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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길 따라 여유 한 모금, 충주 여름 여행

  • Editor. 유의민
  • 입력 2021.08.01 16:19
  • 수정 2022.05.24 09: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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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여행에 물이 빠지면 섭섭하다. 사방팔방 산으로 둘러싸인 내륙분지 충주에서 물길 따라 여행했다. 바쁜 일상에 쉼표를 찍었다.

출렁다리에서 내려다보면 수주팔봉 야영장과 팔봉 마을이 한눈에 담긴다
출렁다리에서 내려다보면 수주팔봉 야영장과 팔봉 마을이 한눈에 담긴다
수주팔봉 바로 앞, 달천에 가까운 자리가 명당이다
수주팔봉 바로 앞, 달천에 가까운 자리가 명당이다
총 길이 47.75m, 폭 1.7m. 전국의 내로라하는 출렁다리에 비하면 짧지만 충분히 아찔하다
총 길이 47.75m, 폭 1.7m. 전국의 내로라하는 출렁다리에 비하면 짧지만 충분히 아찔하다

●차박 성지 추가요!  
수주팔봉


충주의 젖줄인 달천에 여덟 개의 봉우리가 비치는 것 같다 하여 이름 붙여진 수주팔봉은 차박러들의 성지다. 수주팔봉을 등지고 자리를 잡은 다음 트렁크를 열면 트렁크 라인을 액자 삼아 한 폭의 동양화가 담긴다. 수주팔봉과 출렁다리를 두 다리 쭉 뻗고 차에 누운 채 한눈에 감상할 수 있다. 상류인 석문동천과 하류인 달천의 합류 지점인 출렁다리 아래에서는 두 물길이 한데 어우러져 연주하는 시원한 물소리가 내내 들려온다. 듣고만 있어도 더위는 물론 온갖 잡생각들까지 싹 다 가신다. 오직 수주팔봉에서만 때릴 수 있는 ‘물멍’이자 ‘레알’ 자연산 ASMR이다.

주소: 충북 충주시 대소원면 문주리 산 1-1(수주팔봉야영장)  
정보: 시설 화장실, 개수대, 매점(쓰레기봉투, 부탄가스, 장작, 술, 음료 판매) 
입장료 무료  

호암지생태공원 수생생태원
호암지생태공원 수생생태원
동네 사람들에게는 더없이 좋은 산책로이자 생태학습 공원이다
동네 사람들에게는 더없이 좋은 산책로이자 생태학습 공원이다
호암지 산책로를 걷다 보면 도심과 멀리 떨어진 숲속의 호수에 온 것 같은 기분이 든다
호암지 산책로를 걷다 보면 도심과 멀리 떨어진 숲속의 호수에 온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모든 벤치가 포토존
호암지 


서울에 석촌호수가 있다면 충주에는 호암지가 있다. 호암지는 바쁜 일상 속 쉼표를 찍을 수 있는 충주 사람들의 도심 속 오아시스다. 본래 농업용수를 공급하기 위해 일제강점기 때 만들어진 인공 저수지이지만 2008년 호암지 생태공원이 들어선 이후 수생 생태원을 비롯해 생태전시관, 생태 개울, 습지수생식물원, 전망대, 관찰데크, 식물섬 등이 꾸며져 현재에 이르렀다. 2.7km에 이르는 산책로는 수풀들이 해를 가려 주어 더운 여름에도 산책하거나 자전거를 타기에 부담이 없다. 곳곳에 설치된 벤치는 모든 곳이 포토존이다. 호암지와 생태숲 뒤로 충주 시내와 계명산이 한 번에 담기니 인생숏 건지는 건 시간문제.

주소: 충북 충주시 호암동(주변 공영주차장 이용)

노을 질무렵, 해와 달이 공존했던 중앙탑사적공원
노을 질무렵, 해와 달이 공존했던 중앙탑사적공원
선묵 혜자 스님께서 쓰신 중앙탑 시비와 그 뒤로 보이는 한반도의 중심, 탑평리 칠층석탑
선묵 혜자 스님께서 쓰신 중앙탑 시비와 그 뒤로 보이는 한반도의 중심, 탑평리 칠층석탑
낙조가 하늘을 물들인 탄금호
낙조가 하늘을 물들인 탄금호

●두 다리로 찾아낸 한반도의 중심
중앙탑사적공원 & 탄금호

중앙탑사적공원은 중앙탑의 정식 명칭인 탑평리 칠층석탑을 중심으로 ‘문화재와 호반예술의 만남’이라는 테마의 조각 작품 26점이 전시된 야외 조각 공원이다. 정확하게 언제부터 탑평리 칠층석탑이 중앙탑이 되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전설에 따르면 신라의 38대 왕인 원성왕이 국토의 중앙을 알아보기 위해 남과 북 끝 지점에서 보폭이 똑같은 사람을 한날한시에 출발시켰더니 이곳 탑평리 칠층석탑에서 만났다고 전해진다. 남한강 탄금호를 품고 있는 호변 산책로를 따라 걷다 보면 야경 핫스폿으로 유명한 탄금호 무지개길로 이어진다. 해가 쨍쨍한 낮보다는 노을 지는 오후가 더 좋다. 붉게 물든 하늘을 탄금호가 그대로 복사해 출력해 낸다. 자연이 만든 데칼코마니다. 

