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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훈 칼럼 - 정신과 약은 중독되지 않나요?

  • Editor. 트래비
  • 입력 2006.02.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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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말은 외래 진료시 환자들로부터 가장 많이 듣는 말이다. 이럴 때마다 환자들에게 별일 없이 괜찮다는 것을 계속 확신시켜 주어야 한다.  

현대 의학은 오늘날까지 계속해서 눈부신 발전을 이루어 왔다. 이에 따라서 여러 분야에 관련된 약들이 많이 개발돼 나오고 있는데 이중에는 일주일에 한번만 먹어도 되는 특수 코팅된 약, 금연 약, 비만 약, 집중력 강화제, 치매 약과 알코올 중독 치료 약들도 있다. 바로 이런 약들이 정신과 약으로 분류된다. 금연 효과가 있는 약 중 한 종류는 다국적 기업에서 시판하고 있는데 이 약은 항우울제 약이다. 이 약은 보조적으로 금연 효과가 있는데 이 약의 제조 회사가 금연 약으로 알려지는 것을 꺼려하고 있어 그 쪽으로 마케팅을 하지 않고 있을 뿐이다. 또한 역시 다국적 기업에서 판매되고 있는 비만 약은 항우울제로 개발되었으나 항우울제 효과보다는 비만 효과가 더 좋아 비만 약으로 처방되고 있다. 그래서 이 약과 작용기전이 비슷한 항우울제가 비만 치료제로도 사용되기도 한다. 

최근 들어 부모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는 약으로 산만한 아이들이 복용하는 집중력 강화제가 있는데 이것도 정신과 약물이다. 집중력 강화제 및 치매 약을 병원에서 처방받아서 복용하는 것에 대해서 심한 반발을 보이고 있지만 이런 약이 머리가 좋아지는 약으로 둔갑해서 음성적으로 별다른 저항 없이 거래되기도 한다. 그 외 정신과 약물은 협심증 환자들에게 심리적 안정을 위해서 사용되기도 하고 비뇨기과에서 조루나 발기부전 치료에 사용되기도 한다. 이러한 약물들이 정신과가 아닌 곳에서 처방되면 사람들은 별다른 저항 없이 약물을 복용하면서도 정신과에서 처방을 받을 경우에는 아주 심한 저항을 보인다.

사실 정신과 약물 중에서 중독성이 있는 것은 소위 안정제로 알려진 약들이며 앞에 이야기한 약들은 오히려 중독성이 전혀 없다. 중독성이 있는 안정제의 경우도 정신과에서보다 오히려 타과에서 처방시 중독의 위험성이 더 커진다. 이는 의사가 처방한 대로 약을 먹지 않고 불안하고 불편할 때마다 반복적이고 임의적으로 약물을 복용하고 처방받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정신과 치료에 좋은 약들이 없었던 관계로 다른 치료 기법들을 많이 사용했었다. 러셀 크로우 주연의 <뷰티풀 마인드>에서 보면 주인공은 장래가 총망 받는 인물이었지만 정신 분열증으로 인해 고생을 하게 된다. 그 시절에는 정신 분열증 치료약이 따로 없어 전기 충격 요법, 혈당 강하 요법 등으로 주인공이 발작을 일으키고 목마름, 성기능 장애, 어지러움증 등 부작용이 심한 치료를 받는 것을 보았을 것이다. 과거 정신과 치료에서의 비인간적인 치료법들로 인해 생긴 편견으로 정신과의 문턱이 아주 높았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오늘날은 부작용이 없는 약들이 속속 개발되어 많은 환자들이 혜택을 받고 있다. 또한 정신과 약은 아주 독한 약으로 여겨져 감기 약 등과 같이 복용하게 되면 안 된다고 생각하고 있기만 정신과 약은 안전하므로 감기 약 등과 같이 복용해도 무방하다.
하루 빨리 정신과에 대한 편견에서 벗어나서 이용 시기를 놓치지 않기를 바란다.

* 김태훈 선생은 연세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신경정신과 교수, 경기도 광주 정신보건센터장과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신경정신과 외래교수를 역임했다. 현재 사랑샘터 정신과의원 원장으로 진료중이다. www.wellmin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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