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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엠립에는 예술이 산다

그들이 씨엠립에 사는 이유

  • Editor. 이은지 기자
  • 입력 2022.03.25 07: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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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엠립 거리
씨엠립 거리

오래된 것에 대한 로망이라고 해두자. 훈장처럼 켜켜이 쌓인 세월의 흔적 속 신들의 이야기가 궁금하다고도. 캄보디아 씨엠립(Siem Reap) 여행하면 가장 먼저 앙코르와트(Angkor Wat)를 떠올리고는 한다. 타 프롬(Ta Prohm), 바이욘사원(Bayon Temple) 등 수많은 앙코르 유적을 품은 씨엠립은 여행자들에게는 타임머신과도 같은 곳이다.

캄보디아는 지난해 11월15일부터 백신 접종 완료자에게 격리를 면제해주고 있다. 입국 직후 신속항원검사를 실시하고, 15~20분간 대기 후 음성 판정을 받으면 바로 여행이 가능하다. 다시 돌아온 캄보디아 여행에서 과거만 찾아나서는 일은 사실 조금은 아쉬울 지도 모른다. 여기 한 뼘 더 들여다 볼 씨엠립이 있으니. 

칸달 빌리지
칸달 빌리지

●골목에 깃든 예술, 칸달 빌리지


섬세함과 트렌디함이 숨쉰다. 칸달 빌리지(Kandal Village)에는 장인의 손길을 자랑하는 공방, 한적하게 커피 한 잔 즐기기 좋은 카페 등이 모여 있다. 길 하나를 두고 양옆으로 길게 늘어선 가게들은 저마다 개성을 뽐낸다. 다소 획일적일 수 있는 건물 외형에 각각의 색을 입혀 여행자들의 눈길을 끈다. 뜨거운 태양을 피하기 위한 색색의 차양막과 가게를 한층 신비롭게 만들어주는 무성한 나무까지. 따로 또 같이, 거리에 생기를 불어 넣는다.

칸달 빌리지
칸달 빌리지

거리 초입에 위치한 트라이브 아트 갤러리(Tribe Art Gallery)는 캄보디아 아티스트를 후원하는 공간이다. 런던에서 온 영국인 낫 디 마지오(Nat Di Maggio)와 테리 맥케니(Terry Mcikenny)는 캄보디아의 예술적 가능성에 대한 믿음으로 이곳에 갤러리를 열었다. 잠재력 있는 예술가를 발굴하고 지원하며, 때로는 세계적인 아티스트와의 만남도 주선한다.

1층은 작품 전시와 음료 판매 공간이고, 2층은 작가들의 작업실이다. 운이 좋으면 작업 중인 작가를 직접 만날 수도 있다. 소속 작가 중 하나인 찬 폰(Chan Phoun)은 어릴 적 벽돌 공장에서 일을 하다 한 쪽 팔을 잃었지만, 그 덕에 그림을 그릴 수 있게 됐다며 웃어 보였다.

그 옆에 위치한 가죽공방에서는 한국인 부부가 작업에 한창이었다. 캄보디아의 매력에 빠져 결국 정착하게 됐다고. 부부의 공방에는 묵묵히 가죽공예를 배우는 캄보디아 소녀의 열정이 가득했다. 
 

칸달 빌리지
칸달 빌리지
칸달 빌리지
칸달 빌리지

●트렌디세터라면 주목


“처음에는 휴양이었다. 몇 년간 거듭하다 보니 이곳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칸달 빌리지에서 만난 외국인들의 공통적인 이야기였다. 칸달 빌리지에서는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이 함께 밥을 먹고, 이야기꽃을 피운다. 칸달 빌리지에서는 트렌드를 읽을 수 있다. 갤러리뿐만 아니라 편집숍, 카페 등이 모인 ‘핫 스폿’이기 때문이다. 다리가 뻐근해질 정도로 수많은 가게를 돌아다녀도 의류, 조각품, 양초, 비누 등 같은 제품은 찾아볼 수가 없다. 브런치를 즐길 수 있는 인스타그래머블한 카페도 많으니 여유롭게 쉬어가며 둘러보기를 추천한다. 

