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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S LETTER] 모두 하고 있습니까?

  • Editor. 천소현 기자
  • 입력 2020.05.28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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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소현 팀장
트래비 부편집장 천소현

예상은 했습니다만, 반응은 그보다 크게 엇갈렸습니다. 작은 변화라 생각하며 바꾸었던 표지가 몰고 온 후폭풍 말입니다. 어쩌다 한 번의 변신임을 아는 분들은 신선하다고 격려해 주셨지만, 표지에 무슨 일이 생긴 거냐며 놀란 목소리로 전화를 주신 분도 계셨습니다. <트래비> 표지는 다시 ‘노멀’로 돌아왔으니 안심하셔도 됩니다. 


하지만 다시 되돌려질 수 있는 것은 이제 아마도 표지 정도뿐일지도 모릅니다. 언텍트 여행, 스테이케이션 여행, 웰니스 여행, 보복적 소비 등 여행의 미래를 논하는 이야기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그래도 다행이지 뭡니까. 아무도 여행의 종말을 예상하지는 않더군요. 


사실 조금 재미있어 하는 중입니다. 사람들이 모두 ‘쉬쉬’ 하며 여행 중인 것을요. 어찌 말리겠습니까. 여행은 인간의 본성인 것을요. <모두 하고 있습니까?>라는 영화가 있습니다. 기타노 다케시 감독의 ‘병맛’ 섹스 판타지 영화입니다. 머릿속에 온통 섹스 생각밖에 없는 노총각의 엉뚱한 상상과 시도들이 포복절도하게 만드는 영화죠.


다들 하고 계시지 않나요? 그러니까 그것…, 입 밖으로 내기도 조심스러운 여행 말입니다. 각자 체감하는 자극의 강도와 쾌락의 정도는 주관적인 것이니, 어떤 이는 앞마당에 텐트만 쳐도 해방감이 절정에 오른다지 뭡니까. 국경이라도 열리는 날엔 아드레날린이 분출하여 닥치는 대로 여행 플렉스 해 버릴 이들이 수두룩합니다. 


자자, 다스려야 합니다. 조상들로부터 바늘로 허벅지를 꼭꼭 찌르는 필살기를 물려받지 않았습니까? 우리가 적당한 거리 두기를 잊지 않은 채 분별력 있게 여행할 수 있다면, 그게 바로 팬데믹(범유행)을 지나 엔데믹(주기병 발병)에 대처하는 여행자들의 뉴노멀이 될 겁니다. 도저히 참을 수 없기에 조금씩 하고 계신 그것! 부디, 건전(건강하고 안전)하게 누리시길 바랍니다. 
 

<트래비> 부편집장 천소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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