주소 충북 충주시 중앙탑면 탑평리 50   

 

●PLUS+ 
먹고 추천하는 충주 이색 맛집 

색다르게 즐기는 충주, 먹어 봐야 안다

카페인 척하는 라면 맛집
게으른 악어

충주 대미산 악어봉 아래 위치한 게으른 악어는 충주호와 악어섬을 볼 수 있는 전망 좋은 카페다. 2층 루프톱에서는 멀리 월악산 영봉도 보인다. 주변 풍경이 절경인 만큼 카페 내·외부 모든 곳이 포토존. 인생숏 찍으면서 구경만 해도 한두 시간이 훌쩍 지난다. 하지만 사람들이 게으른 악어에 오는 이유는 대부분 이것이다. 바로 야외 테라스에서 끓여 먹는 캠핑 라면! 충주호와 악어섬을 바라보며 즉석에서 끓여 먹는 라면은 캠핑 와서 혹은 등산 중 정상에서 끓여 먹는 것과 같은 분위기와 맛을 느낄 수 있다. 말하자면 카페인 척하는 라면 맛집이다. 라면 한 사발 뚝딱 흡입한 후에 커피 한 잔을 놓고 앉아 있으면 나도 모르게 눈이 감길지도. 이보다 더 게을러지기 좋은 공간이 없다. 단, 캠핑 라면은 야외에서만 먹을 수 있다. 

주소: 충북 충주시 살미면 월악로 927 
영업시간: 10:00(주말 09:00)~해질 때까지
가격: 아메리카노 5,000원, 라면 4,000원, 물 1,000원, 햇반 1,500원 

고기는 거들 뿐, 나물이 다했다
실희원


나물만으로 배가 부를 수 있을까? 답은 ‘있다’. 보기만 해도 건강해질 것 같은 7가지 나물 반찬에 신선한 샐러드, 직접 만든 탱글탱글 도토리묵, 구수한 된장으로 맛을 낸 아욱국, 여기에 맛과 향 모두 제각각인 이 모든 반찬의 중심을 꽉 잡아 줄 뽕잎밥까지. 실희원의 뽕잎밥 정식은 테이블이 꽉 차도록 알차다. 스케일도 남다르다. 밥상이 차려진 원통형 나무 테이블은 300년 된 소나무로 만들었고, 도토리묵과 뽕잎밥에 감칠맛을 더해주는 씨간장은 100년이나 되었다고. 오래돼 보이는 한옥만큼이나 인테리어와 음식에도 깊이가 배어 있다. 혹 반드시 고기가 있어야 한다면 소불고기를 추가하면 된다. 달짝지근한 소불고기가 심심한 나물 반찬들과 그야말로 찰떡이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고기는 거들 뿐, 먹어 본 놈으로서 감히 말하건대 그래도 메인은 나물이다.

주소: 충북 충주시 동량면 조돈뒷말길 26-6 
가격: 뽕잎밥 정식 1만4,000원, 소불고기 2만5,000원  

이런 조합 처음이야
메밀마당

족발과 보쌈의 소울메이트인 막국수를 치킨이 빼앗았다. 메밀마당에서는 치킨에 막국수, 일명 ‘치막’을 맛볼 것. 메밀요리 전문점답게 치킨의 기본이 되는 후라이드치킨 반죽을 메밀 반죽으로 쓴다. 메밀을 튀겨서인지 일반적인 후라이드치킨보다 더 바삭하다. 특히 식어도 그 특유의 바삭함이 잘 살아 있다. 후라이드치킨이 맛있으니 무엇과 함께해도 잘 어울리겠지만 여기에 막국수를 곁들이는 것이 별미다. 약간은 심심할 수 있는 후라이드치킨에 막국수가 새콤달콤함을 더한다. 게다가 바삭한 후라이드치킨에 부드러운 메밀면이 만났으니 식감도 조화롭다. 지금까지 이런 맛은 없었다.

주소: 충북 충주시 중앙탑면 중앙탑길 103
영업시간: 매일 11:00~20:50
가격: 메밀 후라이드치킨 한 마리 1만5,000원(반 마리 8,000원), 메밀 막국수 6,000원

 

*유의민은 직장을 다니며 여행하는 출근하는 여행자다. 주말과 휴일, 연차를 털어 여행하고 퇴근 후에는 글을 쓰며 브런치 여행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글·사진 Traviest 유의민  에디터 천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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