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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ACIAS] 믿는 구석이 있었다

  • Editor. 천소현 기자
  • 입력 2020.04.01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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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아세안센터 문화관광국 조현명 차장(왼쪽) & 윤예슬 대리(오른쪽
한-아세안센터 문화관광국 조현명 차장(왼쪽) & 윤예슬 대리(오른쪽

믿는 구석이 있었다

자카르타, 더구나 발릭파판은 처음이니까. 보나마나 이번 인도네시아 출장을 준비하면서 손이 가는 게 한둘이 아니었을 것이다. 그녀들이었으니 그 대단한 걸 해냈노라 굳게 믿고 있다. 한-아세안센터 조현명 차장과 윤예슬 대리는 늘 침착하고 능숙하게 일을 착착 진행했다. 구체적인 사건을 하나 들자면, 발릭파판 공항에서다. 직원의 실수로 내 수하물 캐리어가 파손됐을 때 조 차장은 본인의 일처럼 나서서 보상 절차를 알아봐 줬다. 자카르타 공항에서 인수인계(!)를 받은 윤 대리는 항공사 오피스까지 동행해 도와주니, 이렇게 고마울 때가. 그 밖에도 고마운 일이 한둘이 아니지만 길어질 것 같아 짧은 진심의 말로 줄인다. “정말 든든했어요!” 덕분에 캐리어는 수리를 마쳤고 인도네시아 기사는 무사히 세상에 나왔다.  

김예지 기자
 

임재운 작가(왼쪽), 이예나 작가(오른쪽)
임재운 작가(왼쪽), 이예나 작가(오른쪽)

운명의 바통을 쥔 커플 여행자 

트래비아카데미 수업 시간에 조용히 웃기만 하던 그의 소식은 오히려 종강 후에 활발하게 전해졌다. 글도 사진도 열심히 보내 왔고, 쉽게 데뷔를 할 만큼 성실한 취재력을 보여 주었다. 그런 그가 조금 긴 여행을 준비 중인데, 조언을 얻을 겸 김병준 작가의 인터뷰를 해도 되겠냐고 했을 때, 선명한 그림이 하나 그려졌다. 여행으로 맺어진 두 쌍의 커플이 릴레이 하듯, 꿈의 바통을 이어받는 장면이었다. 그렇게 운명의 바통을 쥔 임재운, 이예나 커플은 지금 발리에 머물고 있다. 재운씨는 프리랜서 여행작가로 글을 쓰고 사진을 찍고 있고, 예나씨는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린다. 혹시 동남아 어디에서 이들을 만나게 된다면, 인터뷰를 작성해서 <트래비>에 보내 주시라. 당신이 그 바통을 이어받게 될지도 모른다.  

천소현 기자 

소악도 소악교회 임병진 목사
소악도 소악교회 임병진 목사

12사도 순례길에서 만난 사도 

소악도 소악교회 앞 부속건물에 붙은 ‘자랑께, 쉬랑께’란 팻말의 뜻이 궁금해 두리번거리고 있을 무렵 그가 나타났다. “순례길을 걷다가 이곳에서 하룻밤 묵어갈 수 있어요. 기독교 신자가 아니라도 상관없고요. 비용은 받지 않아요.” 그는 어린 시절 사찰에서 공짜로 먹던 절밥이 그리워 이런 시설을 만들었다고 했다. 순례길의 의미를 자신의 종교에 두지 않는다고도 했다. “불교 신자든, 천주교 신자든 혹은 종교가 없는 사람도 편안히 걷고 무언가를 얻어 갈 수 있다면 그것이 12사도 순례길의 의미죠.” 벽면에는 스님과 나란히 순례길을 걷는 사진도 걸려 있었다. 누구나 쉬어 가고 묵어갈 수 있는 교회, 법회나 미사도 열 수 있는 예배당, 임병진 목사의 소악교회는 문턱이 없다.

김민수
 

멜리아 호텔 한국사무소 김주인 이사
멜리아 호텔 한국사무소 김주인 이사

천만불짜리 미소의 산타

미소에도 값이 있다면, 그녀의 웃음은 천만불짜리다. 어색하거나 과장되지 않았던 그 미소는 뭐랄까, 반짝반짝했다. 바다에 반사돼 수만개로 쪼개지는 햇살조각 같은, 그런 웃음이었다. 베트남의 무더운 날씨 속에도 어쩐지 그녀를 보면 다 괜찮을 거란 느낌이 들었다. 때때로 그녀는 산타이기도 했다. 선물은 매번 조금씩 달랐다. 마스크이기도 했고, 마실 것이기도 했다. 모두 절실히 필요한 것들이었다. 다만 진짜 산타와 다른 점이 있었다. 우는 아이에게도, 취재에 지쳐 칭얼거리는 아이에게도 선물을 줬다는 것. 멜리아 호텔은 그녀 덕에 더 빛났다. 내 인생 첫 해외 출장을 그녀와 함께해서 참 다행이었다. 그녀의 한없이 따뜻했던 미소에 왠지 모를 부채감을 느낀다. 곧 빚진 바를 갚아야겠다.

곽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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