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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S LETTER] 꽃피는 봄이 오면

  • Editor. 김기남 기자
  • 입력 2021.03.01 10:06
  • 수정 2021.03.02 10: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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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은 종종 과거의 오늘을 보여 줍니다. 인간은 망각의 동물인지라 불쑥 튀어나온 1년 전 게시 글은 여러 감정을 불러옵니다. ‘여기 맛있었지’, ‘이 친구들은 잘 사나’, ‘이따위 사진은 왜 올렸을까’ 하며 입맛을 다시기도 웃기도 합니다. 물론, 리액션이 신통치 않은 탓에 이런저런 댓글을 달아 공유하는 경우는 별로 없습니다.
 
하지만 무감한 제게도 여행은 예외입니다. 몇몇 여행에는 댓글도 달고 격렬하게 그때를 기억하고 싶어집니다. 3월 호 마감의 막바지로 이놈의 레터는 언제 넘어오냐는 채근을 받고 있는 오늘은 2월17일입니다. 페북이 일깨워 준 바에 따르면 작년 2월 17일에 저는 휴가를 내고 호주 태즈메이니아에 있었습니다.
 
지금처럼 코로나가 심각하지 않았을 때 다녀온 마지막 해외여행입니다. 아끼던 회사 후배가 태즈메이니아로 이민을 간 덕에 두고두고 기억할 유쾌한 일주일을 보냈습니다. 귀국 직전 대구 신천지 소식을 들었지만 실감을 못했습니다. 곧 지나가겠지 했는데 속절없이 1년이 흘렀습니다. 가지 못하니 더 엉덩이가 근질거립니다.
 
호불호가 뚜렷해지는 또 하나는 계절의 변화입니다. 갈수록 겨울은 힘들고 봄이 예뻐집니다. 오늘 아침, 차에서 확인한 서울의 기온은 영하 8도입니다. 올겨울은 지난겨울보다 춥고 눈도 많았습니다. 겨울이 깊으니 봄이 더 기특하고 그리워집니다. 부드럽고 순해진 흙에 상추며 고추를 심고 웅크리지 않고 산책을 하고 싶습니다.
 
오늘 뉴스에서는 전 세계 확진자가 70% 급감하고 인도에서는 확진자 수가 갑자기 90% 줄었다는 기사도 보입니다. 기적이라도 좋고 미스터리라도 좋습니다. 지금도 수수께끼로 남아 있는 스페인 독감의 갑작스런 종식처럼 코로나도 마스크도 벗어던지길 고대합니다. 그런 바람을 담아 표지도 화사한 사진으로 골랐습니다. 희망의 씨앗을 품고, 심으며 3월을 시작합니다.


<트래비> 김기남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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