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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의 향기가 감싸는 곳, 고치현

  • Editor. 한진아
  • 입력 2021.12.27 11:28
  • 수정 2022.05.20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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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창한 숲에서 즐기는 스릴 넘치는 자연 체험이 인기이다
울창한 숲에서 즐기는 스릴 넘치는 자연 체험이 인기이다

고치현은 자연이 풍부한 곳으로 유명하다. 일본 열도를 이루는 네 개의 주요 섬 가운데 가장 작은 섬인 시코쿠에는 4개의 현이 있는데, 고치현은 이 중 면적이 가장 넓고 인구 밀도는 가장 적어서 쾌적하게 여행을 즐길 수있다. 산과 강에서 즐기는 액티비티 체험과 해산물, 특히 가다랑어가 유명하고, 술을 즐기는 현으로도 알려져 있다. 고치현의 매력을 담았다.

●일본 전국 1위의 수질을 자랑하는
니요도강


고치현은 물이 맑아 차로도 유명하다. 그냥 맑은 게 아니라 기적의 청류라고 불릴 정도로 전국 1위의 수질을 자랑하는 니요도강이 있다. 고치현의 차는 이 니요도강이 흐르는 마을 니요도가와초(仁淀川町)의 사와타리차(沢渡茶)가 대표적인데, 이 지역을 지나면 곳곳에 펼쳐진 차밭을 쉽게 볼 수 있다. 사와타리차의 특징은 깊은 향과 깔끔한 뒷맛이다. 은은한 향을 즐기기보다 확실한 존재감을 드러내는 차를 좋아한다면 사와타리차가 입에 맞을 것이다.

‘차농가의 가게 아스나로’는 사와타리차를 재배하는 ‘비바 사와타리’가 운영하는 곳인데, 마시는 차 뿐만 아니라 차로 만든 젤리, 잼, 떡 등 다양한 형태로 차를 접할 기회를 제공한다. 실내에서는 식사나 디저트도 즐길 수 있는데, 테라스 석에 앉으면 눈 앞에서 흐르는 니요도강 풍경을 바라보며 식사를 할 수 있다. 차마 카메라로 다 담을 수 없을 정도로 멋졌고, 사진을 찍다 보니 음식이 식어가는 것도 몰랐다.
 

물이 맑은 곳이니 당연히 술도 맛있다. 더구나 술 문화가 깊이 자리 잡은 고치현이니 당연히 지역 술이 있다. 니요도강의 깨끗한 물에 반해 니요도가와초의 산속에 자리를 잡았다는 수제 맥주 공방 ‘BLUE BREW’에서는 생강, 산초, 고구마 등의 지역 특산물을 이용한 개성 있는 수제 맥주를 마셔볼 수 있다.

산속 깊은 곳에 자리한 기적의 청류
산속 깊은 곳에 자리한 기적의 청류

길이 약 124km의 니요도강은 수질도 수질이지만. 강의 푸른 빛이 아름다워 ‘니요도 블루’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다. 니요도 블루를 감상할 수 있는 곳이 몇 군데가 있는데, 그 중에서도 대표적인 연못이 ‘니코부치(にこ淵)’다.

니코부치로 내려가는 계단은 굉장히 가파르기 때문에 조심해야 했는데, 눈 앞에 펼쳐진 풍경과 시원하게 쏟아지는 물줄기는 어렵게 내려간 수고를 잊게 해준다. 파란 물감을 풀어 놓은 것처럼 예쁜 빛의 연못은 바람과 빛에 따라 미묘하게 색이 달라 보였다.


●니요도강에 빠지다


니요도가와 지역은 산, 강, 바다가 모두 풍요로워서 체험거리가 많다. 덕분에 카누, 래프팅 등 물을 가까이에서 제대로 즐길 수 있는 플랜들이 많다. 그중에서도 강바닥까지 시원하게 들여다보이는 투명한 크리스탈 카약을 타면 물이 너무 맑아서 작은 물고기들이나 강바닥에 떨어진 나뭇가지까지도 보인다.

강바닥이 들여다보이는 투명한 크리스털 카야킹
강바닥이 들여다보이는 투명한 크리스털 카야킹

니요도가와 아웃도어 센터에서는 동행하는 가이드가 안전관리뿐만 아니라 중간중간 사진 촬영을 해주고, 드론으로 영상 촬영까지 해준다. 촬영한 영상과 사진은 체험 종료 후 바로 다운로드할 수 있도록 준비해 준다.

