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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포먼스 그룹 두드락 - 강렬한 비트가 영혼을 깨운다

  • Editor. 트래비
  • 입력 2006.03.31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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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래비

강렬한 비트가 온 몸을 흔든다. 빨라지는 리듬에 맞춰 심장의 고동소리 또한 쿵쾅쿵쾅 박자를 맞춘다. 내 안에 깃든 무의식 속의 또 다른 내가 열정과 환희로 가득찬 ‘소리’를 내지르고 있다. 가슴 속 뜨거운 기운이 용솟음치며 쌓였던 모든 것이 순식간에 발산된다.

‘두드락.’ 아직은 낯설고 생소한 이름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들의 공연을 본 이들이라면 십중팔구 두드락에 열광하게 된다. 그리고 왜 아직 이들이 ‘무명’으로 남아 있는지, 많은 사람들이 이들을 보러오지 못함을 안타까워하게 된다. 

사실 이들이 아직 ‘무명’이라는 표현은 적절하지 못하다. 국내에서는 아직 덜 알려졌을지 모르지만 해외, 특히 유럽에서 두드락은 이미 이름난 인사다. 2000년 지금과 같은 ‘두드락’을 선보인뒤 국내에서보다 해외 활동에 더욱 주력해 왔던 이들은 2002년 그 유명하다던 영국 에딘버러 축제에 초청을 받아 흥행 랭킹 10위 안에 손꼽힐 정도로 뛰어난 실력을 보여주며 박수 갈채를 받았다. 이같은 이력을 바탕으로 3년간 유럽 순회 공연을 돌며 벽안의 외국인들에게 먼저 인정을 받은 그들이다. 우리 가락을 바탕에 깐 빠른 비트의 사운드와 적절히 결합된 퍼포먼스 무대가 유럽인들의 마음을 한껏 사로잡은 까닭에 국내 진출이 오히려 늦어진게 아닌게 하는 아쉬움이다. 

그렇다고 두드락이 국내 활동을 아주 도외시 해온 건 아니다. 그간 짬짬이 이벤트나 특별 프로그램 등을 통해 짤막하게나마 얼굴을 비추며 관람객들의 뇌리에 자신들을 각인시켜 왔다, 밀려드는 섭외 주문을 모두 소화시킬 수 없을 정도로 이 계통에서 두드락은 이미 아는 사람들은 다 아는 유명 인사이다. 하지만 두드락을 온전히 보여주기에 이 짧은 시간은 늘 무언가 허전한 마음을 안겨 주었다. 

공연으로 힘을 기른다

두드락이 국내에서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한 것은 작년 9월 정도부터. 남대문 메사 팝콘홀에 둥지를 틀고 완성된 작품 형태로 관객들을 맞기 시작하게 된 것이다. “전용 공연장을 갖게 되었다는 것은 물론 관객들에게 우리를 알리고 좋은 공연을 보여주겠다는 다짐도 있지만, 사실 작품의 발전을 위해서도 필요하거든요. 관객들과 호흡하며 어떤 부분들이 좋은지, 또는 미흡한지 끊임없이 묻고 고쳐나갈 수 있어요. 작품을 계속 업그레이드 시켜 나가야만이 발전해나갈 수 있거든요.” 두드락 공연 팀장을 맡고 있는 배우 박상경씨는 좋은 공연물일수록 지속성을 가질 수 있도록 늘 노력하고 연구해야 한다고 말한다. 


ⓒ 트래비

전용 공연관을 열게 된데는 또 다른 이유도 있다. 이는 우리 문화를 세계에 알려나가겠다는 의지의 표현이기도 하다. 외국 바이어들이 언제든 공연을 보러올 수 있도록 하기 위한 프리뷰의 장소인 셈이다. 두드락이 갖고 있는 최종 목표가 세계에서 인정받고, 전통 가락을 바탕으로 한 우리 문화를 곳곳에 심어나가겠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꿈을 위해 그들은 1년 365일 끊임없이 자신을 단련시키고 노력한다. 화려한 무대의 뒷면에는 하루가 멀다하고 연습에 매진하는 그들의 굵은 땀방울이 맺혀 있다. 1시간이 넘는 시간 동안 쉴새없이 북을 쳐야하고, 가위를 쩔렁대야 하며 말없는 몸집으로 관객들과 호흡해야 하는 그들이기 때문이다. 워낙에 두드리는 시간이 많아서인지, 연주 파트 배우들은 팔뚝이 모두 단단해졌다. “살이 찔 틈이 없죠. 오히려 공연을 쉬면 살이 붙는 것 같아요. 북이며 장구며 신나게 두드려야 하니까 팔힘은 필수죠. 공연때에도 자기 차례가 쉴 때면 팔굽혀펴기 같은 것을 하며 팔힘을 길러요.” 민소개 런닝을 입은 박 팀장의 팔뚝 또한 운동선수 못지 않을 정도로 단단해 보인다. 배우들이 대부분 20~30대 젊은 층이라는 것도 공연이 더욱 힘있게 느껴지는 부분이다.

우리가락의 울림을 전하는 '연주 퍼포먼스'

많은 이들이 물어오는 것 중 하나가 ‘난타’나 ‘도깨비 스톰’등과 같은 기존 넌버벌 퍼포먼스와의 차이점이다. 두드락도 사물놀이와 대사가 없는 무언의 퍼포먼스가 결합된 형태의 공연물인만큼 아류작이 아니냐는 눈초리들도 없지 않다. 

“기존 공연 작품들과 비슷한 형태와 면모를 띄고는 있지만, 본질적으로 ‘사물놀이’를 기반으로 한 연주에 좀더 집중하고 있거든요. 어떻게 보면 두드린다는 것은 같지만, 진짜 연주자가 악기를 갖고 연주 퍼포먼스를 펼치는 건 두드락밖에 없을 겁니다. 악기는 단기간에 배운다는 것도 어렵고, 그만큼 공력이 쌓여야 제대로 된 연주가 나오게 되잖아요. 두드락은 배우들이 기본적으로 모두 타악 악기를 다룰줄 아는 전공자나 연주자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여기에 관객들에게 어떻게 쉽게 재미있게 보여줄까 고민하는 과정에서 연극적이고 코믹적인 부분들을 첨가한거죠.” 
굳이 따지자면 연주 퍼포먼스라고 해야 할까. 

사실 두드락팀이 진짜 보여주고자 하는 건 우리 가락에 대한 자부심과 예술성이다. 연주와 연기, 춤이 조화롭게 어우러지면서 한국적인 소리를 예술로 승화시켜나가는 시도를 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두드락의 무대는 깊으면서도 큰 울림이 느껴진다. 무엇보다 ‘감동적’이라고 말하는 관객들이 많은 이유도 이 때문이다. 

오늘도 이들은 많은 이들에게 우리의 가락과 소리를 전하고, 감동을 줄 수 있는 한 판 난장을 펼치기 위해 무대 뒤편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을 것이다. 이들이 내는 ‘소리’가 궁금하다면, 혹은 자신 속에 내재되어 있는 ‘소리’를 듣고 싶다면 당장 두드락을 만날 일이다. 그들의 꿈은 오늘도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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