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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에선 라이더도 시간 여행자가 된다

  • Editor. 이호준
  • 입력 2021.07.01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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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의 도시들을 훑었다. 옛 도시와 신도시를 넘나드는 동안, 눈부신 시간 여행을 했다.

어느 순간 갑자기 나타난 휘황찬란한 세종특별자치시
어느 순간 갑자기 나타난 휘황찬란한 세종특별자치시

금강 자전거길
코스│대전 신탄진역→세종시→공주시→부여군→익산 나바위 성당→충남 강경역 (신탄진~공주/공주~강경 이틀 코스로 분리해도 좋다)
주행거리│100km  
소요시간│5시간 50분  
난이도│하
휴식 포인트│강길을 벗어나 도시로 진입하면 식사를 해결할 수 있다. 일반적인 휴식 공간은 코스 도중에도 많다.
준비물│자전거길 중간에 매점이 전무하므로 물과 초콜릿 바, 빵 등 간식을 충분히 준비할 것.
기타│금강 자전거길은 국내 강길 중 가장 아름다우면서도 평이한 편이다. 가족, 연인이 동반 라이딩 하기에 최적이다.

푸른 풀밭을 가로지르는 금강 라이딩
푸른 풀밭을 가로지르는 금강 라이딩
백제보 아래, 강태공이 세월을 낚는다
백제보 아래, 강태공이 세월을 낚는다

●도시 따라 라이딩


금강을 따라가는 길은 도시 순례길이다. 대전 신탄진부터 지금의 행정수도 세종을 거쳐 백제의 옛 수도 공주와 부여, 유서 깊은 소도시 강경 그리고 군산까지. 과거와 현재의 모습을 간직한 도시들이 페달을 붙잡는다. 잠시 속도를 늦추고 방향을 바꿔 도시 안으로 진입했다. 숨을 돌린다. 라이더에서 여행자로, 보통의 여행자에서 시간 여행자로 변신하는 순간이다. 도시 전경은 금강의 모습을 닮아 있다. 부드럽고 잔잔하다. 마치 왕궁의 높이를 거스르지 않으려는 듯 나지막하게 지어진 건물들 덕분에 시야와 마음이 동시에 편안해진다.  

공주 공산성에서 바라본 금강 전경
공주 공산성에서 바라본 금강 전경
익산 나바위 성당. 김대건 신부가 첫발을 내디딘 곳이다
익산 나바위 성당. 김대건 신부가 첫발을 내디딘 곳이다

 

●신들의 세계로 넘어가는 자전거 바퀴


공주에서 부여를 거쳐 강경으로 가는 길은 왕들의 세계에서 신들의 세계로 들어가는 여정이다. 먼저 왕들의 세계부터. 백제의 수도였던 공주와 부여에서는 왕궁, 왕실 사찰, 고분 등 문화유적을 찾아볼 수 있다. 특히 백제시대 왕들의 무덤군인 부여 능산리 고분에 서면 왕들의 숨결을 보다 가까이서 느낄 수 있다. 자전거 바퀴는 곧 신들의 세계로 넘어간다. 젓갈의 최대 유통지인 강경에서는 강 하류에 둑이 만들어지기 전까지 서해에서 어선들이 올라와 파시(바다 위 생선 시장)를 이뤘다. 크게 펼쳐진 젓갈 시장은 각지에서 사람들을 불러 모았고, 그들은 삶의 풍요와 안식을 기원하며 신을 찾았다. 나바위 성지, 국내 최초의 침례교회, 여러 종단의 개신교회 등이 한곳에서 어우러졌다. 그렇게 강경은 어느 고장보다 신들이 많은 풍경을 자아내게 됐다. 

부여 구간 자전거길. 탄성이 절로 나온다
부여 구간 자전거길. 탄성이 절로 나온다
ㄱ자 모양의 국내 최초 강경 침례교회 예배지
ㄱ자 모양의 국내 최초 강경 침례교회 예배지

▶Tips for Bike Trip
우중 라이딩은 참아 줘요!

여름, 장하게 내리는 빗길을 시원하게 달리고 싶은 충동이 솟구치는 계절이다. 그러나 자전거 여행에서 권하고 싶지 않은 첫 번째 목록이 있다면, 그건 바로 우중 라이딩이다. 빗길 질주는 타이어 펑크의 위험도를 크게 높인다. 비에 젖은 노면에는 숨어 있던 깨진 유리나 쇳조각 같은 날카로운 이물질이 표면에 드러나기 때문이다. 비가 내리는 도중에 갑자기 자전거 타이어가 펑크 나면 난감한 상황에 직면하게 되고 페이스를 잃을 수 있다. 또 빗길 라이딩은 브레이크 고무 패드의 마모를 촉진시킨다. 자전거의 통제력을 잃는 위험한 상황에 처할 수도 있다는 뜻. 그러니 안전한 자전거 여행을 위해 빗길 주행 은 자제하는 게 좋다.

 

*이호준 작가의 자전거 여행
무수한 도시와 촌락, 아름다운 사찰과 서원, 다양한 삶의 모습을 기록하기 위해 페달을 밟습니다. 강길 따라 흘러가는 국내 자전거 여행. 따르릉, 지금 출발합니다.

 

글·사진 이호준  에디터 곽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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