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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테산비아조의 기억

  • Editor. 이호준
  • 입력 2021.03.01 16: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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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테산비아조(Monte San Biagio)는 이탈리아 라치오주에 속한 코무네(comune, 주민 자치 공동체)다. 로마 테르미니역(Stazione Termini)에서 완행열차로 1시간 남짓 걸린다.

●여행이 즐거워질 때

폼페이를 방문하고 로마로 돌아오는 고속열차 안에서 언덕 위 펼쳐진 아름다운 마을이 눈에 들어왔다. 스치는 차창 밖으로 기차역의 이름이 희미하게 보인다. 다음날 아무런 계획 없이 무작정 그 마을로 향했다. 후지와라 신야가 말했다. “여행이라는 것은 때때로 의지를 거스르며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기도 한다”고. 진정한 여행의 즐거움은 그때부터 시작되는 것이다. 몬테산비아조의 기억이다.
| 이탈리아 라치오주, 몬테산비아조 Monte San Biagio, Lazio, Italy

●노부부의 레몬술

몬테산비아조에 도착해서 정처 없이 서성였다. 그 모습을 본 노부부가 손짓을 건넸다. 자신들의 집으로 나를 초대한 것이다. 말은 통하지 않았지만, 표정과 몸짓으로 감정을 소통하는 데 전혀 문제가 없었다. 낯선 동양인에게 노부부는 빵과 계란, 그리고 독한 레몬술을 내놓았다. 낯선 곳에서 사람을 만나 감정을 나누는 일. 여행은 그래서 즐거운 것이고, 또 아쉬운 것이다.

 

●천국의 계단은 나선형

몬테산비아조 마을 전망대로 향하려면 나선형으로 뻗은 계단을 올라야 한다. 마치 천국으로 올라가는 기분이 든다. 전망대에 오르면 주변 평원을 시작으로 산과 지중해가 한눈에 들어온다. 탁 트인 전망에 여행의 피로가 눈 녹듯 사그라든다. 사랑에 빠진다.

  

*이호준은 신문방송학을 전공하고 언론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대한항공 여행사진 공모전에서 2회 수상하고, 다수의 개인전과 단체전을 통해 세상과 사진으로 소통 중이다.

글·사진 이호준  에디터 트래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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