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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지형의 아프리카에서 온 편지 5

  • Editor. 트래비
  • 입력 2006.01.24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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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노타쥬 한번 맛 보실래요?
남아공 와인투어, 스텔렌보쉬 

 

피노타쥬(Pinotage)는 남아프리카에서 나는 특별한 포도주에요. 멜롯(Merlot)도 한번 맛 보세요. 과일 향이 풍부하죠. 특히 자두향이 많이 나요. 어떤 포도주가 더 마음에 드세요?

여기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을 대표하는 와인도시 스텔렌보쉬(Stellenbosch)의 와인 양조장 스피어(Spier)입니다. 와인 시음을 위해 들어갔더니 이곳에서 일하는 와인 에듀케이터 잉어 휴어가 친절하게 남아공의 와인에 대해서 설명해 주더군요. 

나름대로 와인에 대해 관심이 있다고 자부했던 저였지만, 이곳에 오기까지 남아프리카에서 이렇게 훌륭한 와인들이 많이 생산되고 있는지 몰랐었어요. 와인하면 프랑스 보르도나 미국 캘리포니아, 칠레 와인만 떠올렸었죠.

반짝이는 햇살 아래 끝도 없이 펼쳐지는 포도밭, 와인 양조장 안에서 수십년 간 저장된 오크통. 그리고 은은한 그 향을 맡는 것이 좋아서, 남아공 와인의 고향이라는 스텔렌보쉬에 들렀습니다.  

케이프타운에서 약 42km 떨어진 스텔렌보쉬와 56km 정도 떨어진 팔(Paarl)은 케이프타운을 여행하는 여행자들을 유혹하는 유명한 와인 생산지들이죠.  

프랑스 보르도 와이너리(대규모 와인 농장)가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진중한 느낌을, 캘리포니아 와이너리의 와인 제조가 최첨단의 공정이라는 느낌을 주는 한편 남아공의 와이너리는 소박하면서도 편안하더군요. 

와이너리 여행의 가장 큰 즐거움은 뭐니뭐니해도 다양한 와인을 한 자리에서 맛볼 수 있는 와인 시음입니다. 어느 양조장에서든 우리 돈으로 몇 천원만 내면 다섯 가지의 와인을 맛볼 수 있습니다. 오크향이 나는 분위기 있는 와인부터 과일 맛이 깔끔한 와인, 바닐라 향에 달콤한 와인 등 여러 향의 와인을 즐기다 보면, 마치 온 세상이 내 것이 된 듯한 느낌이 든답니다. 

제가 좋아하는 와인은 발랄한 신 맛의 쇼비뇽 블랑(Sauvignon blanc)과 달콤한 향기를 자랑하는 샤도네이(Chardonnay)랍니다. 보르도와 캘리포니아, 스텔렌보쉬를 돌면서 얻은 귀동냥으로 눈을 감고 와인 이름 알아 맞추기를 시도해 봤는데, 쉽지 않네요. 역시 모든 일에는 시간과 노력이 필요합니다. 스텔렌보쉬에서 와인에 대해 설명해 주던 와인 에듀케이터도 손님들이 잠시 뜸할 때면 옆에 쌓여 있는 와인 책을 보면서 열심히 공부를 하더라구요. 

스텔렌보쉬에 가시면 끝없는 포도밭 옆에 장미꽃밭이 넓게 펼쳐져 있는데요. 포도밭 옆에 장미꽃을 심어놓으면 벌레들이 포도밭으로 안 가고 장미꽃으로 가기 때문에, 일부러 그렇게 만들어 놓은 거라는군요. 와이너리에서는 꽃의 여왕인 장미가 포도를 위해 희생되기도 하는군요. 

케이프타운에서 일일 투어 프로그램을 이용하거나 차를 렌트하면 스텔렌보쉬를 중심으로 팔과 보쉔델, 웰링턴, 니더버그 등을 둘러보면서 향기로운 와이너리 여행을 즐기실 수 있답니다. 혹시 스텔렌보쉬 여행을 계획하고 계신다면, 이곳에서 하룻밤 묵으시면 어떨까요? 케이프타운에서 느끼지 못한 또다른 아기자기함과 편안함을 느끼실 수 있으실 테니까요.

 글+사진/ Travie writer 채지형 객원기자 pinkpuck@dreamw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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