜브 Kyung6Film

싱가포르의 상징과 같은 마리나베이샌즈
싱가포르의 상징과 같은 마리나베이샌즈

 

●터널 뒤에 놓인 길


“이제 나 숨 쉬는 것도 싫냐?” 6년을 만났다는 커플의 말에 하필이면 이 대사가 떠오를 게 뭐람. 꽤 오래 전 봤던 <6년째 연애 중>이라는 영화 속 한 장면이 난데없이 툭하고 떠오른 것이다. 맘 잡고 본 것도 아니고 그저 티저였을 뿐인데. 3월 말 공기는 숨이 턱턱 막히지는 않을 정도로 성겼지만, 싱가포르다. “가끔 꼴도 보기 싫을 땐 진짜 곤란해요(웃음).” 싸웠을 때조차 웃는 얼굴로 일해야 하는 사이란 말이다. 말은 그렇게 해도 서로를 바라보는 눈에 꿀샘이 진득한 이 커플, 샘난다.  

6년째 연애 중인 커플도 뜨거울 수 있다. 장소는 캄퐁 글램(Kampong Glam)
6년째 연애 중인 커플도 뜨거울 수 있다. 장소는 캄퐁 글램(Kampong Glam)

영상 감독과 모델, 그 전에 남자친구와 여자친구인 경식과 보라는 수없이 공과 사를 오가는 중이다. 여행을 하고 있다. 국립발레단 소속 발레리노 생활을 그만둔 경식은 영상을 과감히 업으로 삼았고, 연극영화과 전공 후 배우 생활을 하던 보라는 경식의 모델이 됐다. 지난여름 경식 연출, 보라 출연의 오사카 영상이 여행 커뮤니티 ‘여행의 미치다’에서 그야말로 대박이 났다. 이후 세이셸, 캐나다를 평정(이라는 단어는 과언이 아니다)한 후 이번엔 싱가포르. 보라는 두 번째, 경식은 난생 처음이다. 창이공항을 벗어나 깜깜한 터널을 뚫고 지났다. “와~ 나무가 진짜 많네요.” 호텔로 가는 택시 안에서 경식이 신기한 듯 운을 띄운다. 길에 초록이 일색이다. 

뭘 먹어도 근사해지는 것 같은, 차임스
뭘 먹어도 근사해지는 것 같은, 차임스

●파스타 말고 락사


조경이 인상적이라는 낯선 여행자의 말은 싱가포르 입장에서는 기쁘다. 싱가포르 정부 주도로 녹색도시(Green City)를 조성하기 시작한 게 1963년부터라니, 어언 50년 넘게 열과 성을 다한 셈이다. 가든스 바이 더 베이(Gardens by the Bay), 보타닉 가든(Singapore Botanic Gardens) 등 지금의 랜드마크가 탄생하게 된 데는 당시 총리였던 리콴유(Lee Kuan Yew)의 공이 컸다. 거리에 나무 심기, 세계적 수준의 정원 만들기 등 세부계획을 가지치기 하듯 추진했고 열대우림과 습지는 개발이라는 유혹을 뿌리치고 보존을 택했다. 싱가포르 면적의 40% 이상이 녹지라는 사실은 의외지만 사실이다. 어딘가 높은 곳에서 도시를 내려다본다면 말이다.


호텔에 도착했을 때 손목시계는 오후 6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고로 싱가포르는 5시, 눈 뜨고 먹은 거라곤 기내식뿐이라니. 실패 없는 ‘안전빵’이 필요한 타이밍에 큰 고민 없이 차임스(Chijmes)*로 경식과 보라를 이끌었다. 19세기 수도원으로 쓰이던 고딕 건물이 아이러닉하게도 술과 음식을 파는 다이닝 장소가 된 곳이다. 싱가포르뿐 아니라 미국, 멕시코, 중국 등 레스토랑 가짓수도 많으니 아직은 데면데면한 동행의 취향을 알기에도 적합할 터. 버거, 파스타, 아시안 푸드까지 호불호가 적은 레스토랑 ‘프리베(Prive)’에 자리를 잡았다. 


