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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빛섬' 도시의 밤은 낮보다 화려하다

  • Editor. 최재원
  • 입력 2021.10.31 11:04
  • 수정 2021.11.04 13: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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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흐른다. 건물이 흐른다. 
늘 흘러가던 공간에 머무르자 다른 것이 흐른다.
한강이 흐른다. 태양이 흐른다. 
늘 바삐 흐르는 도심의 하루가 조금 더디 흐른다.

반포한강공원은 반포대교 아래를 지나는 잠수교 남단의 달빛광장을 중심으로 자전거길과 걷기길, 피크닉장과 체력단련장, 농구장, 축구장 등 한강을 배경으로 여가시설이 곳곳에 조성되어 있어 많은 서울시민이 찾는 공간이다. 그중에서도 눈에 띄는 공간은 단연 세빛섬이다. 코로나 19로 인해 세빛섬 야외무대는 한적한 모습이지만, 세빛섬은 오늘도 변함없이 한강에 떠 있다.

세빛섬은 반포대교 남단 한강 수상에 꽃을 형상화하여 2014년 9월에 개장한 인공섬이다. 세빛섬이라는 이름은 서로 겹칠 때 가장 많은 색을 만들어내는 빛의 삼원색처럼 3개의 섬이 조화를 이루어 한강과 서울을 빛내라는 바람이 담았다.

세빛섬에 들어서면 큰 배를 탄 듯 약간의 흔들림을 느낄 수 있는데, 이는 세빛섬이 물 밑에서 떠받치는 구조물 없이 와이어로만 묶여 물 위에 둥둥 떠 있기 때문이다. 세빛섬은 이러한 이유로 2011년 5월 부분 개장을 했을 당시에 세빛둥둥섬으로 불렸던 적이 있다.

서쪽 출입구로 들어서면 세빛섬에서 가장 큰 섬인 가빛섬에 먼저 닿게 된다. 한강 위에 공간의 제약 없이 지어진 탓인지 도심에서는 볼 수 없는 독특한 건축미를 뽐낸다. 가빛섬 내부에는 식당, 카페, 웨딩홀, 수상레저 등 다양한 복합문화공간이 입점하여 있다.

세빛섬에서 두 번째로 큰 채빛섬 역시 식당, 카페, 편의점 등이 입점하여 한강을 조망하며 식음료를 즐기기에 적합한 공간이다. 채빛섬에서 주목할 곳은 비어가든이라는 야외 펍이다. 한강과 반포대교를 배경으로 맥주와 스테이크, 치킨, 소시지 등을 맛볼 수 있다. 매년 5~10월 사이 금, 토, 일요일만 한시적으로 운영하니 문의 후 방문하는 것이 좋다.

세빛섬에서 가장 작은 솔빛섬은 전시, 공연, 이벤트 등을 위한 다목적 문화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특별한 체험이 있지 않은 한, 개방하지 않는 편이다.

해가 저물기 시작하면 반포대교 위로 올라가 보자. 반포대교에서 서쪽을 바라보면 여의도 63빌딩 너머로 석양에 타오르는 저녁놀을 감상할 수 있다. 발걸음을 멈추니 태양이 흐른다. 우리가 매일 놓치고 살던 하루가 여기에 있다.

해가 져도 발걸음을 옮기지 말자. 기다림의 보상은 충분하다. 하늘이 청명한 날이라면 반포대교 위에서의 매직아워는 가히 환상적이다. 태양과 달이 공존하는 시간, 완벽한 개와 늑대의 시간이다.

한강에 땅거미가 지면 세빛섬이 빛을 발하기 시작한다. 사실 세빛섬을 찾은 이유는 세빛섬 내의 재화보다 세빛섬 그 자체에 있다. 많은 이들이 반포한강공원을 찾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세빛섬이 발현하는 빛의 향연을 감상하기 위함이다. 세빛섬이 한강을 비춘다. 도시의 밤은 낮보다 화려하다.

*2008년 12월, 세계 최장 교량 분수로 기네스북에 등재된 반포대교의 달빛무지개분수는 수도권 거리두기 4단계 격상으로 인해 2021년 7월 9일부터 거리두기 조정 시까지 운영이 중단된 상태다.

 

주소: 서울 서초구 올림픽대로 2085-14
운영시간: 매장별 상이

 

글 · 사진 최재원 트래비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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