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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영 칼럼 - 굶으면 다이어트에 꼭 실패한다

  • Editor. 트래비
  • 입력 2006.06.09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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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 클리닉을 운영하다 보면 다이어트 부작용으로 생리가 중단된 환자들을 자주 접하게 된다. 수주 전에도 급격한 다이어트 이후 생리가 중단되어 내원한 환자가 있었는데 이 환자는 시중에 떠도는 다이어트 식품만을 섭취하면서 정상적인 식사는 거의 하지 않아 단기간에 급속하게 체중을 감량할 수 있었다. 그러나 체중 감량과 함께 '무월경'이라는 불청객이 찾아온 것이다. 겁이 났던 그녀는 정상적인 식사로 복귀했으나 체중이 다시 급속히 증가하여 이전보다 더 살이 찌게 되었으며, 머리카락도 많이 빠지고, 생리 또한 계속 멈춰 버린 상태여서 한의원을 찾은 것이었다. 2개월간의 치료 끝에 생리가 다시 시작되었지만, 돈 버리고 몸 버리는 고생을 통해 잘못된 다이어트의 대가를 톡톡히 치른 셈이었다. 

이처럼 자신의 자연스런 모습을 거부하고 '수퍼 날씬이'가 되기 위해 무리한 다이어트를 시도하다가 몸을 망치기도 하고, 다이어트 노이로제 속에서 신음하며 심지어 폭식증 또는 거식증과 같은 다이어트 정신장애에 빠지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 따라서 몸 버리고 돈 버리는 다이어트에 현혹되지 않으려면 다이어트에 대한 올바른 지식을 갖는 것이 절실히 필요하다.

다이어트를 위해 인터넷을 뒤지다 뒤지다 상담까지 요청하는 다이어터(dieter)들의 경력은 참으로 화려하다. 이런 짓(?) 저런 짓 안 해본 짓이 없다. 살 빼기 전쟁 속에서 수년 이상 몸부림치고 있는 여성들을 대하노라면 안타까운 마음마저 든다. 

비만에서 탈출하기 위해 그들이 단순무지하게 감행하는 첫 시도는 바로 '굶기'다. 그러나 이러한 단순한 선택은 자기 인생을 '다이어트 노이로제' 속에서 발버둥치게 만드는 첫 발걸음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생각하지 못한 결과이다.

'굶기'는 머지않아 '폭식'을 낳는다. 나약한 의지와 날씬해지고 싶은 희망이 서로 팽팽히 대립한다. '굶기'와 '폭식'이 번갈아 나타난다. 그러는 사이 근육은 점점 줄고 지방은 점점 더 늘어난다. 근육은 우리 몸에서 에너지를 사용하는 주된 장소이다. 근육이 줄어들면 에너지 소비량도 줄게 된다. 그러면 똑같이 먹어도 남는 에너지가 많아지며 그것은 지방의 형태로 비축된다. 더군다나 근육이 줄어들면 힘도 빠진다. 그럴수록 꿈쩍거리기 싫어지고 활동량은 점점 줄어 사태가 계속 심각해지는 것이다. 

밥 대신에 먹으라고 하는 다이어트 식품도 역시 굶기 다이어트의 아류이다. 이는 섭취 칼로리를 제한하는 것 이외에 다른 의미가 없다. 돈 버리는 다이어트의 대표이다. 

밥 먹지 말고 한 가지만 먹으라고 하는 원 푸드 다이어트도 역시 굶기 다이어트의 편법일 뿐이다. 포도, 사과 등 한 종류의 과일만 먹으라는 원 푸드 다이어트, 고기 다이어트(일명 황제 다이어트), 국수 다이어트, 덴마크식 다이어트 등 정상적인 현실에서 빗나가야만 할 수 있는 해괴한 다이어트 법들이 그런 것들이다. 잠깐 반짝이는 효과는 있지만 역시 곧 이전보다 더 살이 찌게 되며, 불균형한 영양 섭취로 인하여 몸까지 버리게 되는 대표적인 다이어트들이다.

'굶기'는 폭식을 유도하고, 근육은 줄이고 지방은 늘리며, 신진대사는 저하시키는 비극으로 들어가는 첫 번째 관문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자.


* 정기영 선생은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을 졸업하고 비만학회, 부인과학회, 대한알러지학회 및 대한약침학회 회원이며 현재 경희 봄 한의원 원장으로 진료중이다. www.bom-di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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