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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양하며 산삼 구경, 함양 힐링 여행

  • Editor. 유의민
  • 입력 2021.11.01 09:20
  • 수정 2021.11.04 13: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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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놀고, 잘 쉬고, 건강하게 먹는 힐링 3종 세트.
함양에선 이 세 가지가 모두 가능했다.

모노레일 상부승강장. 대봉산 정상 소원바위와 짚라인 정거장이 묘하게 결합됐다
모노레일 상부승강장. 대봉산 정상 소원바위와 짚라인 정거장이 묘하게 결합됐다

●일단 잘 놀아 보자!
함양대봉산휴양밸리


함양, 느낌상 아래 지방일 것 같은데 전라도 하면 광주, 경상도 하면 부산처럼 찰떡같이 입에 붙는 행정구역이 떠오르지 않았다. 궁금증은 함양 톨게이트를 지나고서야 풀렸다. 관광지로 안내하는 갈색 이정표가 지리산을 향하고 있었기 때문. 그렇다면 경상남도다.


남쪽으로 지리산을 품고 있는 함양은 경상남도 서쪽에 위치한 군으로 선비문화와 산삼의 본고장으로 잘 알려진 곳이다. 시내로 들어서자 2021 함양산삼항노화엑스포가 한창이었던 거리 곳곳에서는 함양군 CI ‘굿모닝 지리산, 함양’이 여행자들을 반겼다. 북적거리는 축제의 현장을 지나 시내를 벗어났다. 조금 벗어났을 뿐인데 전원일기 속 시골 풍경이 펼쳐졌다. 정갈한 논과 너른 평야, 그 뒤를 든든히 받치고 있는 대봉산의 모습에 도시에서 딸려 온 근심과 걱정이 모두 떨어져 나갔다. 한적하고 푸근한 시골 전경을 보며 힐링을 하는 사이 굽이굽이 산길을 올라 함양에서의 첫 번째 목적지인 대봉스카이랜드에 도착했다. 대봉스카이랜드는 함양대봉산휴양밸리의 관광 시설 중 하나로 액티비티를 책임지고, 대봉캠핑랜드는 휴양을 책임진다. 일단은 액티비티로 여행을 시작했다. 

울창한 대봉산 숲속 사이로 빼꼼히 모습을 드러낸 모노레일
울창한 대봉산 숲속 사이로 빼꼼히 모습을 드러낸 모노레일

 

●스카이랜드 이용법
올라갈 때 레일, 내려올 땐 라인


스카이랜드에서 즐길 수 있는 액티비티는 두 가지. 대봉산 정상까지 오르는 모노레일과 정상에서 가장 빠르게 하산할 수 있는 이동 수단인 짚라인이다. 두 가지 모두 국내 최장거리를 자랑한다. 


전체 길이 3.27km, 총 5개의 코스로 구성되어 있는 짚라인 전 구간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모노레일이 필수다. 느릿느릿 굼벵이 같은 속도로 움직이는 모노레일은 정상까지 약 30분 정도가 소요된다. 이런 속도가 처음엔 조금 답답하게 느껴졌지만 사방의 유리창을 통해 주변 풍경을 보는 맛이 있다. 뭐니 뭐니 해도 모노레일의 킬링 포인트는 이따금씩 들려오는 짚라인 비명소리다. 메아리처럼 멀어져 가는 비명소리가 들릴 때마다 예비 라이더들의 얼굴은 점점 상기되어 갔다. 미안하지만 꿀잼이다.


모노레일은 대봉산 정상 바로 아래에 있는 최정상의 짚라인 타워까지 이동시켜 준다. 거기서부터 5개의 짚라인 구간을 타고 내려올 수 있는 것인데, 아쉽게도 이미 다 예약되어 있었다. 이런 불상사를 방지하기 위해 최근 마지막 5코스 단일 구간을 현장 판매 상품으로 추가했단다. ‘높새바람 코스’는 길이 500m, 최대 속도 80km/h으로 중급 난이도에 속했다. 

해발 1,200m에서 즐기는 짚라인
해발 1,200m에서 즐기는 짚라인

직접 체험해 본 소감은? 자타 공인 스릴 성애자인 편이라 속도는 적당했지만 길이가 너무 짧았다. 다음번에 예약을 서둘러 전 구간을 타 볼 준비가 되었다.