“저는 락사요!” 응당 샐러드나 파스타를 고르겠거니 했던 보라의 선택은 의외로 락사(Laksa). 싱가포르나 말레이시아에서 흔히 보이는 국물 쌀국수다. 이때까지만 해도 한 번 시도해 본 거겠지 싶었는데, 시간이 갈수록 보라의 락사 사랑은 지대했다. 택시 아저씨들에게 락사 맛집을 묻고 다니는가 하면, 호텔 조식에서도 늘 락사를 고집하던 그녀는 작년 싱가포르에 왔을 때 그 맛에 푹 빠졌단다. “걸쭉하고 매콤하고 진하게 우러나는 맛이 좋아요.” 애프터눈 티에 마카롱 한 조각이 어울릴 것 같은 보라는 실제로 한식과 낫또를 좋아한다. 역시 겉만 보고 판단하는 게 아니다. 사람도 수도원도, 도시로만 믿었던 싱가포르마저.     

생선이나 닭으로 우린 국물 쌀국수, 락사
생선이나 닭으로 우린 국물 쌀국수, 락사 ©싱가포르관광청

*차임스 | 1840년 유명 건축가였던 조지 콜맨(George Coleman)이 지은 콜드웰 하우스(Caldwell House)를 1850년대 한 프랑스 신부가 여학교를 설립할 목적으로 사들였다. 이후 건물은 고아원과 수도원 등으로 사용되다 1983년 대대적인 리모델링을 거쳐 소셜 다이닝 공간이 되었다. 차임스(Chijmes)라는 이름은 1854년 설립된 가톨릭 여학교 ‘Convent of the Holy Infant Jesus’의 앞 글자를 딴 것이다. 

차임스(Chijmes)
운영시간: 월~금요일 08:00~15:00, 토~일요일 08:30~16:00
주소: 30 Victoria Street, Singapore 187996
전화: +65 6337 7810

페라나칸 소품들이 한가득인 킴 추 쿠에 창 부티크는 꼭 박물관 같다
페라나칸 소품들이 한가득인 킴 추 쿠에 창 부티크는 꼭 박물관 같다

●결국에 인생은 아름다우므로

락사는 확실히 복선이었다. “어제 여기 왔었어요! 락사로 유명하다고 해서.” 시티 중심에서 멀어지는 이 길목과, 경식과 보라는 이미 일면식이 있단다. 다음날 우리는 카통(Katong)으로 향하던 중이었다. 15세기부터 말레이 반도로 본격적으로 이주해 온 중국인들은 토착민인 말레이인과 결합해 독특한 문화를 틔웠다. 페라나칸(Peranakan)이라는 이름으로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에서 그 후손들이 명맥을 잇고 있는데, 싱가포르에서는 카통 지역에 주로 모여 있다. 그러니까 우리는 이날 카통에서 페라나칸을 만날 운명이었다. 중국식 국수에 말레이 현지 재료가 더해졌다는 락사의 기원설만 보더라도. 


에드몬드(Edmond)를 만났다. “페라나칸은 사실 인종의 결합(Marriage of Race)이라기보다 문화의 결합(Marriage of Culture)에 가까워요.” 킴추 가문의 7대손인 그는 가업을 물려받아 페라나칸 의상 및 음식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1945년 에드몬드의 할머니인 킴추 여사는 페라나칸 전통 음식과 소품을 판매하는 킴 추 쿠에 창(Kim Choo Kueh Chang)을 열었다. “중국, 말레이, 인도, 아랍, 심지어 유럽인까지 다양해요. 서로 섞인 문화를 함께 향유한다는 뜻이지, 꼭 혼혈을 의미하진 않아요.” 싱가포리안(Singaporean)은 국적일 뿐 인종이 아닌 것과 비슷한 이치다. 페라나칸인 에드몬드는 중국인이다.


킴추쿠에창의 주 메뉴인 논야 쌀만두(Nyonya Rice Dumplings)*는 락사와 함께 페라나칸의 대표 음식으로 꼽힌다. 중국 축제음식인 쌀만두에 말레이 반도 토착 재료를 가미해 만들어졌다. “삼각김밥같이 생겼는데 음, 코코넛 잎을 벗기고 제가 한 번 먹어 보겠습니다.” 경식이 든 카메라를 보고 보라가 태연하게 만두 한 입을 문다. “짭짤한데 달달하고 그러네요?” 더 달달하게끔 다음은 디저트. 떡 같은 질감의 크레페(Crepe)라고 해야 하나, 쌀을 뭉쳐 만든 중국식 디저트 쿠에(Kueh)에 킴추 여사는 빨강, 노랑, 초록 등 겹겹이 다른 색을 넣었다. 밝은 부분으로 인생의 행복한 순간을, 어두운 부분으로는 슬픈 순간을 의미하며. 보라의 페라나칸 시식회는 여전히 상영 중이다. “한 겹씩 뜯어먹는 거라는데 저는 그냥 푹 한 숟가락에 떠 버렸네요(웃음).” 규칙은 어겼을지 몰라도 그게 뭐 그리 중할까. “한 조각의 쿠에가 가진 의미는 인생은 아름답다(Life is Beautiful)죠.” 어차피 에드몬드의 결론은 정해져 있는 것을.

