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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처럼만 한적하게, 푸꾸옥

  • Editor. 정영은
  • 입력 2019.06.03 09: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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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긴 케이블카에서 바라본 어촌 마을
세상에서 가장 긴 케이블카에서 바라본 어촌 마을

살포시 더위를 품은 푸꾸옥의 바람에게 속삭였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지금처럼만 한적함을 품어 다오.”

 

푸꾸옥(PHU QUOC)
푸꾸옥은 베트남 남서부에 위치한 휴양지로 개발이 한창 진행 중이다. 베트남의 다른 유명 휴양지인 다낭이나 나트랑에 비해 관광 인프라가 뛰어나지는 않지만, 유네스코 생물보전 지역으로 지정될 만큼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덜 붐비는 휴양’을 즐기고 싶은 여행자에게 안성맞춤 휴양지다.  합리적인 가격의 5성급 리조트와 투명한 비치에서 쉼을 즐기기에 제격이다.

혼톰섬 해먹에서의 시간은 여유를 통째로 가져다준다
혼톰섬 해먹에서의 시간은 여유를 통째로 가져다준다

●느림으로 버무려진 시간 


이른 아침, 푸꾸옥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처음 만나는 여행지를 너무 이른 시간에 마주하는 건 아닐까 싶었는데, 푸꾸옥의 아침은 여행을 시작하기에 적당한 온도로 우리를 맞이해 주었다. 새벽 비행으로 지친 몸에 휴식을 줄까도 생각했지만, 유난히 따스하게 감기는 아침 공기가 아까워 그대로 시내로 향하는 버스에 몸을 실었다. 차장 밖으로 지나가는 풍경은 베트남의 여느 휴양지와는 조금 다른 느낌이었다. 모든 게 더디게 움직이는 것 같은. 살포시 더위를 품은 아침 바람에서, 바다를 바라보며 망중한을 즐기는 누군가의 뒷모습에서, 심지어 출근길 도로를 누비는 오토바이에서도 여유가 묻어났다. 화려함이나 북적임과는 어울리지 않는 느릿한 속도로 푸꾸옥의 공기는 흐르고 있었다. 푸꾸옥의 지명이 ‘풍요로운 땅’을 의미한다고 하던데, 아무래도 ‘여유가 풍요로운 땅’이라고 고치면 더 어울리지 않을까 싶었다. 굳이 마다할 이유가 없는 느릿함에 반색하며 여행을 시작했다.

베트남 특유의 오토바이크 빵빵 소리도 한 박자 느리게 흘러간다
베트남 특유의 오토바이크 빵빵 소리도 한 박자 느리게 흘러간다

푸꾸옥에서의 시간은 언제나 한적함이 가득했다. 어딜 가나 친절한 미소를 만날 수 있었고, 깔끔한 리조트에서 여유를 부리는 일은 입 안에 설탕 한 스푼을 머금고 있는 것처럼 달콤했다. 투명한  해변에는 어른들의 늘어짐과 아이들의 웃음소리로 가득했고, 즈엉동 야시장(Cho Dem Phu Quoc)의 시끌벅적은 여행지의 설렘을 한 옥타브쯤 높여 주었다. 물론 식도락이 빠질 수 없다. 베트남 남부식이라는 오징어 쌀국수의 시원한 국물 맛에 “크” 소리가 절로 나왔고, 신선한 해산물 바비큐에서는 푸꾸옥이 선사하는 자연의 맛을 온전히 느낄 수 있었다. 그렇게 적당한 휴식과 적당한 놀 거리, 먹거리가 느릿한 시간 안에 버무려졌다.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푸꾸옥에 남아 있을 누군가에게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지금처럼만 한적함을 품어다오”라고. 

푸꾸옥과 혼톰섬을 연결하는 케이블카
푸꾸옥과 혼톰섬을 연결하는 케이블카

세계에서 가장 긴 케이블카
선월드 혼톰 네이처 파크 Sun World Hon Thom Nature Park

그저 쉬기에 지루하다면 푸꾸옥에서 가장 인기 있는 즐길 거리인 선월드 혼톰 네이처 파크의 케이블카를 타 보자! 푸꾸옥과 혼톰(Hon Thom)섬을 연결하는 케이블카는 총 7,900m로 세계에서 가장 긴 해상 케이블카로 등재되어 있다. 한 번에 최대 30명까지 탈 수 있으며, 편도 20분 정도가 소요된다. 살짝 무섭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하늘 위에서 바라보는 초록 가득 섬들과 투명한 바다에 마음을 뺏겨 무서울 겨를이 없었다. 게다가 혼톰섬에 도착해서 마주하는 프라이빗 비치는 바다와 하늘의 경계를 알 수 없는 파란색 안에서 신선놀음을 하기에 제격이다. 혼톰섬에서 출발할 때도 티켓 검사가 이뤄지니 티켓은 소중히 보관하는 걸로!