클라이맥스가 남았다. 정상에 도착해 정상보다 먼저 찾아간 곳은 한 가지 소원을 간절히 빌면 반드시 이루어진다는 소원바위였다. 데크 난간에는 남산 자물쇠들 못지않게 소원이 적힌 형형색색의 띠들이 주렁주렁 달려 있었다. 과연 이 많은 소원을 소원바위가 다 수리했는지 모르겠지만 속는 셈 치고 두 손 모아 ‘비나이다, 비나이다~’. 

소원바위 앞 산신령상. 대봉산 단풍 구경을 빌었다
소원바위 앞 산신령상. 대봉산 단풍 구경을 빌었다

소원은 이만 소원바위에게 맡기기로 하고 드디어 대봉산 정상, 천왕봉에 올랐다. 정상석에서 인증용 셀피를 한 장 찍고는 해발 1,252m에서 부는 세찬 바람을 맞으며 ‘산멍’을 때렸다. 서울에서 함양 그리고 대봉산스카이랜드에 도착해 짚라인 체험 후 다시 모노레일을 타고 대봉산 정상까지. 쉴 틈 없는 하루였다. 시작부터 액티비티라니. 하루 만에 방전되어 버리는 건 아닐까 걱정했는데 오히려 충전이 됐다. 꼭 쉬는 것만이 휴양은 아니다. 잘 노는 것도 휴양이다.


함양대봉산휴양밸리 
대봉스카이랜드

주소: 경남 함양군 병곡면 병곡지곡로 331
운영시간: 화~일요일 09:30~16:30
요금: 모노레일(왕복) 1만2,000원 / 짚라인 4만6,000원(5코스 1만2,000원) 예약 필수   

캠핑랜드의 시그니처 숙박시설, 숲속의 집 ‘대나무둥지’
캠핑랜드의 시그니처 숙박시설, 숲속의 집 ‘대나무둥지’

●소문 나겠네 캠핑랜드
숲속에서 휴양하기


스카이랜드에서 잘 놀았다면 이제 캠핑랜드에서 잘 쉴 차례. 캠핑랜드는 스카이랜드에서 서쪽인 대봉산 원산지구 해발 700~800m 자락에 있다. 서울 도봉산의 최고 높이가 740m라는 걸 고려하면 제법 고지대인데, 여기에 자리한 중요한 이유가 있었다. 사람이 살기에 쾌적해서 장수할 수 있는 고도가 해발 700~800m이라는 것. 공기 좋고, 물도 맑으니 최적의 휴양지 위치라고 할 수 있겠다. 

숙박동 아래 캠핑장
숙박동 아래 캠핑장

또 하나의 장점은 가성비다. 캠핑랜드 홍보 책임자 허준 팀장에 따르면 성수기에도 웬만한 숙소나 캠핑장에 비해 반값 이상 차이가 날 만큼 저렴해 매달 인터넷 예약이 오픈되면 1분 안에 만실이 된단다. 군에서 홍보 차원으로 저렴한 가격에 운영 중이라니 혹 방문할 계획이 있다면 가격이 오르기 전에 서두르는 것이 좋겠다.

대나무둥지만큼 인기 좋은 숲속의 집 ‘솔향기둥지
대나무둥지만큼 인기 좋은 숲속의 집 ‘솔향기둥지'

캠핑랜드에서 잘 쉬는 방법은 크게 세 가지. 숲속의 집에서 오붓하게 바비큐를 즐기며 쉴 수도 있고, 자연을 벗 삼아 캠핑을 즐길 수도 있다. 어떤 형태로든 하룻밤 묵는 것이 부담스럽다면 그냥 와서 반나절 정도 놀기만 하고 가도 된다. 알록달록 숲속놀이터와 고른 잔디가 깔린 다목적구장이 있어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놀기에 안성맞춤이다. 대봉먹거리관에는 식사류를 비롯해 안주류와 술은 물론 카페도 있으니 먹을거리를 따로 준비해 오지 않아도 괜찮다. 

어린이들을 위한 공간, 숲속놀이터
어린이들을 위한 공간, 숲속놀이터

캠핑랜드에서 가장 뷰가 좋고 예쁘다는 대나무둥지 숙소를 보러 가는 길. 숲속놀이터에서는 아이들이 바닥분수에 몸을 흠뻑 적시며 마지막 여름을 즐기고 있었다. 여름이 끝나가는 건 아쉽지만 캠핑랜드가 맞이할 가을과 겨울에 대한 기대는 커졌다. 울긋불긋 단풍으로 물든 대봉산과 눈으로 뒤덮인 순백의 설산이 오픈 이후 처음으로 방문객을 맞이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어휴, 장난 아니에요. 정말 예술이죠~” 이미 그 풍경을 본 허준 팀장은 작년 겨울을 떠올리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아마 대봉캠핑랜드만의 필살 풍경이 될 거라고. 그 말에 얼른 달력 앱을 켰다. 매달 다음 달 치 캠핑랜드 예약이 열리는 날짜인 15일 오전 10시에 알람 설정을 해놓았다. 부디 캠핑랜드의 첫 단풍 사진을 내 손으로 찍을 수 있기를 바라며.