아티산 앙코르
아티산 앙코르
아티산 앙코르
아티산 앙코르

●장인의 숨결, 아티산 앙코르


청년에게 더 나은 삶을 선물한다. 아티산 앙코르(Artisans Angkor)는 지역 청년에게 전통 공예를 가르치고, 취직 기회를 마련하는 사회적 기업이다. 솜씨가 뛰어난 이들은 앙코르 유적 복원에 힘쓰기도 한다고. 목공예, 석공예, 금속공예, 직조 등 청년 장인들이 공예품을 직접 만드는 과정을 볼 수 있는데, 그들의 집중력은 무더운 날씨보다 더 뜨거웠다.

아티산 앙코르
아티산 앙코르

가장 먼저 만난 이들은 목공예에 여념이 없었다. 조금은 투박해 보이는 손으로 나무 조각을 다듬는 손길은 매우 섬세했다. 집중해서 들여다 볼수록 신기한 공예품을 뒤로 하고, 예술품에 색을 입히는 이들과 물레를 돌려 실크를 직조하는 이들을 연이어 만났다. 전통 방식을 고수하는 모습을 보다 보면, 진정한 장인 정신은 옛것에 대한 존중과 자부심에서 나온다는 생각이 든다. 

파레, 더 캄보디안 서커스 Phare, The Cambodian Circus ⒸFCC Angkor-Managed by Avani
파레, 더 캄보디안 서커스 Phare, The Cambodian Circus ⒸFCC Angkor-Managed by Avani

●한 편의 연극, 파레


화려한 액션만이 서커스의 전부는 아니다. 파레 더 캄보디안 서커스(Phare, The Cambodian Circus)는 캄보디아의 전통 문화, 크메르 신화 등 풍부한 이야기를 전해준다. 맨몸으로 하늘을 날아다니는 화려한 곡예가 시선을 빼앗고, 배우들의 생생한 표정은 마음을 사로잡는다. 아크로바틱, 무용 등 공연 예술의 정수를 한 데 모아놓은 듯 하다. 공연장이 그리 크지 않아 어디에 앉더라도 생생하게 즐길 수 있다는 것도 장점. 1열에서는 불쇼에 얼굴이 다소 화끈거리기도, 배우들의 숨결이 느껴지기도 한다.

파레, 더 캄보디안 서커스 Phare, The Cambodian Circus ⒸFCC Angkor-Managed by Avani
파레, 더 캄보디안 서커스 Phare, The Cambodian Circus ⒸFCC Angkor-Managed by Avani

파레 서커스는 ‘지속가능성’에 초점을 둔다. 예술학교이자 사회적기업인 파레 폰레우 셀팍(Phare Ponleu Selpak)을 설립하고, 젊은이들이 예술을 통해 자립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한다. 시각, 공연 예술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예술과 젊음을 연결한다. 파레 서커스는 이 예술학교의 학생들이 만드는 무대로, 다년간 단련한 학생들의 폭발적인 에너지가 고스란히 전달된다. 코로나 이전 파리, 싱가포르 등 세계 곳곳으로 뻗어가기도 했다. 

야시장
야시장

▶나이트라이프의 매력


밤에 시작되는 여행도 있다. 어둠이 내려앉은 뒤에야 세상을 밝히는 네온사인처럼. 씨엠립 펍 스트리트와 야시장은 나란히 연결돼 있다. 환하게 불이 켜진 야시장 곳곳은 공예품과 전통의상 등 기념품으로 가득하다. 발걸음마다 왜 이리 생각나는 사람이 많은지. 하나씩 담다 보면 어느새 가방이 묵직해진다.

펍 스트리트
펍 스트리트

펍 스트리트에서는 시원한 맥주로 더위를 떨치고, 여로를 풀 수 있다. 펍 스트리트와 칸달 빌리지 등 씨엠립 시내 관광지들은 걸어서 10~20분 정도면 갈 수 있다. 더운 날씨에 땀이 주룩주룩 흘러내린다면 현지 교통수단인 툭툭을 이용하는 것도 추억. 웬만한 씨엠립 시내는 1~2달러면 충분히 이동할 수 있다. 

 

글·사진 이은지 자료제공 한-아세안센터(ASEAN-Korea Cent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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