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간의 향기를 저장해 둘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향긋한 상상에 빠졌습니다.
첫 번째 병은 숲속의 흙내음으로,
두 번째 병은 짭짤한 바다 향으로 채울 겁니다.
세 번째 병에는 오후의 피크닉을,
마지막 병에는 여름을 통째로 넣어 두고 싶습니다.
방법을 몰라서, 대신 카메라를 들었습니다.
여행의 향기를 봉인하는 <트래비>만의 방법입니다.
6월호 표지에는 제주도 안돌오름의
이끼 향이 담겼습니다.
행여 휘발될까 꼭 잠궈 두었습니다.
추억하고 싶을 때마다 맡아 볼 요량입니다.
잔향이 오래 가는 게, 그리움과 닮았습니다.
글·사진 곽서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