함양대봉산휴양밸리 
대봉캠핑랜드

주소: 경남 함양군 원산지소길 192
운영시간: 화~일요일 09:30~16:30
요금: 숙박(4인 기준 5만~6만원), 캠핑장(1만6,000원), 예약필수  

 

▶Review
심봤다! 함양 산삼의 모든 것
2021 함양산삼항노화엑스포

9~10월에 진행된 2021 함양산삼항노화엑스포는 ‘천년의 산삼, 생명연장의 꿈’이라는 주제를 콘셉트로 산삼의 고장인 함양에서 열린 세계 유일의 산삼 국제행사였다. 함양은 전 지역에 게르마늄 토양이 분포되어 있어 환경적으로 산삼을 비롯한 약초의 품질이 매우 뛰어나 예부터 심마니들 사이에서 산삼의 성지로 통했다고. 함양에서는 우수한 산삼과 심마니의 역사 문화를 계승하기 위해 산삼항노화엑스포 이외에도 다양한 콘텐츠와 프로그램을 활용한 함양산삼축제도 따로 개최했다. 영원한 젊음이라는 부푼 꿈을 안고 찾은 함양산삼항노화엑스포장. 계획대로였다면 2020년 9월 개최되어야 했지만 코로나로 꼬박 1년을 더 기다렸다. 코로나 방역관리에 신경을 쓰는 모습은 두말하면 잔소리. 사전예약제와 동시 수용인원 제한으로 거리 두기를 강화하기도 했고, 행사장이 워낙 넓어 전시관을 제외하면 모두 야외 공간이라 충분히 믿음이 가는 방역관리였다.

함양의 산삼과 항노화의 정보 플랫폼, 산삼주제관
함양의 산삼과 항노화의 정보 플랫폼, 산삼주제관
체험존에서 산삼주 담그기 등 다양한 체험을 했다
체험존에서 산삼주 담그기 등 다양한 체험을 했다

주게이트를 지나 메인도로를 따라 쭉 올라가니 엑스포의 꽃이라 할 수 있는 전시관 존이 나왔다. 주제별 총 9개의 전시관은 함양 산삼에 대한 지식의 보고였다. 함양에서 추진하는 항노화 산업을 소개하는 전시와 다양한 체험을 통해 함양 산삼과 항노화 산업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있었다. 대충이라도 함양 산삼과 항노화에 대한 배경지식을 쌓았으니 이제 진짜 산삼을 만나볼 차례. 산삼특산물관에서는 함양산삼뿐만 아니라 타지역 산삼들도 함께 전시, 판매하고 있는데, 시중가보다 더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었다. 구매 여부와 상관없이 산삼특산물관 방문을 꼭 추천하는 이유는, 눈으로 코로, 둘러보는 것만으로 건강해진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 때문이다. 

누구나 사진가가 되는 상림꽃밭단지
누구나 사진가가 되는 상림꽃밭단지

꽃액자 속에서 찰칵, 상림꽃밭단지


산삼항노화엑스포라고 해서 산삼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상림꽃밭단지는 지리산 천왕봉 해발 1,915m에서 똑 떼어다가 그대로 박아 놓은 것 같은 짝퉁(?) 정상석을 시작으로 약 1km 구간까지 이어진다. 숙근 샐비어, 버베나, 황화코스모스, 천일홍, 족두리꽃, 메리골드 등 색깔도 모양도 다양한 꽃들의 잔치다. 360도 모든 전경이 액자 속 명화이기에 그 안으로 쏙 들어가기만 하면 백퍼 인생숏이 된다. 알록달록 꽃밭 사이사이에 설치된 조형물들은 보는 재미와 찍는 재미를 더했다. 사람들의 카메라는 쉴 틈이 없었다. 건강을 찾는 심마니들에게는 산삼항노화 전시관이 성지라면 아이들이나 청춘들에게는 여기가 성지다.   


