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용호 칼럼 - 감기는 네 탓? 내 탓!
도용호 칼럼 - 감기는 네 탓? 내 탓!
  • 트래비
  • 승인 2006.04.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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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기는 인류의 역사와 더불어 시작된 질환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이 질환이 병원균에 의해서 발병한다는 것이 증명된 것은 1914년에야 확립되었다. 그 후 감기의 원인균은 수없이 밝혀져 현재는 감기를 유발하는 바이러스만 해도 1백여 종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들어 황사가 덮치고 강한 봄바람이 몰아치는 데다 기온의 일교차로 몸이 적응을 못해서인지 부쩍 감기 환자들이 많아졌다. 여기저기서 콜록콜록 훌쩍훌쩍거리니 아직 감기에 걸리지 않은 이들은 마냥 두렵기만 하다. 감기에 걸린 이들은 대부분 누군가한테서 옮았다고 얘기한다. 10명 중 9명은 일년에 한번쯤 걸린다는 감기는 과연 네 탓일까? 내 탓일까? 

‘고춧가루 팍팍 넣은 콩나물국 마시기. 매운 아구찜 먹고 땀 흘리기. 소주에 고춧가루 넣고 마시기. 사우나에 들어가기’ 등등 감기를 떨쳐 내려는 각종 몸부림에 옆에서 지켜보는 이들은 안타깝기만 하다. 사람들은 으슬으슬 몸이 춥고 감기 기운이 있다고 느껴지면 따뜻한 것, 매운 것을 본능적으로 찾게 된다. 인체의 자가 치유 능력은 본능 속에 잠재되어 왔기에 감기에 걸린 사람들의 행동에는 모두 그만한 이유가 있는 것이다.

감기를 유발시키는 바이러스는 사시사철 공기 중에 떠다니고 있다. 감염된 손으로 코를 만질 때나 호흡을 통해 바이러스는 호흡기 깊숙이 침투하게 된다. 그러나 인체의 면역세포들은 바이러스가 침투하는 것을 틈틈이 감시하고 활동을 억제한다. 그러나 피로가 겹치고, 정신적 스트레스에 영양 섭취가 충분치 않을 경우에는 외부 바이러스의 침입에 대한 인체의 저항력이 급속히 떨어지게 된다. 

외사(外邪)가 침입하면 인체는 일단 체온을 올려 외부 바이러스에 대처하려는 노력을 한다. 인체는 1℃의 체온이 올라가면 대사속도가 12% 증가하게 된다. 그래서 초반에 감기에 걸리면 열이 나는데 이는 일종의 자가치유력에 해당된다. 체온이 올라가면 전체적인 대사항진과 아울러 혈액은 말초 즉, 가장 먼 표층까지 도달하게 된다. 혈액 속에는 바이러스를 제압할 수 있는 다양한 면역세포들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외부의 침입을 방어하게 된다. 이러한 자가치유 능력을 보충하기 위해서 인체는 본능적으로 매운 것, 따뜻한 것을 찾게 되는 것이다. 땀이 나면 낫는다고들 하는데 땀이 난다는 것은 말초까지 충분한 혈액이 도달했음을 의미한다. 

그런데, 혈액이 말초까지 충분히 도달해도 면역세포가 충분치 않다면 바이러스를 제압할 수 없다. 이런 경우는 아무리 땀을 많이 흘려도 기운만 빠지고 감기가 떨어지지 않는다. 감기에 걸리면 잘 먹어야 한다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이다. 

감기는 인류가 앓아 온 가장 흔한 질환 중의 하나이면서도 현재까지 특효약이 없는 실정이다. 감기의 치료는 원인균을 제거하는 것보다는 평상시 내 몸을 건강하게 관리하여 나의 면역력을 최상의 상태로 유지하는 것이 우선이다. 만약 감기가 들었다면 충분히 휴식을 취하고 균형있는 영양식을 섭취하여 환자의 몸 상태를 좋게 하여야 한다. 

감기는 평상시 자신의 건강을 얼마나 잘 관리하고 있는가 하는 척도이다. 옆에서 아무리 심하게 감기에 걸렸어도 내 몸이 튼튼한 상태에서는 감기가 들어올 수 없다. 결국, 감기는 네 탓이 아니라 내 탓일 것이다.
 
* 도용호 선생은 동국 대학교 한의과대학을 졸업하고 대한한방부인과학회, 대한한방자연요법학회 정회원이며 현재 情이찬 한의원원장으로 진료중이다. 031-464-2816 /kgdow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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