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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탐험 제7탄 타이베이Ⅰ③ 때꾸와 마뇽의 셀프카메라

  • Editor. 트래비
  • 입력 2006.02.24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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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래비

때꾸와 마뇽의 셀프카메라

여행 셋째 날, 트래비 기자들과 때꾸, 마뇽은 서로 각자의 시간을 보낸 후 저녁 때 스린 야시장에서 합류. 이후 때꾸와 마뇽은 야간기차를 타고 화련으로 떠나고 트래비 기자들은 타이베이에서 남은 취재를 했다. 때꾸와 마뇽이 기자들과 떨어져 보낸 여행 3일, 4일, 5일, 6일째 일정을 그들의 사진과 글로 담아 본다.

Day 3 오늘의 테마는 ‘여유’


ⓒ 트래비

호텔에서 여유로운 오전 시간을 보낸 후 버스를 타고 타이베이 기차역으로 향한다. 계속 MRT만 이용하다 보니 무료한 감도 없지 않아 버스 타기를 시도해 본다. MRT보다 차비가 싸서 좋긴 한데, 외국인을 위한 안내나 노선표가 전혀 없어 좀 불편! 다행히 우리의 목적지인 타이베이 기차역은 모두가 아는 번화가라 쉽게 내릴 수 있었다. 타이베이 기차역에서 고생 끝에 화련행 기차표 2장을 끊었다. 

태평양을 보고 싶어하는 때꾸의 바람대로 때꾸와 마뇽은 화련행 기차를 타기로 했다. 다음 목적지는 세계 3대 박물관에 속하는 고궁박물관. 버스를 타고 가고 싶은데 제대로 설명해 주는 사람이 없어 어쩔 수 없이 MRT를 타고 근처에서 내려 다시 버스를 한 번 갈아탔다. 너무 늦게 도착해서 시간이 많지는 않았지만 아시아권 유물들을 총망라해 놓은 전시관에서 각 나라들의 특징을 조금이나마 엿볼 수 있어 상당히 흥미로웠다. 박물관은 빙산의 일각밖에 구경하지 못했으나 해질녘 고궁박물관 앞에서 우리 둘이 함께 이야기 나누고 즐겼던 그 추억들, 그 풍경들은 절대 잊지 못할 것 같다-수진 언니, 진민 언니(트래비 기자들)와 만나기로 한 스린 야시장에 도착. 워낙 유명한 곳이라 잔뜩 기대를 한 게 사실인데, 전통적인 느낌이라기보다는 우리나라 동대문 시장에 온 것 같은 느낌이 들어 약간은 실망^^ 시장에서 인도풍 옷을 파는 가게에 홀딱 빠져서 기차를 놓칠 뻔했다.


Day 4
오늘의 테마는 ‘자연’


ⓒ 트래비

-새벽 4시40분경, 화련 기차역에 도착. 밤기차라 태평양을 두 눈으로 또렷이 보지는 못했다(여기서 자전거로 대만을 일주하는 홍콩인들과 짜이뚱 지방에 사는 한류에 빠진 한 친구를 만남). 유스호스텔을 찾아 헤매다 주변 샌드위치 집에서 아침식사.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샌드위치였다. 게다가 샌드위치 가게 언니가 멋진 숙소까지 소개해 줘서 너무나 기분이 좋았다. 소개 받은 숙소(왕 아저씨네 빌라)에 도착해서 깨끗한 시설에 감동. “정말 좋다, 좋아!” 짐을 푼 후 자전거를 타고 시골 동네 곳곳을 누비고 다녔다. 아름다운 풍경에 흠뻑 취했는데, 간간이 동네에 있는 사나운 개들 때문에 고생^^ 좀 했다. 

-왕 아저씨 친구인 천 아저씨와 딸 릴리, 아들 호산을 만나다. ‘삐리리~~’ 마뇽이의 이상형인 호산이와의 첫 만남. 마뇽이의 가슴이 두근두근~ 

-전날 밤기차를 타서 몸이 너무 고된 때꾸와 마뇽, 낮잠을 한숨 자고. 낮잠을 푹 자고 일어나서 왕 아저씨의 친구인 우 아저씨의 차로 예쁜 호수로 나갔다. 호숫가에서 2인용 자전거(2인용 자전거 NT$150)를 타고 우 아저씨와 함께 노래를 부르며 아름다운 호수를 한 바퀴 돌고 사진도 찍고…. 호수 근처에서 동화 속에나 나올 법한 아기자기한 예쁜 집들을 보고, ‘나중에 이렇게 아름다운 곳에 나란히 붙어 있는 집을 지어 때꾸네 가족, 마뇽이네 가족 모두 오순도순 모여 살자’는 약속까지 하고야 말았다.

