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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지형의 아프리카에서 온 편지 13

  • Editor. 트래비
  • 입력 2006.01.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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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 대공습, 끝없는 평원에 마음을 뺏기다
세렝게티와 응고롱고로 

‘여행이란 잠자는 상상력을 깨우기 위해 떠나는 것’
아프리카 여행의 하이라이트인 세렝게티와 응고롱고로에 다녀왔습니다. 끝없는 초원에 취해 생명력 넘치는 동물들에 마음을 뺏기고 나니, 3박 4일 사파리가 눈깜짝할 사이에 끝나더군요. 

끝없는 풀 위에 수백 마리의 얼룩말이 그 보다 더 많은 수의 누 떼들과 함께 놀고 있는 모습. 상상이 되세요? 그 상상이 눈앞에 바로 펼쳐지더군요. 뚜껑 없는 사파리 차 위로 머리를 내놓고 평원의 바람 내음을 맡다 기린과 눈이 딱 마주친 그 느낌, 그 숨막힘은 상상 이상의 즐거움이었답니다. 그나마 제가 동물들을 좋아하지 않은 편이니 망정이지, 아마 동물 애호가였다면 아프리카에 자리잡겠다고 호들갑을 떨었을 겁니다.   

세렝게티와 응고롱고로가 있는 탄자니아에 오기 전에 이미 나미비아의 이토샤 국립공원과 보츠와나의 쵸베, 오카방고 델타를 차례로 돌았지만, 세렝게티를 다녀온 후 역시 세렝게티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저는 아루샤에서 출발하는 3박 4일 사파리를 신청했습니다. 만야라 레이크를 거쳐 세렝게티와 응고롱고로 사파리를 하고 돌아오는 프로그램인데요, 가장 인기가 좋다는군요.  

첫 게임 드라이브(우리가 ‘사파리’라고 말하는 것을 이들은 게임 드라이브라고 해요. ‘사파리’는 스와힐리어로 ‘여행’을 통칭한다는군요)는 만야라 내셔널 파크(Manyara National Park)에서 시작했어요. 우거진 아카시아 가시나무를 헤치고 들어가니 수십 마리의 바분(원숭이)이 먼저 맞더군요. 호수 가까이에 가니 커다란 하마 풀과 그림처럼 펼쳐진 얼룩말들, 코끼리들 가족들의 이동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첫 날 숙소는 레이크가 한 눈에 보이는 파노라믹 캠프사이트. 게임드라이브를 끝나고 오니, 요리사 이마가 맛있는 저녁을 차려놨더군요. 자연 속에서 마시는 차 한 잔, 그 여유로움과 향기는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았습니다.   


 

‘끝없는 평원’이라는 뜻의 세렝게티(Serengeti). 이름만 들어도 가슴이 콩닥콩닥. 평원에 마음을 뺏기는 것은 순간이었습니다. 사방을 둘러봐도 나무 한 그루 없는 평원과 하늘만이 있더군요. 세렝게티 면적은 1만 4763평방km. 우리나라 면적(남한)이 약 9만 9천평방km 정도 되니까, 약 6분의 1정도 되겠네요. 탄자니아의 세렝게티는 케냐의 마사이마라와 연결되어 있는데요. 세렝게티 쪽에 머무르던 동물들이 물과 먹이를 찾아 7월부터 마사이마라로 대이동을 시작한다는군요. 

가이드 사무엘의 설명이 한창인 가운데, 어디선가 나타난 임팔라 무리들이 저희를 빼꼼히 쳐다보더군요. ‘어, 또다른 녀석이 하나 들어왔네’하는 것처럼요. 임팔라들이 보기에는 우리도 먼지 날리며 뛰어다니는 동물 중 하나겠지요? 

사무엘은 다른 랜드 크루저들과 정보를 교환하며 저희가 동물들을 가까이 느낄 수 있게 바쁘게 움직였습니다. 세렝게티에서 처음 만난 동물은 심바(사자) 가족이었는데요. 게으르게 누워있는 폼이 세상 다 귀찮다는 표정 같았습니다. 그런 사자의 게으른 표정을 보는 것은 빛나는 눈을 보는 것보다 더 신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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