운영시간: 08:30~17:30(점심시간 12:00~13:00 운영 중단)  
주소: Red ground, An Thoi town, Phu Quoc
홈페이지: www.honthom.sunworld.vn
Tip: 키가 140cm 이상이면 어른 요금을 지불해야 한다. 
왓쓰리워즈: ///마음껏.등산복.아까

후추 농장에서 방금 수확한 후추열매
후추 농장에서 방금 수확한 후추열매

톡 쏘는 후추에 반했다 
응옥하 후추 농장 Ngoc Ha Pepper Farm

미처 몰랐다. 베트남의 후추가 유명할 줄이야. 게다가 그중에서도 으뜸이 푸꾸옥 후추일 줄이야. 우기가 짧고 1년 내내 고온을 유지하는 베트남의 날씨는 품질 좋은 후추를 생산하는 최적의 환경이다. 농장에 들어서면 나무 기둥에 감겨 하늘로 자라는 후추나무가 가지런히 서 있는데, 건들면 톡 하고 터질 거 같은 초록의 후추들이 알롱알롱 달려 있다. 우리나라 후추보다는 톡 쏘는 향과 맛이 강해서 요리에 사용하면 후추 본연의 맛을 조금 더 느낄 수 있다. 응옥하 후추 농장에서는 흑후추뿐 아니라 백후추와 적후추도 판매하고 있으니 용도에 맞게 구매할 수 있다.

운영시간:  06:30~19:00
주소: TL47, Duong Dong, Phu Quo
왓쓰리워즈: ///전담.감상적.뭉치는

즈엉동 야시장에서 미식을 책임지는 버터 굴 구이
즈엉동 야시장에서 미식을 책임지는 버터 굴 구이

야시장의 낭만
즈엉동 야시장 Cho Dem Phu Quoc

휴양지의 밤을 즐거움으로 가득 채워 줄 즈엉동 야시장은 푸꾸옥의 중부에 위치한다. 오후 5시부터 전구가 반짝거리기 시작하면서 다양한 먹거리, 쇼핑거리로 여행객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그중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은 바로 마약 땅콩이다. 치즈맛부터 소금맛, 양파맛 등 다양한 시즈닝이 입혀진 땅콩으로, 한 번 입을 대면 끊을 수 없는 맛이다. 어느 가게에서 살지 고민할 필요도 없다. 시장 곳곳에서 손바닥에 올려 주는 땅콩 판매원들을 만날 수 있으니! 충분히 맛보고 구매하면 된다. 

운영시간:  17:00~22:00
주소: Khu 1, Duong Dong , Phu Quoc
왓쓰리워즈:  ///진정.갈아타다.절약

오늘도 서로의 안녕을 기원하는 딘커우사원
오늘도 서로의 안녕을 기원하는 딘커우사원

그대의 안녕을 기원합니다.
딘커우사원 Dinh Cau Shrine

딘커우사원은 물고기 잡이로 생계를 유지했던 푸꾸옥 어민들의 안녕을 기원하는 사원으로, 지금도 많은 현지인들이 바다의 여신 티엔 허우(Thien Hau)에게 기도를 드리기 위해 찾아오는 곳이다. 사원 자체의 규모가 크거나 꾸밈이 화려한 건 아니지만, 서로의 안녕을 기원하는 모습에 절로 마음이 따스해지는 곳이다. 바다를 마주하고 있어서 현지인들에게는 일몰 명소로도 유명하다. 즈엉동 야시장과 가까워 야시장 방문 전 잠시 방문하는 것을 추천한다.

운영시간: 07:00~18:00
주소: Bach, Zone 1, Duong Dong, Phu Quoc
왓쓰리워즈: ///팔았다.여정.매력적

 

▶AIRLINE
비엣젯항공은 2018년 12월부터 인천-푸꾸옥 직항 노선을 주 7회 운항 중이다. 인천에서 오전 1시45분에 출발하여 오전 5시10분에 현지에 도착한다. 푸꾸옥에서는 오후 3시20분 출발하여, 오후 10시45분에 인천에 도착하는 스케줄이다.  www.vietjetair.com
 

글·사진 정영은  에디터 천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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