알록달록한 파스텔 톤 집들이 인상적인 쿤셍로드
알록달록한 파스텔 톤 집들이 인상적인 쿤셍로드

돌아서는 길, 그는 페라나칸 하우스를 보여 주겠다며 직접 길을 안내하는 호의를 베풀었다. 오전 내내 물 먹은 횡단보도를 몇 개 건너자 파스텔 톤의 집들이 엽서처럼 이어졌다. 한 바탕 소나기가 가신 쿤셍로드(Koon Seng Road)에는 옅은 바람이 불었다. 집집이 바람개비가 물기를 털어 내며 다시 돌기 시작한다. 인생이 그런 거다.

*논야 쌀만두 | 쌀만두는 중국인들이 매년 6월 용선제(Dragon Boat Festival)에 먹는 전통 축제음식이다. 말레이 반도로 이주한 중국인들이 중국 음식에 지역 토착 재료를 결합한 음식을 논야 음식이라고 부르는데, ‘논야’는 페라나칸 여자를 의미한다.

킴 추 쿠에 창 부티크 투어
주소: 109/111 East Coast Road, Singapore 428800/428801
45분~1시간 소요, 최소 5명 최대 30명 규모로 진행 
요금: 1인당 12.5SGD
홈페이지:  www.kimchoo.com

한동안 리노베이션을 마치고 다시 문을 연 래플스 호텔의 롱바
한동안 리노베이션을 마치고 다시 문을 연 래플스 호텔의 롱바

●양껏 까고 세차게 버려라

며칠 겪어 본 바 그런 사람들이긴 했다만. “이거 정말 바닥에 이렇게 버려도 돼요?” 테이블마다 놓인 땅콩 자루의 사연을 듣고도 망설여지는지 경식이 거듭 되물었다. 그가 그나마 맘을 놓은 건 이 두 글자를 확인한 후다. ‘전통’. 래플스 호텔의 롱바(Long Bar)에서는 땅콩을 까먹고 바닥에 껍질을 버린다. 1900년대 초반 처음 오픈할 때만 해도 롱바는 지금 같은 럭셔리 바가 아니었다. 철도가 발달하기 시작한 무렵, 말레이시아에서 정원사들은 주말에 싱가포르로 오곤 했고 롱바는 그들이 모여 술을 마시던 장소였다. 그때 그 바닥 그대로, 지금도 땅콩 껍질이 나뒹군다.

“매번 청소하는 것도 일이겠어요.” 전통을 몸으로 익힌 보라가 자꾸만 땅콩을 깐다. 유일하게 쓰레기를 바닥에 버리길 권장하는 곳, 게다가 안주가 무한리필이라니. 여기가 싱가포르라는 사실을 기억하는 한 양껏 까먹고 세차게 버려야만 할 것이다.

포스가 남다른 헤드 바텐더는 실제로 매우 상냥했다 

스트레스 해소(?!) 외에도 롱바를 찾을 이유는 또 있다. 싱가포르의 국민 칵테일 격인 싱가포르 슬링(Singapore Sling)이 바로 이곳에서 처음 만들어졌다. 1915년, 롱바의 바텐더였던 나이암 통 분(Ngiam Tong Boon)은 파인애플 주스와 라임 주스를 넣은 칵테일을 고안했다. “당시만 해도 공공장소에서 여성들이 술을 마시는 것에 엄격한 때였죠. 그래서 여성들이 들고 있어도 자연스러운 비주얼의 칵테일을 만들게 됐어요. 물론 진을 살짝 넣어서.” 싱가포르의 노을을 닮았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헤드 바텐더가 눈앞에서 만들어 준 한 잔의 싱가포르 슬링은 밑으로 갈수록 핑크 장밋빛으로 짙어졌다. 볼이 붉어진다는 이유로 목테일(Mocktail, 알코올이 들어가지 않은 칵테일)을 시킨 보라는 이 칵테일의 ‘취지’를 역행했지만, ‘진짜’ 슬링이 답이다. 진리란 시간에 구애 받지 않고, 롱바의 오픈 시간은 오전 11시다.  

