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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S LETTER] With Travel

  • Editor. 천소현 기자
  • 입력 2021.09.0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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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가을입니다. 명절을 앞두고 긴장감이 흐르는 시대라니요, 이번 명절에도 대가족은 핵가족이 되고, 귀향자는 불효자가 될는지, 영 적응이 쉽지 않습니다. 세상은 이미 위드 코로나(WITH COVID-19) 시대로 태세전환 중인데 말입니다. 끝이 보이지 않는 싸움인지라, 확진자 집계를 중단하고 코로나를 독감 수준으로 관리하는 싱가포르의 선택에 고개가 끄덕여지긴 합니다. ‘지속 가능한 방역’ 외엔 무슨 방법이 있을까요.

상처 입은 우리의 여행은 어떻게 될까요? 코로나만 종식되면 보복여행으로 혼쭐을 내줄 기세였는데, 기다리는 동안 보복심은 조심성으로 대치되었습니다. 여행을 궁지에 몰아넣은 것은 코로나뿐만이 아닙니다.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이 불행히도 환경위기였으니까요. 재앙에 가까운 홍수, 폭염, 산불을 경험하며 어느 때보다 진지하게 자숙 중인 지구인에겐 비행이 수치스러운 일(flight shaming)이 되어 버렸습니다.

멈출 수 없고, 멈춰서도 안 될 여행이 이리저리 치이는 건 ‘여행의 죄’가 아닐 겁니다. 모두 인간의 죄죠. 공장식 사육, 단일 경작, 산림 훼손, 플라스틱과 탄소 배출 등이 돌고 돌아 종다양성을 파괴했고, 결국은 코로나의 이유가 되었다는 것이 ‘생태백신’을 주장하는 최재천 박사의 이야기입니다. 여행의 명예를 회복해 주어야 할 책임은 인간에게 있습니다. 여행이 파괴적인 행위가 아니라 보전적인 행위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지속 가능한 여행’으로 증명해야 할 겁니다. 

9월호에 소개된 한성필 작가의 빙하들은 지금쯤 조금 더 작아졌겠죠. 아이들에게 ‘지구가 아름다웠다’라는 것을 알려주기 위해 환경교육을 시작했다는 지인의 말을 듣고 보니, 여행자의 마음이 조금 초조해지긴 합니다. 어쩌면 ‘지금이 가장 아름다울’ 대한민국의 곳곳을 <트래비>에 담았습니다. 한가위 만월 아래 ‘위드 트래비’로 조금 더 풍성하시길 빕니다. 

 

<트래비> 부편집장 천소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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