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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주에서 문화완주 

  • Editor. 이수연
  • 입력 2021.10.26 16:19
  • 수정 2021.10.26 16: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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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깊어가면 감성도 깊어간다. 
여행에 깊이를 더할 문화 충전소를 찾는다면 완주로 떠나보자. 

●삼례책마을 책박물관 & 고서점 호산방 

가지런히 정리된 책 사이를 걸으면 차분해지고 오래된 종이 냄새에 커피 향이 곁들여지면 메말랐던 감성도 차오른다. 1950년대 지어진 양곡창고는 2016년 쌀 대신 10만 권이 넘는 고서와 헌책으로 가득 찼다. 

문화창고가 된 이곳엔 고서점, 헌책방, 북카페, 북갤러리, 책박물관 등이 한데 모여 있고, 세미나와 전시회뿐만 아니라 음악공연, 북콘서트 등 시기마다 다채로운 문화행사를 펼친다. 

바탁족 골각문자

책박물관에서 전시중인 <문자의 바다-파피루스부터 타자기까지>에서는 연말까지 인류 최초 문자인 고대 레반트 쐐기문자를 비롯해  이집트의 파피루스, 물소 뼈에 새긴 인도네시아 바탁족의 골각문자, 아메리칸 인디언의 암각 그림문자 등 진귀한 유물 186종 2,775점이 전시한다.

북갤러리
북갤러리

글자라기보다 그림에 가까운 화려한 문자에 가물가물 학생시절 공부했던 기억이 살아나고, 다른 시대, 다른 공간의 소통을 상상해본다. 문자가 이렇게 대단한 것이었던가. 공기처럼 당연했던 문자가 새롭게 다가온다. 


주소: 전북 완주군 삼례읍 삼례역로 68
운영시간: 매일 10:00 ~ 18:00 

●삼례그림책미술관

그림책의 요정들이 양곡창고 안으로 날아들었다. 올해 개관한 그림책미술관은 개관기념으로 <요정과 마법의 숲(Nursert Versere)> 기획전을 열었다. 세계문화사적으로 가치가 높은 그림책과 그림책의 원화 작품을 수집, 연구하고 전시하는 국내에서 유일한 그림책 특화 미술관엔 1940년대 영국 동화작가 G그레이브스의 친필 원고, 아일랜드 그림책 작가 나오미 헤더의 원화와 더불어 원화를 본떠 만든 조형물들이 독특한 분위기를 그려낸다. 

삼례그림책미술관 2층에서는 상설전시 <빅토리아시대 그림책 3대 거장>가 열린다. 19세기 후반 세계그림책 역사에 획을 그은 명작들을 탄생시킨 랜돌프 칼데콧, 케이트 그림어웨이, 월터 크레인의 그림책과 원화, 친필편지 등을 만날 수 있다. 그림책이라기보다 예술작품에 가까워 시선을 떼기 어렵다. 

그림책은 유치하다고 여겼다면 이제는 생각을 바꿔보자. 아이가 바라보는 것은 글자와 그림 너머 한결 심오한 세계이고, 어떤 사람도 아이를 거치지 않고는 어른이 되지 못한다. 깊은 곳에서 잠자고 있던 아이를 살짝 꺼내 그림책의 세계로 한 발 들어서 보는 건 어떨까. 


주소: 전북 완주군 삼례읍 삼례역로 48-1
운영시간: 매일 10:00 ~ 17:00

●삼례문화예술촌 제1전시관 (구 모모미술관)


삼례문화예술촌은 일제강점기 양곡 수탈이 이루어지던 곳의 양곡창고를 활용해 문화와 예술로 꽃피운 마을이다. 2013년에 만든 마을이니 오래된 창고나 공장에 카페, 문화공간을 만드는 최근 유행의 원조급이라고 할 수 있지만, 현재는 새로운 콘텐츠 준비로 일부 시설만 운영중이다. 

<프랑스와 예술의 혁명展>은 19-20세기 프랑스 화가와 문인들의 저술과 그림, 조각품 등 227점을 전시한다. <아폴리네르와 그의 연인 마리 로랑생>에서는 프랑스 대표 여류화가 마리 로랑생을 문학과 예술을 나누며 사랑했던 연인의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고, <나폴레옹과 조선 서해안 항해기>에서는 나폴레옹의 임종 전 모습과 서양인이 처음으로 바라본 기묘한 한국인을 볼 수 있다. <근대 프랑스 화가들의 반란> 전시에서는 안토니 반 다이크, 프랑스와 부세, 위베르 로베르, 폴 세잔, 아돌프 몽티셀리 등 근대 프랑스 유명한 작가의 유화 진품을 관람할 수 있는데, 경매시장에 나온 사인이 없거나 흘림체로 판독이 어려운 작품을 하나하나 수집했다고 한다. 믿기 어려운 이야기지만 이러한 사실을 몰라도 완주에서 만나는 프랑스 미술은 놀랄 만큼 작품성이 뛰어나다. 


주소: 전북 완주군 삼례읍 삼례역로 81-13
운영시간: 매일 10:00 ~ 18:00
 


글 ·사진 이수연(자연형) 트래비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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