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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S LETTER] 못생긴 나무를 위한 특급 칭찬

  • Editor. 천소현 기자
  • 입력 2021.12.01 0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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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고 이런 시간이 오게 되면, 무슨 말을 할 수 있을까? 궁금하곤 했습니다. ‘굳이 개인적인 이야기를 할 필요가 있을까’라는 생각의 반대편에, 그래도 인사를 드리는 것이 도리라고, ‘잡지도 결국 사람이 만드는 것이 아니냐’는 생각이 맞서곤 했습니다. 덥석, 결정의 시간이 오고야 말았습니다. 

어쩌다 보니 <트래비>와 밀착된 10년이었고, <트래비>에 대한 이야기가 제 이야기이기도 한 것이라, 조금 되돌아보겠습니다. 기자로 입사한 <여행신문>을 4년 반 후에 그만둘 때 들은 말이 “우리도 곧 잡지를 만들 건데…” 였습니다. 그 잡지가 2005년 격주간지로 창간한 <트래비>였습니다. 해외여행 시장의 성장세와 함께 궤도에 오르는가 싶던 잡지는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위축되었고, 판형을 바꿔 월간지가 되었습니다. 다른 언론사와 매거진을 거쳐 프리랜서로 전향했던 제가 재입사한 2011년 시점까지도 어려운 사정은 여전했습니다. 

팀원 없는 팀장으로 시작해, 지금도 여전히 <트래비>는 전담 인력이 많지 않습니다. 덕분에 국내 매거진 중 가장 넓은 객원기자 네트워크를 확보해 나갔고, 자체적으로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트래비아카데미’도 개설했습니다. 꾸준히 독자와 함께하는 여행 이벤트와 특강을 진행했고, 지면뿐 아니라 온라인 콘텐츠 채널도 강화해 자리를 잡았습니다. 지면뿐 아니라 동영상도 제작하며 종합 여행콘텐츠 미디어로 성장해 가는 중이었죠. 코로나19 전까지 말입니다. 

급속도로 위축된 여행업계와 타 잡지의 폐간 소식을 들으며 매달 치의 불안과 희망을 마감해 오다 보니, 2년이 흘렀습니다. 말로는 “걍, 버틴다”라고 했지만, 나름 <트래비>는 해외 편향을 걷어 내고 국내 여행을 고민하며, 균형 잡힌 성장의 가능성도 내다보고 있습니다. <트래비>와 파생된 콘텐츠 사업으로만 보자면 그 어느 때보다 (상대적으로) 수익적 기여도가 높기도 하고요. 아이러니하지만 ‘못생긴 나무가 산을 지키는 법’이니까요. 

처음 하는 <트래비>에 대한 칭찬입니다. 내전, 반일 정서, 전염병, 불황 등 세계의 모든 이슈와 함께 출렁거리면서도 내년이면 17년 차를 맞이하는 <트래비>에 대한 칭찬에 가장 인색한 사람이 저였으니까요. <트래비>는 해외 라이선스를 도입하지 않고, 항공사나 대형 여행사에서도 독립된, 가장 많은 여행 전문 취재 인력을 보유한 국내 최고의 여행매거진입니다. 쑥스러워 한 번도 하지 못한 초특급 (아직은) 자화자찬으로 <트래비>를 응원합니다. 정말 감사했습니다. 


<트래비> 부편집장 천소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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