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강화도의 맛과 멋

  • Editor. 강화송 기자
  • 입력 2021.10.21 16:14
  • 수정 2022.05.27 13: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선선한 바람에 한껏 물들어 가는 가을.
강화도의 진정한 맛과 멋을 찾아 떠났다.

●세상에서 가장 달콤한 과일, 장준감 체험
조씨네 감농장

감나무 끝에 붉게 터질 듯한 가을이 가득 열렸다. 조씨네 감농장은 조씨가 운영하는 ‘체험형 감농장’이다. 고객이 직접 감을 수확하고 맛볼 수 있다는 뜻이다. 조씨네 감농장은 무려 4,000평에 달하는 대지에 약 300여 그루의 감나무가 자라고 있다.

이곳 감나무에서는 가을 보약, ‘장준감’이 열린다. 장준감은 강화도의 군목(郡木)이자, 강화도를 대표하는 특산물이다. 장준감은 과거 왕에게 진상품으로 바쳐졌을 정도로 귀한 과일이었으며, 조선시대 인문지리서인 <신증동국여지승람>에서도 그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장준감은 주로 홍시로 만들어 먹는다. 씨가 거의 없고, 홍시가 되어서도 특유의 찰기를 잃지 않는다. 뭐랄까, 녹진한 감맛 잼을 퍼먹는 기분이다. 살면서 먹어 본 과일 중 가장 직관적인 단맛이었다. 장준감의 당도는 보통 낮은 게 23브릭스 정도, 사과가 15, 포도가 15.3브릭스인 걸 감안하면 장준감이 얼마나 달콤한지 예상할 수 있다.

조씨네 감농장의 면적이 워낙 넓기도 하고, 감나무가 최적으로 자랄 수 있는 간격이 6m이다 보니 사람 붐빌 일도 없다. 감따기 체험을 신청하면 오후 5시까지 농장에서 무엇을 하든지 상관하지 않는다. 실제로 텐트를 가져와 감나무 밑에서 캠핑을 즐기기도, 바로 옆 고구마밭에서 고구마를 캐기도, 도시락을 가져와 피크닉을 즐기기도 한단다. 감나무의 수형을 수확하기 편하도록 낮게 잡아놓은 탓에 어린이들도 쉽게 감을 수확할 수 있다. 수확한 감(약 3kg)은 직접 집으로 가져갈 수 있다. 서늘하고 그늘진 곳에 한 달 정도 보관하면 잘 익은 홍시로 맛볼 수 있다.


주소: 인천광역시 강화군 불은면 덕진로 139
운영시간: 매일 00:00~24:00 
체험비: 1만5,000원

●가을에 즐기기 좋은 전통체험
강화도령 화문석

강화도령 화문석은 강화도의 ‘멋’을 전시하고 체험할 수 있는 곳이다. 가업을 이어 2대째 화문석 사업에 종사하고 있는 박윤환 대표는 강화도 최초로 화문석 재료인 왕골을 재배하고 수확해 화문석을 생산, 판매, 체험까지 진행한다.

화문석은 ‘꽃돗자리’라고도 불리는데, 왕골을 손으로 덧 겹쳐가며 엮은 다음, 무늬에 따라 잘라내는 형식이다. 왕골은 벼와 닮은, 우리나라의 특유 공예작물이다. 강화도에서 자란 왕골은 해풍을 맞고 자라기 때문에 키가 크고, 자리 엮기에 아주 적합한 기질을 가지게 된다. 여름철에는 시원하면서 수분을 잘 흡수하고 겨울에는 냉기를 방지해 준다. 화문석은 삼국시대부터 생산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고려에 들어서는 ‘인삼’과 더불어 최고의 수출품이었다고 한다. 실제로 화문석을 가까이서 보면 우아한 무늬와 정교함에 놀랄 수밖에 없다. 왕골 모내기, 수확에서 건조, 염색, 분류를 거쳐 2인 1조로 약 10일을 매달려 짜야만 1개의 화문석을 완성할 수 있다. 평균적으로 60만 번의 손길을 거쳐야 하니, 시간과 집념의 결과물인 셈이다.

강화도령 화문석 전시관에는 다양한 화문석 공예품이 판매되고 있으며 간단한 음료와 다과를 곁들일 수도 있다. 강화도령 화문석 체험 프로그램을 예약할 경우 화문석 컵 받침 혹은 방석을 만들어볼 수 있다. 체험뿐만 아니라 전문 해설사가 삼국시대로부터 전해 오는 화문석의 역사를 자세히 설명해 주기 때문에 아이들과 함께 즐기기 제격이다.


주소: 인천광역시 강화군 송해면 강화대로 891
운영시간: 10:00~18:00(매주 수요일 휴무)
요금: 화문석 컵 받침 체험 8,000원, 음료 3,000원

●쑥 향기 가득 피어나는 곳
강화 사자발약쑥 체험장 & 판매장

강화도의 ‘쑥’은 특별하다. 강화도 마니산 자락 바닷가를 중심으로 자생하는데, 강한 박하 향이 나며 잎의 모양이 사자의 발을 닮은 것이 특징이다. <동의보감>에는 쑥이 따뜻한 성질로 위장, 간장, 신장의 기능을 강화해 100가지의 병을 고친다고 기록되어 있을 정도로 효능이 좋다. 그래서 강화도에서 나오는 쑥을 ‘사자발약쑥’이라고 부른다. 이 사실 역시 조선시대 인문지리서 <신증동국여지승람>에서 확인할 수 있다. 강화 최고의 특산물, ‘사자족애(獅子足艾)’라고 기록되어 있다.

