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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서 바다까지 제주를 거닐다

  • Editor. 최재원
  • 입력 2019.08.01 09: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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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다시 찾은 제주의 하늘은 바다처럼 푸르렀고 바다는 하늘처럼 파랗고 드넓었다. 하늘과 바다, 늘 그곳에 있어 당연한 듯 지나치던 것들이 제주에선 유난히 도드라져 보인다. 이번 여행에선 당연한 것들을 무심히 흘려보내지 않기로 했다. 하늘에서 바다까지, 모두! 

섭지코지, 하늘과 땅과 바다를 모두 품었다
섭지코지, 하늘과 땅과 바다를 모두 품었다

●Day 1 
하늘을 걷는 시간


제주에서, 아니 우리나라에서 하늘과 가장 가까운 곳을 찾았다. 백두산, 금강산과 함께 한국의 3대 영산으로 꼽히는 남한 최고봉(1,950m) 한라산은 하늘의 은하수를 잡아당길 만큼 높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도공도공’ 심장이 터질 듯 망치질을 시작하고 헐떡이는 숨을 따라 다리가 무거워지기 시작한다. 온몸이 나만 들을 수 있는 환상의 비트박스를 만들어 낸다. 타인이 만들어 내는 소음에서 벗어나 오랜만에 오롯이 느껴보는 나의 소리다. 


‘물을 달라!’, ‘휴식을 달라!’, ‘당장 하산하지 않으면 내일 아주 아프게 해 줄 테다!’ 비록 회유라곤 눈곱만큼도 찾아볼 수 없는 협박뿐인 이야기가 대부분이지만 말이다. 그럴 때마다 한 번씩 나타나 주는 해발고도 표지판이 이렇게나 반가울 수가 없다. 더디지만 조금씩 하늘에 가까워지고 있다.

한라산 정상의 백록담에는 하트 모양의 호수가 있다
한라산 정상의 백록담에는 하트 모양의 호수가 있다

1,900m, 마침내 고지가 눈앞이다. 한 땀 한 땀 마지막 걸음을 매듭짓자 마침내 백록담이 눈 앞에 펼쳐진다. 이제 더는 오를 곳이 없다. 우리나라에서 도달할 수 있는 하늘과 가장 가까운 곳이다. 그 영광스러운 자리에는 레드 카펫 대신 구름 카펫이 깔렸다. 수고했다며 성취감을 품에 안겨 주는 백록담이 막중한 임무를 부여한다. 찬란하게 펼쳐질 봄날의 진달래밭과 설산 옷으로 갈아입을 한겨울의 한라산도 보러 오라고.

매년 육지는 물론 해외에서도 많은 관광객이 한라산을 찾는다
매년 육지는 물론 해외에서도 많은 관광객이 한라산을 찾는다
관음사 탐방로 중간에 위치한 멋진 다리
관음사 탐방로 중간에 위치한 멋진 다리

Tip 한라산에는 총 7개의 탐방로가 있다. 그중 백록담으로 오를 수 있는 코스는 성판악 탐방로와 관음사 탐방로다. 두 코스 모두 백록담에서 만나기 때문에 어느 곳으로든 상행과 하행이 가능하다. 단, 한라산은 당일 산행을 원칙으로 한다. 백록담에 오르기 위해선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장소에 도착해야 하므로 입산 전 반드시 입산 통제 시간을 확인할 것!

코스별 입산 통제 시간
성판악 탐방로(총 거리 9.6km) | 진달래밭 통제소까지 하절기 13:00, 춘추절기 12:30, 동절기 12:00 전에 도착(소요시간 약 3시간)
관음사 탐방로(총 거리 8.7km) | 삼각봉 대피소까지 하절기 13:00, 
춘추절기 12:30, 동절기 12:00 전에 도착(소요시간 약 3시간 20분) 

성산항을 나서는 아일랜드 에프 2호(바지선)와 그것을 이끄는 아일랜드 에프 1호(예인선)
성산항을 나서는 아일랜드 에프 2호(바지선)와 그것을 이끄는 아일랜드 에프 1호(예인선)

●Day 2 
놀고, 먹고, 자고


제주 성산항 북동쪽 뱃길 따라 10여 분. 세계 자연유산으로 지정된 남쪽의 성산 일출봉과 북쪽의 우도를 사이에 두고 떠 있는 인공 섬이 하나 있다. 바로 아일랜드 에프(ISLAND.F)다. 가로 15m, 세로 50m 크기의 1,000t급 바지선으로 우리나라의 유일한 해상리조트다. ‘놀고, 먹고, 자고’의 콘셉트로 꾸며진 아일랜드 에프는 1층에는 낚시 체험과 레스토랑 & 펍, 스위트룸이 있고, 2층에는 일반실 15개가 있다.