니요도가와 아웃도어 센터
크리스털 카약 요금: 1인 2시간 7,500엔(기간은 3~12월)

 


●포레스트 어드벤처 고치


고치현은 대자연이 펼쳐진 청정지역이다. 전체면적의 약 84%를 삼림이 차지한다고 하니 공기부터 다르다. 프랑스에서 시작된 아웃도어 시설로 자연을 활용한 액티비티를 즐길 수 있는 포레스트 어드벤처와도 찰떡 궁합을 자랑한다. ‘포레스트 어드벤처 고치’는 고치의 풍부한 자연 지형을 살린 체험시설로 난이도가 다른 2개 코스가 운영된다.

와이어 하나에 몸을 맡긴 채 나무와 나무 사이를 얇은 줄만 밟고 건너거나 흔들리는 징검다리를 지나기도 하고 집라인도 타볼 수 있다. 집라인은 어느 방향에서 타는지에 따라 다른 풍경을 느낄 수 있다.

쉬운 캐노피 코스는 총 4개 구간, 어드벤터 코스는 5개 구간으로 이루어져 있고 도보로 이동한다. 모두 체험해도 되고 골라서 체험해도 된다.
 

●‘구름 위의 마을’에 ‘구름 위의 도서관


고치현에도 구마 겐고가 설계한 멋진 건축물이 있다. 유스하라초(梼原町)는 면적의 약 91%가 삼림으로 이루어진 작은 마을이다. 산 위에 있는 마을이라 ‘구름 위의 마을’이라고도 하는데, 이 이름을 딴 ‘구름 위의 도서관’이 그 첫 번째 건축물이다.

구마 겐고가 설계한 자연 친화적 도서관
구마 겐고가 설계한 자연 친화적 도서관

유스하라의 목재를 사용해서 만든 건물은 나무의 따뜻함이 살아 있고 빛도 잘 들어와 생동감이 있다. 나무만 사용했는데도 불구하고 참 화려하고 세련돼 보이는 인테리어라는 느낌을 준다.

건물도 건물이지만 도서관에 발을 들이면 그 진가가 드러난다. 조용조용한 일반 도서관과 달리 아이들이 텔레비전도 보고 웃으며 이야기도 하는 살아 있는 도서관이다.

물론, 시설 내부는 책이 대부분이지만, 실내 클라이밍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이나 카페도 있고 건물 밖에는 아이들이 축구를 하거나 달리기를 하며 뛰노는 넓은 잔디밭이 있다. 사람과 자연이 공생하는 형태의 삶을 지향하고 있는 유스하라의 사상이 잘 반영된 멋진 곳이다.

구름 위의 도서관을 나와 약 3분 정도 걸으면 유스하라의 특산품이나 기념품을 판매하는 ‘마치노에키 유스하라’가 있다. 이곳도 구마 겐고가 설계한 곳이다. 외관이 독특해서 눈에 들어오는데, 유스하라의 전통적인 건축 양식을 활용하여 이엉을 엮어 외벽을 꾸몄다. 이엉을 사용하여 바람도 잘 통하고 단열성도 좋아서 자연의 힘을 잘 활용한 예라고 한다.이곳은 단순히 특산품 판매만 하는 것이 아니라 2층에 호텔도 있다.

●히로메시장 & 일요시장


고치현에 여행을 간다면 한국인이 반드시! 가봐야 하는 시장이 두 곳이 있다. 그 중 하나가 히로메시장. 넓은 시장 안에 양식, 일식, 중식 등 식당을 비롯하여 잡화점, 기념품 가게까지 60개가 넘는 가게들이 들어서 있다.

맛과 술과 인정이 가득한 히로메시장
맛과 술과 인정이 가득한 히로메시장

술 좋아하기로 유명한 고치현 사람들은 주말이 되면 낮부터 히로메시장에 모여 술을 마신다고 한다. 가게마다 따로 자리가 있는 게 아니라 푸드코트처럼 음식을 사다가 공용 테이블에서 먹는 시스템으로 혼술도 어색하지가 않다. 히로메시장은 안주가 저렴하다. 100엔~500엔 사이의 안주가 많고 메뉴도 일상적으로 고치 사람들이 즐겨 먹는 것이 많아서 고치의 일상을 잠깐이나마 경험할 수 있다.