-온천에서 몸 좀 풀어 볼까~? 우리가 간 온천(온천 1인당 NT$200, 수건 NT$10, 라커 NT$10)은 관광객들을 위한 온천이라기보다는 동네 주민들이 이용하는 온천인 듯. 노천탕에서 온천욕을 즐기며, 눈앞에 펼쳐진 3,000m 이상의 구름 낀 산의 모습을 보는 기분이란, 정말 환상이었다. 

-깨끗한 몸과 마음으로 화련에서도 유명한 야시장으로 갔다. 바닷가와 가까운 지방이라서 해산물이 풍부했다. 직접 굴지짐을 만드는 아주머니를 만나 굴지짐 만드는 모습을 동영상으로 녹화했다. ‘한국에 가서 나도 해봐야지!’ 과일을 갈아 100% 생과일주스를 만드는 모습을 보고, 아저씨께 부탁해 직접 주스를 갈아 보기도 했다. 그 생과일주스, 진짜 태어나서 그렇게 맛있는 주스는 처음이었다.

-때꾸와 마뇽, 수다를 떨다 그냥 잠에 빠져 버리다

Day 5 오늘의 테마는 ‘인연’


ⓒ 트래비

-전날 초대받은 호산이네로 가기 위해 기차를 타고 화련에서 이란으로 향했다.

-호산이의 차를 타고 작년에 새로 생겼다는 대만 전통 아트센터를 둘러보았다(우리나라의 인사동과 비슷하나 좀더 체계적으로 관리되고 있는 곳으로 입장료도 받음). 볼거리, 살거리, 먹거리가 너무너무 많고, 독특하고 재미있는 곳으로 이번 여행에서 가장 좋았던 곳 중 하나. 원주민들의 흥겨운 전통공연을 보던 중 마뇽이 앞에 나가서 그들과 함께 북을 친다. 정말 잊을 수 없는 멋진 추억^^

-짐 풀고 호산이 할아버지도 뵙고(북한에서 왔냐고 공산당 뭐라고 뭐라고 그러셨음^^), 호산이네 부모님의 초대로 가족들이 즐겨 가는 식당에서 저녁도 먹었다. 1인용으로 나오는 샤브샤브가 정말 맛있었다. 국물 맛도 다양하게 선택 가능.

-호산이네 집으로 돌아와 피아노 치고 춤추고 사진첩도 보고, 호산이에게 탭댄스도 배웠다. 호산이네 가족들과 TV까지 같이 시청하며 여러 이야기들을 나누었다. 정치 이야기부터 첫사랑 이야기와 시시콜콜한 우리들의 이야기까지…
-때꾸와 마뇽, 아쉬운 마지막 밤을 정리하다.

Day 6 오늘의 테마는 ‘그리움’


ⓒ 트래비

-아침 일찍 타이베이행 기차를 탔다. 호산이도 학교로 갈 일이 있어 우리와 함께 타이베이행 기차를 탔다. 때꾸는 드디어 그토록 바라던 태평양을 두 눈에 담고 행복한 감동에 젖어 시 한 편을 읽는다. ‘바람 속에 당신의 목소리가 있고 당신의 숨결이 세상 만물에게 생명을 줍니다……’

-우리는 타이베이에 도착해 호산이에게 고마움의 표시로 맥도날드에서 점심을 대접했고 호산이는 답례로 우리에게 맛있는 ‘붕어빵(?)’을 사 줬다. 모양은 한국 붕어빵과 비슷한데 내용물이 팥이 아니라 치즈와 슈크림이었다.

-공항에서 트래비 기자언니들과 만나 다시 한국으로 가는 비행기에 오르다. 대만에서 평생 잊을 수 없는 멋진 시간을 보냈다.


# 마뇽이 때꾸에게 보내는 편지

때꾸에게

때꾸, 기억나? 우리 처음에 트래비에서 전화 와서 ‘도전! 자유여행’의 독자로 선정되었다는 말을 들었을 때 사람 많은 데서 소리 지르면서 좋아했던 거… 그땐 꼭 세상에 우리 둘밖에 없는 느낌이었어. 너와 함께이기에 이런 행운이 찾아온 것 같아서 참 감사하다. 너와 함께 공유하게 된 추억이 늘어나서 얼마나 행복한지 몰라.

이번 여행은 길거나 거창하지는 않았지만 여행 중에 만난 소소한 행복과 행운들 덕분에 나의 일상에 잔잔한 미소를 띠게 해주는 것 같아. 자연의 아름다움과 인연의 소중함을 한껏 느끼고 돌아왔기에 다시 일상을 힘차게 살아 나갈 수 있을 것 같아. 

우리 화련의 호숫가 작은 카페에서 한 약속 기억나지? 나이가 들면 이런 아름다운 자연 속에 집을 두 채 짓고 서로에게 자주 놀러가고 행복하게 살자고. 

