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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훈 칼럼 - 여행과 음식

  • Editor. 트래비
  • 입력 2006.01.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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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가게 되면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음식이다. 우리 옛말에 ‘금강산도 식후경’이라는 말이 있듯이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도 여행의 일부분이다.

여러 가지 음식을 가리지 않고 좋아하는 사람은 대부분이 대인 관계가 좋아 친구가 많고 남에 대해서도 너그러운 편이며 또한 위기 상황에서도 자신의 관리 능력이 뛰어나다. 반면 편식이 심한 사람들은 남녀노소 구분 없이 까다롭고 쉽게 화를 내며 스트레스를 쉽게 받는 편이라 머리가 좋더라도 좋은 지능을 잘 활용하지 못하다는 경우가 많다.

아이들의 경우에도 건강한 심신 발달의 측면에서 다양한 교육을 통한 경험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그래서 많은 부모들이 방학이면 아이들을 국내외 캠프에 보내기도 하고 주말여행 길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음식 또한 아이의 지능 발달에서 한 부분을 차지한다. 여기서 말하는 것은 당연히 지능 발달을 위해서 어떤 특정 물질을 첨가하거나 특별히 개발된 음식들을 제외하고 말하는 것이다.

음식은 입으로 들어와서 혀에 분포된 많은 감각을 자극하게 된다. 또한 음식은 입으로 들어오는 동시에 후각을 통해 여러 신경 회로로 전달되어 우리 머리의 미각을 담당하는 부위를 자극한다. 특히 후각은 우리 대뇌 중에서 변연계와 밀접한 관련이 있어 감정과 많은 연관이 있다. 누구나 어떤 냄새를 맡으면 기분이 좋아지거나 나빠지는 경험을 한 적이 있을 것이다.

 머리가 자극을 받게 되면 신경회로 및 이를 담당하는 영역이 더욱더 발달을 하게 된다. 따라서 많은 음식을 경험하게 되면 이에 따라 각각의 맛에 관련된 대뇌의 부위가 그만큼 발달하게 되는 것이다. 처음에는 입에 들어가기 쉬운 맛부터 시작하게 되는데 바로 단맛이다.

그러나 여러 음식 맛을 보게 되면서 처음에는 받아들이기 어렵지만 반복되는 과정을 통해서 점차로 역겨운 맛까지도 받아들이게 된다. 이런 과정을 통해서 우리 대뇌는 다양한 경험을 하게 되는 것이다. 또한 여러 음식을 경험한 후각이 여러 가지 정서를 자극하게 되니 이를 통해서 이차적으로 보다 다양한 정서 경험을 하게 되는 것이다. 많은 음식들을 접하게 되면 보다 많은 경험을 통해서 비슷한 맛이라도 구분할 수 있게 된다.

그런 구분이 가능하다는 것은 대뇌에서 구분을 해낸다는 것을 의미하며 이는 각 맛에 대한 대뇌의 활성도가 많은 차이를 보이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음식에 대한 기억은 오래갈 수가 있는데 이는 맛을 보게 되면 음식 냄새가 후각을 자극하면서 정서를 동시에 자극하기 때문이다. 정서적인 기억은 오래가며 이때 기억되는 것은 음식뿐만 아니라 맛있는 음식을 같이 먹었던 사람, 장소 및 시간까지 포함된다.

따라서 다양한 음식 맛을 본 사람은 음식이라는 매개체를 통해서 많은 경험을 오랜 기간 대뇌 속에 저장할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음식이라는 매개체를 통해서 인간의 지능은 보다 진전된 것이다. 인간 변천사를 보면 인류가 불을 이용하게 되고 다양한 음식을 먹게 되면서 대뇌가 급속도록 발전하였고 더불어 대뇌골이 커졌다는 사실이 이를 뒷받침한다.  

  토속음식이란 기본적으로 어떤 지역에서 가장 흔한 생산품을 가지고 만드는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그 지역의 자연을 이용하거나 극복하는 과정 중에 나온 결과물이다. 그런 점에서 지역 문화와도 더불어 발달해 온 한 지역 문화의 대표이기도 한 것이다. 이런 점에서 호텔 음식은 여행을 통해 독특한 맛을 보기에는 맞지 않을 수도 있다. 호텔은 세계 여러 나라 사람들이 이용하는 것이라 여러 나라 사람들의 입맛에 맞아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여행지에서만 맛볼 수 있는 음식 맛을 보기 위해서는 사전에 미리 많은 준비가 필요할 것이다.
     

*김태훈 선생은 연세대학교 의과 대학을 졸업하고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신경정신과 교수, 경기도 광주 정신보건센터장과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신경정신과 외래 교수를 역임했다. 현재 사랑샘터 정신과의원 원장으로 진료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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