강화 사자발약쑥 체험장 & 판매장에서는 강화 사자발약쑥으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만날 수 있다. 쑥을 이용한 족욕, 발뜸, 좌훈 등은 물론이고 향기 가득한 쑥차, 쑥 진액 등을 구입할 수 있다. 가장 인기가 좋은 체험은 강화 사자발약쑥 발뜸과 족욕이다. 사방 가득 쑥 향기가 피어오른다. 따스한 쑥 내음은 마음을 진정시킨다. 족욕과 발뜸이 끝나면 3년 숙성시킨 강화사자발약쑥 진액을 한 잔 마실 수 있다. 씁쓸한 쑥의 맛이 몽롱한 정신을 깨워준다. 약쑥은 오래될수록 무르익는다. 수확 후 3년 이상의 숙성 기간을 거쳐야만 쓴맛이 적어지고, 특유의 향은 깊어지고 약효가 좋아진단다.

주소: 인천광역시 강화군 길상면 해안동로 157-1
운영시간: 매일 09:00~18:00
가격: 쑥 발뜸 8,000원, 절단쑥(100g) 1만5,000원

●보석을 만드는 곳
강화명과 로컬과자점 금-방
 

강화도의 제철 재료를 새롭게 해석해 만든 ‘전병’을 맛볼 수 있다. 고소한 땅콩 전병, 강화도 갯벌에서 잡아 올린 강화 새우 전병, 강화산 고려인삼으로 만든 인삼 전병, 사자발약쑥 전병까지. 로컬과자점 금-방에서 만드는 모든 전병은 보존제와 합성 감미료를 첨가하지 않아 맛이 깔끔하고 담백한 것이 특징이다.

달지 않아 좋다. 또 딱딱하지 않다. 입 안에 넣으면 부드럽게 조각나 맛보다 향이 훨씬 풍부하게 느껴진다. 작업장에서 수동 주물 철판을 사용해 만들기 때문에 1일 제공량이 대략 40봉 정도밖에 되지 않는 귀한 전병이다. 영업시간도 무척 한정적이니 시간을 잘 맞춰 방문해야 한다. ‘금-방’이라는 특이한 이름은 과거 강화명과가 자리했던 터와 관련이 있다.

강화명과는 중앙시장 초입에서 시작했는데, 그 터가 ‘유성당’이라는 오래된 금은방이 자리하던 곳이었다고 한다. 귀금속들이 생산되던 작업실에 들어선 과자점이라는 특징을 살려 ‘금-방’이라는 이름을 붙였단다. 비록 위치는 바뀌었지만, 여전히 보석 같은 먹거리를 만든다. 추천 품목은 고려인삼 전병이다. 강화에서 재배하는 고려인삼은 크기가 작은 대신에 사포닌 함량이 높다. 파우더의 인조 향과는 비교할 수 없는 풍미를 느낄 수 있다. 생삼의 상쾌한 맛이 전병에 스며들어 있다. 꼭 경험해야 할 강화의 맛이다.

 

주소: 인천광역시 강화군 강화읍 고비고개로 8
운영시간: 목~일요일 13:00~18:00(월~수요일 인터넷 주문 발송 및 제작 준비)
가격: 고려인삼 전병 4,500원, 사자발약쑥 전병 4,500원, 선물세트 2만5,000원

●인삼과 쑥 그리고 타르트
강화까까

노란 외관, 노란 의자, 노란 간판. 상큼한 개나리를 닮은 강화까까에 퍼지는 고소한 향기. 노란 타르트가 트레이 가득 담겨 나왔다. 강화까까는 타르트를 내세운 카페다. 강화도라는 지역적인 특색을 작은 타르트 위에 가득 담아냈다. 향긋한 강화 인삼과 강화 사자발약쑥으로 만든 타르트다.

강화까까는 강화중앙시장 청년몰에 입점한 작은 디저트 가게에서 시작했다. 지역색을 타르트에 잘 녹여낸 덕분에 관광객들은 물론 강화도에 자리 잡은 외국인들에게도 갈수록 인기가 좋아졌고, 현재 강화 솔정마을 초입에 단독 매장을 오픈했다. 인삼 타르트는 레몬필링을 함께 넣어 상큼한 마들렌 느낌이 난다. 자칫하면 인삼의 쓴맛이 타르트의 단맛을 해칠 수 있지만, 적절한 배합과 비율을 자체적으로 연구해 인삼의 향만 가득 살려냈다.

쑥 타르트는 말차와 비슷한 맛이다. 크림치즈 타르트는 우유, 프랑스산 크림치즈, 고메버터를 사용해 풍부하고 녹진한 맛을 즐길 수 있다. 원두는 커피를 좋아한다면 누구나 알 만한 ‘Fritz’의 원두를 사용한다. 향토적이지만 대중적인 맛. 지역의 재료를 기존의 맛에 잘 녹여냈다. 앞으로 강화도를 대표하는 맛으로 강화까까 타르트를 가장 먼저 꼽을 듯하다. 그래야 마땅한 맛이다.  

 

주소: 인천광역시 강화군 불은면 덕진로 159
영업시간: 매일 11:00~19:00(매주 월요일 휴무)
가격: 강화 사자발약쑥 까까 2,800원, 강화 인삼 까까 2,800원, 강화까까 세트(6가지) 1만6,000원

 

글·사진  강화송 기자
취재협조·공동기획 강화군 

저작권자 © 트래비 매거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최신기사
트래비 레터 요즘 여행을 알아서 쏙쏙
구독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