목테일을 칵테일처럼, 싱가포르 슬링 한 잔
목테일을 칵테일처럼, 싱가포르 슬링 한 잔

롱바(Long Bar)
운영시간: 매일 11:00~23:00
주소: Raffles Hotel, 1 Beach Road, Singapore 189673
전화: +65 6337 1886

해 질 녘 즈음 스모크 미러즈는 바빠지기 시작한다
해 질 녘 즈음 스모크 미러즈는 바빠지기 시작한다

 

●예상치 못한 변수의 쓰임새

가장 싱가포르다운 하루를 계획했다. 싱가포르에 오면 꼭 봐야 한다는 멀라이언(Merlion, 반은 인어, 반은 사자라서 붙은 이름)을 보고 싱가포르에서 꼭 먹어야 한다는 칠리크랩을 먹고 싱가포르 야경이 잘 보이는 루프톱 바에 오를 심산으로. 가는 날이 정말로 장날인 건 몰랐지 말이다. 마리나 강변에서 한참 물을 뿜고 있어야 할 멀라이언이 하필이면 잠시 공사 중일 줄은. 도시에 있는 엄마와는 달리 아빠 멀라이언은 열심히 돈을 버느라 센토사섬(Sentosa Island)에 산다지만, 그보다는 가까운 차선을 택하기로 했다. 엄마 멀라이언 뒤에 있는 아기 멀라이언을 보러 갔더니 아니나 다를까, 여행객들의 애정을 독차지하고 있다. 가족 비즈니스 같으니라고.  

사람과 비와 함성과 활기가 뒤섞였던 마라톤 현장
사람과 비와 함성과 활기가 뒤섞였던 마라톤 현장

“칠리크랩이나 먹으러 가요!” 저녁 6시30분경, 멀라이언 파크와 멀지 않은 팜비치 시푸드 레스토랑(Palm Beach Seafood Restaurant)을 찾았다. 따로 예약을 하지 않은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단 1시간. 7시30분에 예약 손님이 있어 그전에 식사를 마쳐야 한다는 것이다. 에라 모르겠다, 일단 앉자. ‘시가’라고 써진 위험한 가격의 칠리크랩 2.4kg을 주문했다. “윽! 그거 손 씻는 물 아니야?” 어쩐지 넓적한 그릇에 담겨 나온 물을 마시려는 경식을 보라가 뒤늦게 말려 보지만 이미 꿀꺽. 주문한 지 거의 40분이 되서야 모습을 드러낸 칠리크랩의 고고함에 벌어진 일이다. 그 후 금손 남친이 아니라 게손 남친이 됐다는 우스갯소리를 주고받으면서도 20분의 시간은 놀랍게도 충분했다. 먹기는 번거롭지만 봐 준다. 게 눈 감추듯 먹어치웠으니.


야경이 잘 보이는 루프톱 바는 내셔널 갤러리(National Gallery Singapore)에 있는 스모크 & 미러즈(Smoke & Mirrors). 마리나 베이 샌즈(Marina Bay Sands)가 정면으로 보이는 위치에서 칵테일 한 잔을 주문했지만, 생각만큼 여유롭지 못했다. 갤러리 앞 잔디밭, 파당(Padang)을 중심으로 때마침 마라톤이 한창이었다. 출발신호를 기다리는 사람들로 잔디밭은 모처럼 까만색이었다. 날씨라도 좋으면 좋으련만. 달리기엔 하늘이 궂었다. “파이브, 포, 쓰리, 투, 원, 고!” 어쨌거나 다가온 신호에 그 많은 사람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계획도시라 그런가, 싱가포르는 꼭 레고 같아요. 건물도 도로도 딱딱 정리된 느낌이랄까요.” 보라의 말마따나 모든 것이 장난감 같다고 생각한 순간이었다. 번개가 쳤다.

마리나 베이 샌즈가 정직하게 보이는 위치에서
마리나 베이 샌즈가 정직하게 보이는 위치에서

반짝, 카메라 플래시가 터지는 것처럼. 색색 옷을 입고 달리는 참가자들을 따라다니며 카메라를 들이대는 사진기자의 카메라에는 복식 발성을 이어가는 진행자와 가랑비에 아랑곳 않는 안전요원들이 담겼을 것이다. “그 예쁘다는 노을을 못 보고 가는 게 아쉽긴 해요.” 이날 경식과 보라의 싱가포르에는 안타깝게도 (엄마) 멀라이언도 핑크빛 노을도 담기지 못했다. 구름에 묻혀 버린 야경 역시 하이라이트로 삼기에는 희미했다. “다음번에 올 땐 좀 더 말끔하겠죠?” 계획대로 되지 않은 여행이 그럼에도 나름 쓸 만한 이유는, 다음을 기약하기에 이보다 좋은 핑계가 없기 때문이다.    


