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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버의 로망이 실현되는 섬 마라투아

Maratua Island

  • Editor. 한성필
  • 입력 2020.04.01 10:12
  • 수정 2020.04.01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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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반부와 북반부에 걸쳐 있는 인도네시아에는 발리, 라자 암팟(Raja Ampat), 코모도섬과 같이 세계 다이빙 포인트들이 곳곳에 숨어 있다. 
그중에서도 아직 잘 알려지지 않은 섬이 하나 있으니, 마라투아섬(Maratua Island)다. 

마라투아섬에서 스피트 보트로 20분 떨어져 있는 카카반섬. 이국적인 풍광의 석호, 케헤 다잉(Kehe Daing)과 독성이 없는 해파리가 사는 곳이다
마라투아섬에서 스피트 보트로 20분 떨어져 있는 카카반섬. 이국적인 풍광의 석호, 케헤 다잉(Kehe Daing)과 독성이 없는 해파리가 사는 곳이다

●상상에서 경험으로 변하는 바다

인도네시아 동부 칼리만탄에 위치한 마라투아섬의 장점은 인간의 손길이 덜 닿았다는 점, 반대로 단점은 그만큼 가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인천에서 자카르타로 가는 국제선을 타고 자카르타에서 발릭파판으로 가는 국내선을 환승한 뒤, 발릭파판에서 브라우(Berau)로 가는 국내선을 타고 들어가야 한다. 버라우에 내리면 항구로 이동해 스피드 보트로 2시간 30분~3시간을 들어가야만 마라투아섬에 도달할 수 있다. 

마라투아섬에 있는 ‘할로 타붕(Goa halo tabung)’은 터키석과 같은 색의 담수로 채워진 10여 미터 수심의 동굴이다. 여행객들은 절벽에서 다이빙해 동굴의 신비를 느낄 수 있다
마라투아섬에 있는 ‘할로 타붕(Goa halo tabung)’은 터키석과 같은 색의 담수로 채워진 10여 미터 수심의 동굴이다. 여행객들은 절벽에서 다이빙해 동굴의 신비를 느낄 수 있다

인구 약 3,000여 명, 3개의 작은 초등학교가 있는 마라투아섬은 스쿠터로 넉넉히 2시간 남짓이면 돌아볼 수 있을 정도로 작다. 리조트는 현재 짓고 있는 곳을 포함해 총 7개가 있는데, 그중 가장 먼저 생긴 리조트는 2005년 오픈한 ‘마라투아 파라다이스 리조트(Maratua Paradise Resort)’다. 마라투아 파라다이스 리조트 주변 곳곳에 바다거북 및 다양한 열대어들이 수시로 등장하곤 한다.

마라투어섬 인근에서는 수십 마리의 바다거북과 만날 수 있다
마라투어섬 인근에서는 수십 마리의 바다거북과 만날 수 있다
카카반섬에 사는 독 없는 해파리. 코스모스의 군무를 보는 듯
카카반섬에 사는 독 없는 해파리. 코스모스의 군무를 보는 듯

한적한 섬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2018년 10월28일,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국내외 관광객 유치 및 관광 활성화를 위해 마라투아섬에 공항을 개장했다. 현재 수시에어(Susi Air)가 주 1회 정기 운항하는 사마린다(북부 칼리만탄 주도)?브라우?마라투아섬 노선과 가루다인도네시아항공이 비정기로 운항하는 소형 차트 비행기가 있지만 앞으로 보다 다양한 항로가 개발될 전망이다. 마라투아의 관광 개발 정책은 2024년부터 인도네시아의 행정수도를 자카르타에서 동부 칼리만탄주도로 이전할 인도네시아 정부의 계획과 맞물려 있다. 수도 이전과 함께 인근 섬인 마라투아에 방문객이 몰릴 것에 대비해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는 것. 동시에 오버 투어리즘과 지속가능 여행에 대한 고민 또한 적지 않다.