숙박하지 않더라도 누구나 낚시 체험과 레스토랑 이용을 위해 리조트를 방문할 수 있다. 미식가라면 미슐랭 가이드 서울 빕 구르망에 선정된 크리스탈 제이드 출신 셰프의 심도 있는 제주 지역 음식을 맛보기 위해, 낚시꾼이라면 각종 돔과 고등어, 갈치, 한치 등 계절에 따른 다양한 낚시를 체험하기 위해 방문할 수 있겠다. 3명의 피싱맨이 상주하고 있어 지렁이 때문에 망설여지는 초심자들도 걱정 없이 낚시에 도전할 수 있다. 게다가 잡은 물고기는 ‘F 코인’으로 교환해 레스토랑에서 사용할 수 있으니 식사 전에 낚시에 돌입해야겠다.


신나게 놀고먹은 뒤 숙소로 돌아가야 한다는 부담을 이곳에선 잠시 내려놓아도 좋다. 어쩌면 아일랜드 에프에서 가장 눈여겨볼 점은 바로 숙소까지 한곳에서 해결할 수 있다는 점일 것이다. 언제든 객실로 돌아가면 그만이니까. 눈을 뜨면 맞이할 침대 위 일출을 상상하며 지친 하루의 끝을 바다라는 요람 속에 맡겨 본다.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즐기는 해 질 녘 가족 낚시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즐기는 해 질 녘 가족 낚시
바다 전망이 돋보이는 낭만적인 객실 내부
바다 전망이 돋보이는 낭만적인 객실 내부
가볍게 칵테일과 맥주를 즐길 수 있는 선상 바
가볍게 칵테일과 맥주를 즐길 수 있는 선상 바
전복 향 가득한 볶음밥 위에 펼쳐지는 제주산 해산물 퍼레이드
전복 향 가득한 볶음밥 위에 펼쳐지는 제주산 해산물 퍼레이드
리조트에 피싱맨이 상주하고 있어서 초보자들도 쉽게 도전할 수 있다
리조트에 피싱맨이 상주하고 있어서 초보자들도 쉽게 도전할 수 있다

주소: 제주 서귀포시 성산읍 성산등용로 130-21
찾아가기: 성산포항 종합여객터미널 1층 아일랜드 에프 매표소
전화: 064 783 2220  
홈페이지: islandf.modoo.at  
시설 |    오션뷰 딜럭스 스위트 1실, 오션뷰 딜럭스 더블 15실, 레스토랑 & 라운지 펍
낚시체험 | 주간 선상 낚시(10:00~13:00, 13;00~16:00, 16:00~19:00), 야간 선상 한치 낚시(20:30~23:30)
특별요리 | 제주 흑돼지 몬스터 스테이크, 제주 바당 담은 피자 등
세 단어 주소 ///캠핑.테라스.구상

김녕해수욕장의 하늘과 바다, 어디를 둘러봐도 온통 파랑뿐이다
김녕해수욕장의 하늘과 바다, 어디를 둘러봐도 온통 파랑뿐이다
수목원길 야시장, 따뜻한 문구 하나
수목원길 야시장, 따뜻한 문구 하나

●Day 3 
고맙수다, 제주!


하늘과 바다를 오가는 동안, 북에서 동으로 한적한 해안 도로를 따라 슬며시 제주를 둘러봤다. 모든 걸 훌훌 버리고 떠나오고 싶던 바로 그 상상 속 여름날의 제주다. 푸른 하늘을 만날 수 있었고, 파란 바다를 볼 수 있었고, 백사장의 따가운 열기에 뜨겁게 흐르는 땀방울을 식혀 줄 얼음물 한 잔에 소소한 행복을 느낄 수 있었다. 고맙수다, 제주! 당연한 것들을 무심코 흘리지 않게 해 줘서.  

 

글·사진 최재원  에디터 천소현 기자  자료사진제공 (주)마도로스
취재협조 (주)마도로스 www.madoros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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