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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interview-김태희의 스위스 여행기 上

  • Editor. 트래비
  • 입력 2006.01.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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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희, 그녀만의 스위스 함께 따라가기
호텔리어 체험에서 짜릿한 열기구 타기까지

 올해 스위스 홍보대사(스위스 프렌즈)로 선정된 김태희, 이완 남매가 5월3일부터 11일까지 8박9일 동안 스위스를 여행했다. 이들은 서부 레만호를 거쳐 알프스 체르마트, 남부 로카르노, 루체른까지 스위스의 사계절을 체험했다. 또한 해발 2,000m의 열기구 체험과 체르마트에서의 스키, 호텔학교에서 수업 등도 색다른 경험이었다. 본지는 2회에 걸쳐 김태희가 생생히 전해 주는 스위스 여행기를 연재한다.

 # 5월3일 화요일    취리히 도착

아침 11시, 우리는 인천국제공항에 모였다. 출국수속을 마치고 대한항공편으로 취리히로 출발했다. 서울에서 12시간 걸려 도착한 취리히공항. 저녁 바람이 스산하다. ´여름이라더니 반팔 옷은 필요 없겠네´ 하는 생각과 ´이제 드디어 스위스에 도착했구나´라는 설레임이 앞섰다. 호텔로 이동하는 버스 안에서 본 스위스는 역시나 잘 정돈되고 깨끗한 모습이었다. 우리 일행은 취리히 시내 외곽에 자리잡은 스위스호텔에서 첫날의 여정을 풀었다.

 #5월4일 수요일   포도 농장에서 맛본 포도주에 치즈 한 조각

3시간 동안 버스를 타고 첫 방문지인 제네바로 향했다. 이곳 사람들은 어젯밤 만났던 취리히 사람들과 달리 불어를 쓴다. 몽블랑 다리 근처의 ‘레스 할레스 데 일레´ 레스토랑에서 연어요리와 스위츠 쵸콜렛이 가미된 아이스크림을 디저트로 먹었다. 근사한 점심을 마치고 제네바 근교 전원지역에 있는 포도 농장을 방문하기 위해 레만 호수를 따라 보트를 타고 이동했다. 다시 갈아탄 트랙터 안에서 보는 유채꽃 밭이 너무도 이쁘다.

이곳 유채꽃은 젖소 먹이로 이용된다고 한다. 도착한 포도 농장에는 ´초원의 집´에나 나올 법한 세련된 주인아주머니가 기다리고 있었다. 그분의 설명에 따라 이 농장에서 만든 다양한 종류의 와인도 맛봤다. 아주머니가 손수 만든 안주도 맛이 좋아 일행 모두 신이 났다. 사실 소주 한두 잔에도 얼굴이 빨개지는 체질인데 이곳 와인은 입맛에 맞는다. 이 와인은 딴 곳에서는 구하기 힘들다고 해서 한두 잔 마셨더니 얼굴이 다 화끈거린다.

 와인도 와인이지만 치즈로 만든 케이크와 안주들은 입맛에 꼭 맞았다. 주인아주머니의 따뜻한 배웅을 받으며 제네바 시내로 돌아왔다. 시내에서는 제또분수와 꽃시계를 구경하고 시계거리와 금융거리를 산책했다. 종교개혁비가 있는 제네바 공원과 구시가지, 레만 호수에 떠 있는 요트까지 우리 일행은 제네바 시내 이곳저곳을 둘러봤다. 저녁식사는 코리아 가든이라는 한국식당에서 먹었는데 한동안 못 먹을 불고기와 된장찌개를 즐기며 다가올 여행의 설레임으로 둘째 날 일정을 마무리했다.

 

#5월5일 목요일    호텔학교에서 로스티를 만들다

 둘째 날은 로잔 호숫가의 ‘뮤벤피크´ 호텔에서 하룻밤 묵은 뒤 몽트뢰의 시옹성, 호텔학교를 둘러보는 일정이다. 올림픽의 아버지 쿠베르텡이 활발히 활동하고 묻힌 곳으로 유명한 로잔. 각종 올림픽 관련 기구와 자료들이 잘 정리된 올림픽 박물관에서 88올림픽의 성화를 보니 애국심이 샘솟는다.