때꾸, 여행 중간에 만난 호산이라는 남자, 우리 둘의 마음을 두근거리게 했지. 호산이, 나의 이상형이었는데… 피아노 치는 모습, 우리에게 진지하게 탭댄스를 가르쳐주던 모습, 그 세세한 배려와 매너, 진실된 말들, 부드러운 미소… 정말 잊지 못할 거야.

그래도 말야, 호산이와 너 중에 택하라면 난 역시 널 택하겠어. 나를 있는 그대로 좋아해 주는 너같이 속 깊은 친구를 만나기란 정말 힘들 것 같아. 그러니 호산이는 너에게 양보할게.(하하하^^)

내게는 이번 여행이 ‘대만 여행’으로 기억되기보다는 ‘너와 함께 한 첫 번째 여행’으로 기억될 것 같아. 너로 인해 앞으로 내 앞에 펼쳐질 삶이라는 여행에서 많은 난관들을 극복할 수 있을 것 같은 용기를 얻게 돼. 우리 앞으로도 이렇게 서로를 이끌어 주고 서로에게 어깨를 내어 주기도 하고 기대기도 하며 아름다운 여행을 해나가자. 

우 아저씨, 왕 아저씨, 천 아저씨, 천 아주머니, 웨이 언니, 송 아저씨, 호산, 릴리, 수진 언니, 진민 언니, 그리고 스쳐 지나간 수많은 사람들에게 고맙다고 말했지만 정작 가장 고마운 사람에게는 말하지 못했네. 

나에게 이런 행운을 가져다 주어서, 그리고 늘 함께해 줘서 정말 고맙다, 나의 친구야. 사랑해! ♡

                                                 
-2006년 2월17일 너의 영원한 벗, 마뇽

# 때꾸가 마뇽에게 보내는 답장

마뇽에게

언제나 그랬듯이 너의 편지는 항상 나를 찐하게 감동시킨다.ㅠㅠ
다시 돌아오지 않을 20살, 1학년 겨울방학을 어떻게 보내야 후회 없이 보낼 수 있을까 많이 고민했어. 이번 겨울방학엔 꼭 한번 멋진 여행을 해보고 싶다는 막연한 꿈을 가지고 있었지. 그런데 학교 도서관에서 우연히 접하게 된 ‘Travie'가 우리의 소원을 이루어 줄 거라곤 꿈에도 상상하지 못했어. 정말 우리가 되리라고 그 누가 예상했겠어!

너의 전화를 받고 집안을 펄쩍펄쩍 뛰어다녔던 게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나. 한편으로는 가슴이 터지게 기쁘기도 했고, 또 다른 한편으로는 이게 꿈이 아닌가 의심도 해봤다니깐?^^ 

항상 나에게 있어 여행이란 빈틈없는 스케줄로 짜여진, 조금도 차질이 생겨서는 안 되는 빡빡하고 피곤한 것이었지. 여행 중에는 힘들고 피곤하지만 언제 이곳에 내가 또 오겠냐는 생각 때문에 마음이 편안한 여행이라기보다는 고달픈 경우가 더 많았었어. 그런데 그랬던 나의 여행 관념을 조금 색다르게 변화시켜 준 계기가 된 게 바로 너와 함께한 이번 대만 여행이었어. 화련에서 너와 함께 자전거 타고, 노래 불렀던 거 생각나지? 나는 그때까지만 해도 내가 정해 놓은 스케줄에 매여 순간을 즐기지도 못하는 불쌍한 여행객이었는데 그 순간 뭐랄까? 색다른 해방감을 느꼈어. 따지고 보면 여행이라는 게 내가 가고 싶어하던 그곳에 내가 존재한다는 것을 느끼고, 즐기는 나만을 위한 것임에 분명한데, 나는 그러한 간단한 사실도 깨닫지 못하고 있었던 것 같아. 

참 세상을 살아가면서 인연이라는 게 묘하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가 대만에서 만났던 수많은 인연들과 너무나도 소중한 기억을 준 수진 언니, 진민 언니. 어떻게 잊을 수가 있겠어? 나에게 있어 대만 여행은 여러 아름다운 사람들을 만났기 때문에 의미가 크지만 너와 함께했기 때문에 더욱 더 ‘럭키’한 여행이 된 것 같다. 너와 함께 있으면 항상 행운이 따른다는 생각이 들어. 너도 알지?

평생을 같이 할 나의 소중한 친구 김마뇽~
항상 여행은 내가 다음 학기를 열심히 살아갈 수 있게 하는 원동력이 되어 준다! 아마 이번 학기는 너와 함께했던 여행 덕분에 더 힘차게 달릴 수 있을 것 같아. 나는 항상 도전하는 너의 정신이 부럽다! 이번 대만여행을 통해 너와의 추억을 하나 더 만들 수 있어서 기뻐! 사랑해♡

-2006년 2월20일 너의 영원한 벗, 때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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