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지형의 달콤 쌉싸름한 라틴아메리카 여행일기 7
채지형의 달콤 쌉싸름한 라틴아메리카 여행일기 7
  • 트래비
  • 승인 2006.04.12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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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겐 너무 완벽한 여행지 볼리비아

‘하늘을 만져봐(tocando el cielo)’


ⓒ 트래비

볼리비아의 수도, 라 파즈 시티투어 버스는 하늘을 만질 수 있도록 2층 뚜껑이 열려있었습니다. 서울에서도 틈만 나면 고개를 젖히고 하늘을 보는 저에게, 버스에 쓰여 있던 ‘하늘을 만져봐’는 그 어떤 문구보다도 유혹적이더군요.
해발 3660m에 둥지를 튼 라 파즈는 세계의 수도 중 가장 높은 곳에 있답니다. 볼리비아의 코파카바나에 있는 티티카카 호수 역시 세계의 호수 중 하늘과 가장 가까운 호수이구요.  여기에 하늘을 담고 있는 소금사막, 살라르 데 우유니(salar de uyuni)까지. 볼리비아는 어디에서든 제가 좋아하는 하늘과 마음껏 만날 수 있는 최고(最高)의 나라였답니다.

인정 많은 볼리비아 사람들

ⓒ 트래비

배낭 여행자들에게 완벽한 여행지의 조건은 무엇일까요. 마음 통하는 사람을 만나고 숨 막히는 자연환경, 혀를 녹이는 먹거리가 있는 곳. 여기에 주머니 걱정 안 해도 될 정도로 저렴하고 특별한 감동까지 가질 수 있다면, 바로 그 곳이 특별한 여행지가 아닐까요. 조건의 내용은 백인백색이겠지만, 저에게는 여행의 즐거움을 골고루 안겨준 완벽한 여행지가 바로 볼리비아였답니다. 

현지인들과 어울려 볼리비아의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고, 자연의 아름다움에 입을 다물지 못하기도 하고, 길에서 만난 여행자들과 추억 만들기도 하구요. 하늘과 가까운 곳에서 원 없이 하늘구경도 했거든요. 

볼리비아의 옛 영화를 엿볼 수 있는 포토시에서의 일입니다. 포토시의 명물 ‘카페 포토시’에 공연을 보러 갔는데 무척 썰렁하더군요. 다음날은 주말이라 공연을 할 거라는 주인의 말에 일정을 연기해 가며 포토시에 하루 더 머물렀습니다. 그런데, 다음 날 역시 손님이 없어 공연이 열리지 않았습니다. 

유럽의 휴가철인 7~8월이 되면 길거리가 꽉 찰 정도로 문전성시를 이루는데, 지금은 비수기라 그렇다며 미안해했습니다. 이틀째 허탕을 치는 제가 안쓰러웠는지 포토시의 맥주 포토시나를 한 잔 사더군요. 바에서 맥주를 마시다보니, 어느새 동네 청년들과 친구가 되어 있더군요.  

우리는 의기투합해 포토시의 다른 공연장을 찾아 가서 그들의 음악과 삶, 그리고 우리의 음악과 생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지요. 공연장을 나오면서 우리는 서로 술값을 내겠다고 한참 실갱이를 벌였답니다. 그들에게는 적지 않은 금액인데도 먼저 내려고 하는 그들을 보면서, 나누고 싶어 하는 마음은 그 나라의 GNP와는 상관없다는 생각이 다시금 들더군요.  

이기적인 마음까지 들킬 것 같은 소금 사막 


ⓒ 트래비

살라르 데 우유니. 오랜만에 기대를 하고 갔음에도 불구하고 실망하지 않은 여행지를 만났습니다. 우유니에 도착하던 날, 비까지 쏟아져 그 넓은 소금 사막은 물에 잠겨 잔잔한 소금 호수가 되어 있더군요. 

호수에 비친 하늘을 보니, 마치 스카이다이빙을 하듯 하늘에 붕붕 떠 있는 기분이었습니다. 샌들을 신고 소금 호수를 일곱 살 개구쟁이처럼 첨벙첨벙 돌아다녔습니다. 그러다 투명한 소금호수를 한참 바라보니, 저의 이기적이고 가벼운 마음까지 소금 호수에 다 비칠 것 같아서 두려워지더군요. 

ⓒ 트래비
볼리비아에는 우유니 말고도 많은 보물들이 숨어 있었습니다. 하얀 식민지풍 건물이 아름다운 수크레, 맛깔스러운 송어요리가 있는 코파카바나, 잉카 이전의 유적을 볼 수 있는 티와나쿠, 아마존을 경험할 수 있는 루레나바케. ‘하늘에 걸린 야경을 가진 도시’라는 별명이 붙은 라 파즈. 라파즈는 주머니 가벼운 배낭여행자들을 즐겁게 해줄 쇼핑의 천국이기도 합니다. 손으로 직접 짠 멋진 숄도 설렁탕 한 그릇 값이면 거뜬했답니다. 

그러나 모든 여행지가 그렇듯이 볼리비아에서의 여행이 마냥 좋기만 했던 것은 아닙니다. 남미 최고의 부를 자랑하던 과거와 달리, 하루하루 힘겹게 살아가는 볼리비아 사람들을 보면서 가슴 아파 하고, 언제 어디에서나 소매치기나 강도를 만날까 사방을 두리번거려야 했지요. 금방이라도 낭떠러지로 추락할 것만 같은 비포장도로를 하염없이 달리기도 했지만, 라틴 아메리카를 여행하고 있는 지금도 볼리비아가 그리운 것은, 볼리비아가 저에게 그만큼 특별했기 때문이겠지요?

 글+사진 Travie writer 채지형 pinkpunk@dreamw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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