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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용호 칼럼 - 거울 속에 비친 만사마?

  • Editor. 트래비
  • 입력 2006.01.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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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프로 <웃찾사>에 나오는 ‘만사마’ 캐릭터는 보는 이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한다. 빠른 템포의 음악에 맞춘 만사마의 독특한 율동과 마지막 표정 연기는 압권이 아닐 수 없다. 뺨을 때리는 듯한 손 동작에 맞춰 한쪽으로 쏠리는 만사마의 표정을 한 번쯤은 장난삼아 따라해 봤음 직도 하다. 그런데, 어느 날 자고 일어났더니 거울에 비친 내 얼굴이 만사마의 찌그러진 얼굴 표정이 되어 있다면 이것만큼 난처한 상황은 없다. 이처럼 반쪽 안면근육이 마비되어 입이 돌아가는 증상을 ‘구안와사’라고 하는데, 드라마 <허준>에서 허준이 참수 직전 왕의 구안와사를 극적으로 치료하여 대중들에게 널리 알려진 질환이다. 구안와사는 편측성 안면마비 질환으로 흔하지는 않지만 어린이, 청장년, 노인층에 걸쳐 고루 발생하며 특히 겨울철에 발생 빈도가 높다. 

한의학에서는 ‘얼굴 부위에 분포한 경락에 풍한(風寒)의 사기(邪氣)가 침범하여 혈맥(血脈)의 순환장애를 초래하고, 경근(經筋)의 자양이 실조되어 구안와사가 발생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여기서 말하는 '풍한의 사기'라는 것은 차가운 기운이나 바람을 의미한다. 가령 여름에 선풍기 바람을 장시간 쏘인다거나 여행 중에 차창을 열고 잠을 자는 것, 차가운 목침 또는 돌을 베고 자거나 음주 후 습하고 냉한 곳에서 잠을 자는 것 등이 풍한의 사기에 침범당하는 요인이 된다. 내부적으로는 몸과 마음이 허약해진 상태에서 과로 및 정신적 충격, 심리적 불안, 만성적인 스트레스로 인하여 신경이 쇠약해져 발생되기도 하는데 안면에 뻐근한 느낌이 들거나 실룩거리는 미세한 경련 등의 전조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구안와사가 발생하면 한쪽 얼굴 전체가 마비되어 침범된 안면근육은 기능을 상실하게 된다. 

구안와사는 증상에 맞게 초기 치료와 관리가 이루어지면 후유증 없이 완치된다. 초기 보이던 증상이 2~3주 정도에 뚜렷한 회복을 보이는데, 4~6주 후에도 회복이 되지 않을 경우 장기적인 후유증을 남기게 되므로 초기 치료와 관리가 중요하다. 치료 후 며칠간은 오히려 증상이 더 진행되는 듯하지만 이는 질환의 진행 과정이므로 조급한 마음을 버리고 꾸준히 치료 받는다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구안와사는 조금만 신경 쓰면 충분히 예방이 가능한 질환이다. 새벽 찬바람을 피해야 하는데 특히 과음한 상태에서는 특히 찬바람을 조심해야 한다. 여름에도 과도하게 선풍기 바람을 쏘인다거나 창문을 열고 차를 달린다거나 하는 것은 좋지 않다. 당시엔 별 탈없이 지나가도 찬바람이 부는 가을로 접어들면서 병이 찾아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구안와사가 오기 전에는 몸이 나른하고 감기몸살이 오려는 것처럼 뒷목 혹은 귀 아래 부분이 뻣뻣하며 두통과 어지러움 등의 전구 증상이 나타난다. 증상이 발생했다면 재빨리 초기에 치료를 받아야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예방이다. ‘설마 나에게’라고 생각하는 것은 금물이다. 예고 없이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는 질환이기 때문이다. 마음의 평정심을 잃지 않도록 유지하고 섭생(攝生)을 잘한다면 어느 날 아침 거울 속의 내 모습이 만사마가 되어 버리는 당황스런 일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다.



+++ 도용호 선생은 동국대학교 한의과 대학을 졸업하고 대한한방부인과학회,대한한방자연요법학회 정회원이며 현재 情이찬 한의원장으로 진요중이다. 031-464-2816/  kgdow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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