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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이네 PIC 사이판 특별 휴가 ② in PIC Saipan Day 2 - “오우 베이베, 우리만의 시간을 즐겨 볼까나?”"

  • Editor. 트래비
  • 입력 2006.06.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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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찌감치 ‘키즈 클럽(Kids Club)’앞에서 만난 태영, “빠이빠이” 하며 아는 체를 한다. 만나자마자 웬 ‘빠이빠이?’ “얜 만날 때도, 헤어질 때도 늘 ‘빠이빠이’라고 해요.” 선민씨, 웃으며 아들 인사를 해석해 준다. ‘아니 그럼, 이 꼬마가 인생사 만나면 헤어진다는 것을 미리 알고 있단 말이야?’ 역시, 최강 태영이다. 

감동한 덜떨어진 기자를 뒤로하고 용국씨 부부는 나름대로 달콤한 계획을 세우고 있었으니, 다름 아니라 태영이를 키즈 클럽에 맡기고 둘만의 오붓한 시간을 보내려는 것. 슬며시 미소 짓고 서 있는 클럽 메이트(Club-mate)에게 굵고 짧은 영어로 이것저것 물어 보고 확인한다.

“여기서 놀다가 수영장도 함께 데리고 나가고 바닷가도 나간다는데? 안심하고 우리 먼저 바닷가에 나가 있자.” 의기투합한 두 사람, 곁눈으로 태영이를 바라본다. 한편 태영이는 어른들의 음모와 상관없이 게임기 화면에 눈을 박고 있다. 이때다. “태영아, 이따 만나자!” 듣는 둥 마는 둥 하는 아드님을 떼어놓고 이들 부부, 날듯이 키즈 클럽 문을 나선다.

“하나 둘, 하나 둘, 박자를 맞춰야지” 

둘만의 시간이 이 얼마 만이던가? 그들이 향한 곳은 PIC 전용 해변이다. 한적하고 넓은 백사장에 옥빛 바다가 보는 것만으로도 시원하다. “자, 오랜만에 커플 노 젓기 한번 해볼까?” 빨간 색 카약에 올라타며 용국씨가 한 마디 던진다.

그림같이 파란 하늘에 하얀 뭉게구름, 옥빛 바다 위엔 빨간 색 카약 한 척. 그 배 위에 호흡을 맞춰 노 젓는 부부 한 쌍. 배가 멀리멀리 나아갈수록 그 평화로운 정경이 사각 틀을 벗어나 점점 자유로워진다. 참 한갓진 정경이다. 

그런데, 카약에서 내린 이들 부부, 얼굴이 벌겋다. “호흡을 맞춰 노를 저어야지, 혼자 왔다 갔다 하면 어떻게 해. 오빠 노에 무릎이 다 멍이 들었잖아”. 선민씨가 투덜거린다. “나야 앞에 앉아 있으니 뒤가 보이니? 니가 맞춰야지.” 뜨아~! 그림 같던 커플 노 젓기 풍경의 내막이 만천하에 드러나는 순간이다. 그래도 다시 한 번 로맨틱한 분위기를 시도해 본다. 자, 이젠 둘만의 해변가 산책이다. 

3년 연애 끝에 결혼하고 짧지 않은 결혼 생활을 했건만 선민씨는 연애시절이나 지금이나 늘 변함없이 유머러스하고 사람 좋은 남편 오빠가 처음처럼 여전히 좋기만 하다. 아이들이 세 명 정도 시끌시끌한 가정을 꿈꾸고 있지만 생각처럼 쉽지 않다. 두 사람이 왼발, 오른발 함께 걷는 해변에는 박자를 맞춰 시원한 바람이 불어온다. 


예쁜 훼방꾼 나타나다

그때, 저 멀리 구르듯 뛰어오는 한 총각이 있었으니, 태영이다. “엄마, 보고 싶었어!” 하지만 보고 싶었다던 엄마를 단번에 지나쳐 태영이가 냅다 뛰어가는 곳은 바다다.

물안경을 쓰고 바다 속을 들여다보던 태영이의 흥분한 목소리가 들린다. “니모가 있어요. 물고기가 되게 많아요.” 뛰어나와 비닐봉지 하나를 챙겨 들고 다시 바다로 뛰어든다. “물고기 잡아 올게요. 상어도 잡아야지~.” 어른들은 음흉한 미소를 뒤로 감추고, “그래, 많이 잡아 와~” 장단을 맞춰 준다. 

물이 뚝뚝 떨어지는 빈 봉지를 손에 쥐고 맥없이 나온 태영이를 위해 아빠가 모래찜질을 해준다. 누워 있는 아이의 몸 위로 모래가 살살 떨어지고, “간지러워, 간지러워, 흐흐” 태영은 그래도 재밌는지 계속 모래 이불을 덮어 달란다. 머리만 내놓고 둥그렇게 쌓아 놓은 태영 표 모래 언덕 위에 아빠가 갑자기 몸을 싣는다.

“무겁지~이? 아빠 좋아, 싫어? 엥?”
 “아~아~아빠 좋아!!”


부자간의 기분 좋은 주거니 받거니 놀이에 선민씨의 웃음소리까지 참 좋은 그림이다.

별빛 아래 시간은 흘러가고

저녁을 ‘갤리 카페(Galley Cafe)’에서 일본식 도시락과 라면으로 간단히 해결하고 서둘러 아일랜드 페스티벌을 보러 ‘풀 바(Pool Bar)’앞으로 향한다.

낮 동안 PIC 이곳저곳에서 투숙객들의 편의를 보아 주던 클럽 메이트들이 하와이언 댄스를 추기 시작한다. 계속 이어지는 불 쇼와 밸리 댄스 등등. 실수 연발에 코믹한 동작들이 더 큰 반응을 일으킨다.

사방은 어둠이 내려 깜깜한 가운데 랩 풀에는 파란 색 물이 조명을 받아 일렁거리고 있다. 맥주 한 병씩을 사 들고 풀 주변에 앉아 발 담그고 즐기는 공연은 관객들의 다소 과장된 환호가 빼놓을 수 없는 양념거리이다. 마지막으로 별빛 총총한 하늘 아래 한쪽에서 준비한 구운 머시멜로와 망고 등을 함께 나누기도 하고 흥겨운 민속놀이에 참여하기도 하면서 남은 흥을 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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