박물관 관람을 마치고 로잔 주변의 꽃의 도시 모르쥬로 이동했다. 100여 종이 넘는 형형색색의 튤립꽃으로 유명한 모르쥬는 ´레만 호수의 꽃´이라고 불리는 작은 도시. 우리는 잠시 튤립축제가 펼쳐지는 공원에서 망중한을 즐겼다. 다음 행선지는 몽트뢰의 시옹성. 한국인 가이드의 친절한 설명을 들으며 시옹성 곳곳을 둘러봤다.

모두 세 부분으로 나눠져 있는 시옹성은 죄수들을 감금하던 감옥과 병사들이 기거하던 방, 성주가 살던 집으로 이뤄져 있는데 애초에 중세시대 행인들의 통행료를 받기 위한 톨게이트 목적으로 지어졌다고 한다. 하지만 이제는 매일 수천 명의 관광객이 방문하는 관광명소가 되었다. 제네바 호수는 시옹성에서 바라보면 끝없이 수평선만이 보여 마치 저 편에서 고래가 지나갈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킨다. 제네바 호수를 1시간 간격으로 지나가는 유람선도 마치 허클베리핀에 나오는 유람선처럼 보인다.

시옹성 투어를 마치고 글리용 호텔학교로 행했다. 이곳의 한국 학생은 16명. 한국에서 온 우리를 보고 많이 반가워했다. 이 학교는 학생들이 세계문화를 학교 안에서 접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 한 국가의 학생 비율을 6~7% 이상 높이지 않는단다.

와인 테이스팅 클래스에 참관한 후 스위스 전통 감자요리인 ´로스티´도 직접 만들어 봤다. 로스티는 으깬 감자 요리로 알프스 관광객들에게 인기가 높다고 한다. 강습을 마치고 글리옹 호텔학교 교장선생님으로부터 수료증도 받았다.

이곳에서 우리 남매는 ´우리가 인기 있구나´ 하고 실감했다. 몇몇 교포학생들은 인근 샤또데에서 택시까지 타고 왔다며 폴짝폴짝 뛰며 좋아했다(택시비가 100프랑, 약 9만원 정도 들었다고 한다). 내 또래의 한국 학생 10여 명이 디저트를 일제히 서빙하는 순간도 감동이었다. 호텔학교를 나선 뒤에도 “공부하느라 힘들었는데 언니를 봐서 큰 힘이 되었다”던 한 여학생의 말이 귓가를 떠나질 않는다. 연예인이 된 게 뿌듯했던 순간이었다. 내일은 열기구를 탄다니 일찍 자야겠다.

 #5월6일     금요일 열기구 타기 체험

열기구의 고장인 샤토데에서의 열기구 체험은 짜릿했다. 해발 1,000m에 가까운 푸른 초원 위에서 풍선에 바람부터 넣었다. 4인1조가 돼 민첩하게 움직여야 한다. 대형 선풍기를 이용해 어느 정도 바람이 들어갔다 싶으면 탑승. 뜨거운 공기를 잔뜩 머금은 열기구는 수직으로 솟구친다. 열기구가 공중에 뜨자 일제히 “와!”하며 환호성을 내뱉는다.

열기구에는 풍향체크 장치부터 GPS까지 별별 기능이 다 있다. 좀 전에 지상에서 본 젖소들이 하얀 점처럼 보인다. 초원 옆 그뤼에르성 역시 동화 속 난쟁이 집처럼 작아졌다. 드디어 지상에서 수백 미터 높이로 상승하자 일행은 더욱 신이나 깔깔거리며 마냥 아이처럼 좋아라 한다. 게다가 모두 손에 들고 있던 휴대전화와 디카로 ‘셀카’ 찍기에 바쁘다.

얼굴이 작게 나와야 한다며 뒤로 빼지만 한 평 남짓한 공간에 8명이 넘게 탔으니 사진 찍을 때마다 아슬아슬하다. 구름 가까이 오르니 눈 덮인 산이 그림처럼 발 아래 펼쳐지고 열차는 붉은 색 지렁이가 꿈틀거리는 것만 같다. 바람이 심하면 열기구가 엉뚱한 곳으로 날아가기도 한단다.

열기구는 이륙보다 착륙이 더 힘들다. 메마르고 평평한 곳을 찾아 착륙하려면 지상 50㎝ 높이에서 밀고 끌기를 반복해야 한다. 일단 열기구의 풍선 부분을 편 다음 공기를 넣고 2~3시간을 열기구를 탄 후 내린다. 또 그런 후에는 다시 열기구를 접는 등 모든 과정을 경험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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