고치현에서 꼭 먹어 봐야 할 고소한 ‘가쓰오다타키'
고치현에서 꼭 먹어 봐야 할 고소한 ‘가쓰오다타키'

이 중 인기 메뉴는 가쓰오다타키(かつおのたたき). 고치현은 가다랑어가 굉장히 유명한데, 그중에서도 생선 겉만 살짝 구워서 먹는 가쓰오다타키가 압권이다. 껍질을 불에 구워 자른 가다랑어 위에 생마늘, 차조기, 양파를 얹어서 소금이나 새콤한 폰즈 소스에 찍어 먹는 게 고치식이다. 별다른 양념이 없는데도 재료들이 어우러져서 술이 술술 넘어가는 최고의 안주이다. 히로메시장 안에서도 가쓰오다타키로 인기인 가게는 묘진마루(明神丸)이다.

오직 일요일에만 열리는 ‘일요시장’에는 언제나 활기가 가득하다
오직 일요일에만 열리는 ‘일요시장’에는 언제나 활기가 가득하다

일요시장은 일주일에 단 한 번, 일요일에만 여는 시장이다. 1690년부터 300년 이상이나 주민들의 생활을 지켜온 시장이며, 하루만 열리는 시장 중에서는 일본 최고의 규모라고 한다. 길이가 약 1km 넘게 이어지는 일요시장에서는 온갖 것들을 사고판다. 일요시장에서 만나는 재미있는 아이템은 술잔이다. 두 가지 종류가 있는데 하나는 밑이 뾰족해서 계속 들고 있어야 하고, 하나는 잔에 구멍이 나 내려놓을 수가 없는 잔이다. 내려놓을 수가 없으니 계속 마신다? 아이디어가 대단하다. 시장 점포들이 가장 많이 영업하는 시간대는 오전 6시~오후 3시이다.


●모네의 정원 ‘마루못탄’


고치현에서는 클로드 모네의 흔적도 만날 수 있다. 클로드 모네가 사랑했던 지베르니의 정원을 고치현 기타가와무라(北川村)에 옮겨 놓았다. 모네가 꿈꾸던 ‘청색수련’도 볼 수 있는 이곳은, 클로드 모네 재단이 세계에서 유일하게 ‘모네의 정원’이라는 이름을 허락한 곳이다.

정원 곳곳을 마치 모네의 그림처럼 꾸며 놓은 이곳은, 작품 이름을 딴 세 개의 정원, ‘꽃의 정원’, ‘물의 정원’, ‘보르디게라의 정원’으로 이루어져 있다.
 
모네의 정원 ‘마루못탄’
입장료: 일반 1,000엔, 초・중학생 500엔, 초등학생 미만 무료
휴원: 12월~이듬해 2월


●별 보기 좋은
호시후루 빌리지 텐구


에히메현과 고치현을 사이에 두고 펼쳐진 시코쿠 카르스트에 별 구경하기 좋은 호텔이 하나 있다. 시코쿠 카르스트 위, 해발 약 1,400m의 높이에 위치한 ‘호시후루 빌리지 텐구’는 두 현의 경계 위에 지어진 곳이라 호텔 내부와 밖에 경계선을 그어놓은 것이 재미있다. 한 발씩 놓으면 두 현을 동시에 밟게 되는 셈이다.

이 곳은 숙소 전체가 ‘별’을 주제로 한 콘텐츠로 채워져 있다. 밤하늘의 별을 볼 수 있도록 천장에 창문이 달린 객실, 천문대를 비롯해 플라네타리움을 볼 수 있는 시어터도 있다. 날이 좋으면 새벽에 산 위로 구름이 짙게 깔린 운해(雲海)도 볼 수 있다고 한다.

예전에 텐구장(天狗荘)라는 이름으로 운영이 되다 건물의 노화로 새롭게 리뉴얼해서 2021년 7월 재오픈했다. 새 단장을 해서 객실도 깨끗하고 단정한 느낌이고, 대욕장을 갖춘 2층의 온천시설도 이용할 수 있다.
  
 
글 · 사진 한진아   편집 김기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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