▶PLUS 함양 가볼 만한 곳

와인으로 족욕을, 하미앙 와인밸리

하미앙. 어딘지 귀에 익다. 바로 지역명 ‘함양’을 풀어서 지은 브랜드명이기 때문. 하미앙 와인밸리는 지리산 일대 해발 500m 고지에서 친환경으로 재배된 산머루로 와인을 생산하고 판매하는 유럽풍 산머루 테마농원이다. 이상인 대표는 일본, 유럽, 미국 등지의 농촌 관광산업을 견학 후 함양의 강점인 지리산 산머루를 앞세워 차와 식사는 물론, 와인동굴 견학, 와인 족욕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6차 산업의 새로운 모델을 만들었다. 정원 테마 농원인 하미앙 와인밸리는 경상남도 아름다운 민간정원으로도 등재되어 있다. 하미앙 산머루 와인은 바디감이 무거운 편. 첫맛은 달달하고 끝맛은 새콤달콤하면서 은은하게 알코올 향이 느껴진다. 코리아 와인 챌린지 국제 와인 대회에서 동상을 수상한 데는 다 이유가 있다.

주소: 경남 함양군 함양읍 삼봉로 442-14
운영시간: 09:00~18:00
가격: 와인치즈돈가스 1만5,000원, 고르곤졸라피자 2만원, 잔 와인 6,000원

유네스코가 공인한 남계서원

남계서원(사적 499호)은 일두 정여창 선생의 학문과 덕행을 기리고 지방민의 유학교육을 위해 명종 7년(1552년)에 지어졌다. 조선시대 대표적인 사립 성리학 교육기관인 서원은 그 가치를 인정받아, 한국에 있는 670여 개 서원 가운데 9개 서원은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됐는데, 그중 하나가 남계서원이다. 규모가 크지 않아 사진만 몇 장 찍고 돌아 나가는 경우가 많은데, 문화관광해설사와 함께 둘러보면 그 가치를 꼼꼼하게 알아갈 수 있다. 해설사 동행 투어는 함양군 문화관광 홈페이지를 통해 신청할 수 있다.

주소:  경남 함양군 수동면 남계서원길 8-11

<미스터 션사인>의 그곳, 개평한옥마을

개평한옥마을은 100년 넘은 역사를 지닌 한옥 60여 채가 보존되어 있는 전통 한옥마을이다. ‘개평’이라는 지명은 두 개울이 하나로 모이는 지점에 마을이 형성되어 유래되었다. 60여 채의 한옥 중 가장 대표적인 집은 일두고택(중요민속문화재 186호). 조선시대 오현 가운데 한 사람인 일두 정여창 선생의 고택으로 과거 드라마 <토지>를 통해 처음 널리 알려졌고, 최근에는 <미스터 선샤인>, <왕이 된 남자>의 촬영지로 인스타그래머블 스폿이 되었다. 작은 시골 한옥마을이라 마을 초입 종갓집 식당과 일두고택 맞은편 한옥 북카페를 제외하고는 먹고 마실 수 있는 곳이 없는 게 조금 아쉽지만 일두산책로를 따라 걸으며 고즈넉한 한옥마을의 정취를 느끼기에는 더없이 좋다.

주소: 경남 함양군 지곡면 병곡지곡로 910
요금: 일두고택 숙박체험 행랑채(2인) 5만원, 사랑채(4~8인) 40만원

종가음식 맛집, 고택향기

개평한옥마을 안의 유일한 식당. 일두고택 큰살림을 맡은 맏며느리였던 어머니의 손맛을 이어받은 막내딸이 운영하는 종가음식 맛집이다. 종가음식의 계승 발전을 위해 종가음식 관광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주메뉴는 종가 비빔밥. 매일 텃밭에서 엄선한 채소와 식재료들이 약고추장과 어울리면 화려하지는 않지만 오래된 고택만큼이나 깊은 맛이 난다. 찬은 배추김치와 깍두기가 전부. 적당히 잘 익은 김치는 감칠맛을 더한다. 한식에 국이 빠질 수는 없을 터. 홍합과 무, 버섯을 넣고 끓인 해산물탕국 한 숟갈에 입 안이 개운해진다.

주소: 경남 함양군 지곡면 병곡지곡로 935
운영시간: 수~일요일 12:00~재료 소진시까지
가격: 종가비빔밥 1만원, 종가국수 8,000원
전화: 055 962 0096


글·사진 유의민  에디터 천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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