섬 곳곳에서 등장하는 대형 도마뱀 비아왁(Biawak)은 거북이 알이나 새끼를 잡아먹는다. 상가라키섬에서는 새끼 거북이 양육센터가 운영되고 있다
섬 곳곳에서 등장하는 대형 도마뱀 비아왁(Biawak)은 거북이 알이나 새끼를 잡아먹는다. 상가라키섬에서는 새끼 거북이 양육센터가 운영되고 있다
마라투어섬 일대 바다 속에서 찾은 형형색색 산호초와 열대어들
마라투어섬 일대 바다 속에서 찾은 형형색색 산호초와 열대어들

●천상에서 떨어지는 
코스모스 군무

현재 마라투아 섬을 찾는 방문객은 대부분 인도네시아 내국인과 중국, 일본, 유럽 등 해외에서 이곳의 소문을 듣고 찾아온 다이버들이다. 이들은 주로 마라투아섬에서 보트로 약 1시간 30분 정도 거리에 있는 드라완섬(Derawan Island)에 체류한다. 드라완섬에는 저렴한 숙소와 관광 인프라가 잘 마련돼 있고, 마라투아섬을 포함해 인근 상가라키섬(Sangalaki Island), 카카반섬(Kakaban Island) 등을 당일 투어로 돌아보기에 좋다. 칼리만탄의 본섬인 탄중바투(Tanjung Batu)의 항구에서는 스피드 보트로 약 30분 정도면 드라완섬에 도착한다.

카카반섬 선착장. 배를 정박하고 약 200여 미터 걸어가면 독 없는 해파리가 있는 섬이 나온다
카카반섬 선착장. 배를 정박하고 약 200여 미터 걸어가면 독 없는 해파리가 있는 섬이 나온다

카카반섬에는 바다와 담수가 만나 만들어진 이국적인 석호, ‘케헤 다잉(Kehe Daing)’과 독 없는 해파리가 사는 호수가 있다. 독 없는 해파리와 함께 수영할 수 있는 곳은 전 세계에서 이곳 카카반과 필리핀의 팔라우를 비롯해 2~3곳 밖에 없다고 한다. 수백 마리의 해파리들과 다이빙을 할 때면 마치 천상에서 넘실거리며 떨어지는 코스모스의 군무를 보는 듯하다.

마라투아 파라다이스 리조트에서 바다거북을 볼 수 있는 관람대. 리조트 주변에서 바다거북과 다양한 열대어가 수시로 등장한다
마라투아 파라다이스 리조트에서 바다거북을 볼 수 있는 관람대. 리조트 주변에서 바다거북과 다양한 열대어가 수시로 등장한다

상가라키섬에서는 수십 마리의 만타(대가오리) 떼와 함께 다이빙이나 스노클링을 즐길 수 있다. 상가라키 해변은 바다 거북이들이 알을 낳는 장소로도 유명하다. 섬을 걷다 보면 비아왁(Biawak, 코모도 드래곤과 흡사하다)이라고 불리는 대형 도마뱀들이 불쑥 고개를 들이밀기도 하는데, 이들은 모래 속에 있는 거북이 알이나 새끼를 잡아먹기 위해 다수 서식하고 있다. 이러한 천적들로부터 바다 거북이들을 보호하고 개체 수를 보전하기 위해 상가라키섬에는 새끼 거북이를 양육하는 센터가 운영되고 있다.  

마라투아섬의 4개 마을에는 약 3,000여 명이 살고 있다
마라투아섬의 4개 마을에는 약 3,000여 명이 살고 있다

*한성필 작가는 환경, 에너지, 생산, 인류가 자연에 미치는 영향 등과 관련된 전지구적 주제를 시각예술 표현하며 국제 전시, 출판 등을 해왔다. 우리나라 초· 중·고등학교 미술교과서에 그의 작품이 수록됐고 최근 독일 유명 출판사 핫제 칸츠(Hatje Cantz)를 통해 남극, 북극의 에너지 개발의 역사를 담은 사진집 <Intervention>을 출판했다.

 

글·사진 한성필  에디터 김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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