스모크 & 미러즈(Smoke & Mirrors)
운영시간: 월~목요일 15:00~01:00, 금요일 15:00~02:00, 토요일 12:00~02:00, 일요일 12:00~01:00
주소: 1 St. Andrew’s Road, #06-01 National Gallery  Singapore, Singapore 178957
전화: +65 9380 6313 


팜비치 시푸드 레스토랑(Palm Beach Seafood Restaurant)
운영시간: 매일 12:00~14:30, 17:30~22:30
주소: 1 Fullerton Road, #01-09 One Fullerton, Singapore 049213
전화: +65 6336 8118

하지래인

▶travel  info

AIRLINE
싱가포르항공,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이 인천-싱가포르 직항 노선을 운항한다. 비행시간은 6시간 20분 정도.


▼about 
TIME & CURRENCY 싱가포르의 시간은 한국보다 1시간 느리게 간다. 환율은 때에 따라 1SGD에 820~840원을 오간다.
CLIMATE 싱가포르는 늘 여름이다. 연중 섭씨 24~32도 기온의 습한 날들이 계속된다. 6~8월, 11~1월을 본격적인 우기로 분류하며, 소나기성 비가 내린다.
CULTURE & LANGUAGE 싱가포르는 다민족 국가다. 중국(74%), 말레이(13%), 인도(9%), 기타(3%) 출신의 다양한 사람들이 뒤섞여 살아간다. 영어를 공용어로 사용하지만 출신과 배경에 따라 또 다른 언어를 구사하기도 한다. 

TRANSPORTATION
창이공항뿐 아니라 웬만한 명소까지, MRT 철도가 잘 연결돼 있다. 이지링크(EZ-Link) 카드(12SGD, 보증금 5SGD 포함)를 충전해 사용하거나, 투어리스트 패스(1일권 10SGD, 2일권 16SGD, 3일권 20SGD, 각각 보증금 10SGD 포함)를 이용하는 방법이 있다. 택시나 그랩(Grab) 앱을 이용하는 것도 방법인데, 우버(Uber)는 작년 그랩과 합병돼 더 이상 이용할 수 없다. 싱가포르의 주소는 상당히 정확한 편이라 드라이버에게 위치를 설명하기도 쉽다.

NEW SPOT
디자인 오차드 Design Orchard 

싱가포르 쇼핑의 메카, 오차드 로드에 지난 1월 새롭게 들어선 편집 숍이다. 옷, 액세서리, 문구, 캔들, 디퓨저 등 60여 개의 싱가포르 로컬 브랜드를 한층 한공간에서 만날 수 있다. 누구에게나 열린 루프톱 휴식 공간과 구멍이 송송 난 건물 디자인도 오차드 로드의 다른 쇼핑몰엔 없는 요소다.

운영시간: 매일 10:30~19:30
주소: 250 Orchard Road, Singapore 238905
홈페이지: www.designorchard.sg    

MUSEUM
내셔널 갤러리 싱가포르 National Gallery Singapore

싱가포르 최대의 모던아트 갤러리로 약 10년간 리노베이션 끝에 2015년 11월 오픈했다. 이전에 싱가포르 대법원과 시청이었던 건물을 이어 붙여 실제로 코트홀과 시티홀, 두 건물을 잇는 복도가 약간 경사져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1만점이 넘는 작품이 아니더라도 레스토랑과 카페, 기념품 숍, 바(bar)까지 갤러리를 찾을 이유가 다분하다.  

운영시간: 월~목·토·일요일 10:00~19:00, 금요일 10:00~19:00
주소: 1 St Andrew’s Road, Singapore 178957

GARDEN
싱가포르 보타닉 가든 Singapore Botanic Gardens

싱가포르 최대 식물원이자,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식물원이다. 약 82만 평방미터를 어차피 한 번에 다 둘러보긴 힘드니 지도에서 원하는 구역을 찍어 가는 것이 현명하다. 1,000여 종 이상의 난초를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내셔널 오키드 가든(National Orchid Garden)과 커플 스냅 배경으로 제격인 어퍼 링 로드(Upper Ring Road)가 그중 인기 목적지다.

운영시간: 매일 05:00~00:00  
주소: 1 Cluny Road, Singapore 259569

 

글 김예지 기자  사진 강화송 기자
취재협조 싱가포르관광청 www.visitsingapo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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