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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굿뮤지엄이란 대중의 예술 만족감을 채워주는 곳”

엠플러스 정도련 부관장

  • Editor. 김다미 기자
  • 입력 2022.04.05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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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의 예술을 느낄 수 있는 M+(엠플러스)*가 지난해 11월 개관했다. 개관까지 꼬박 10년.  정도련 부관장은 엠플러스의 시작과 현재를 같이 하고 있다. 정 부관장은 2013년 엠플러스에 입사해 수석 큐레이터이자 부관장으로 엠플러스를 이끌고 있다. 그의 손길이 구석구석 닿은 엠플러스의 이야기부터 숨겨진 홍콩의 명소까지. 정 부관장이 경험한 홍콩과 홍콩의 예술 이야기를 지난 3월29일 온라인으로 만나 들어봤다.

엠플러스 정도련 부관장 
엠플러스 정도련 부관장 

-엠플러스는 시각문화박물관을 지향하고 있다. 미술관이 아닌 시각문화박물관으로서 무엇을 보여주고 싶은가.


미술 분야에만 집중하는 미술관과 달리 엠플러스에서 미술은 하나의 분야에 불과하다. 엠플러스의 포지션은 전시를 보면 알 수 있다. <홍콩 : 히어 앤 비욘드>는 홍콩의 시각문화를 보여주는 전시고, 지그 컬렉션으로 꾸민 <혁명으로부터 세계화까지> 전시는 중국 현대미술사를 담고 있다. 디자인과 건축, 국제 비주얼 아트를 중심으로 한 전시도 진행 중이다. 그림뿐만 아니라 디자인, 건축, 비주얼 아트, 영상까지 아우르는 시각문화를 보여주고 싶다.

-엠플러스를 이야기하기 위해선 울리 지그(Uli Jigg)** 컬렉션이 빠질 수 없다. 1,460여점을 기증했다고 들었는데, 전시 프로그램 등에 어떻게 적용할 예정인지, 그리고 이런 기증행위가 기증 문화에 어떤 반향을 일으켰는지.


울리 지그의 기증은 역사적이라고 생각한다. 엠플러스의 의무 중 하나는 미술사의 이야기를 계속 바꿔가면서 보여주는 것이다. 현재 지그의 기증 작품을 활용한 전시 <혁명으로부터 세계화까지>를 열었다. 앞으로 4년에 걸쳐 울리 지그 컬렉션의 다양한 이야기 보여줄 예정이다. 지그가 엠플러스에 기증했을 때 중국과 홍콩 내에서 이슈가 있었지만, 그 이후 중국과 홍콩의 컬렉터들이 많은 기증을 이어가고 있다. 홍콩의 기증 문화를 시작한 게 울리 지그라고 이야기할 수 있다.

 

-코로나로 미술관들이 다양한 온라인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엠플러스는 어떤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나?


오픈 전부터 다양한 온라인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지난 두 달 동안 홍콩의 학교 학생들을 위해 엠플러스 투어 프로그램을 디지털로 전환해 운영했다. 토크 프로그램도 온라인으로 진행 중이다. 또 팬데믹 상황으로 홍콩 방문이 어려운 여행객들을 위해 큐레이터들이 전시관을 소개해 주는 버추얼 투어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국경이 열릴 때까지 온라인으로 전시와 건물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하는 데에 집중하고 관련 프로그램들을 지속할 예정이다.

-한국인들이 홍콩에 방문할 때 예술을 즐길 수 있는 코스 소개를 부탁한다.


아트바젤 홍콩 페어가 10년간 열리면서 상업 화랑들이 성장했다. 60년의 역사를 가진 홍콩 아트 뮤지엄을 비롯해 최근 개관한 복합문화공간 타이쿤까지 다양한 화랑들을 다녀보길 추천한다. 홍콩의 예술로 이틀을 채울 수 있을 것이다. K11은 쇼핑몰이면서 동시에 미술관이다. 엠플러스도 박물관이지만 상점들이 들어섰고, 레스토랑 오픈을 앞두고 있다. 뮤지엄에서 쇼핑, F&B 등 일상생활과 밀접한 경험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홍콩의 매력은 한 곳에서 일상과 예술을 모두 느낄 수 있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추천해 주고 싶은 홍콩의 히든 플레이스가 있는지.


방문객들에겐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홍콩은 ‘자연’이 좋다. 도심 어디에 있던 하이킹을 할 수 있다. 또 홍콩섬의 노스포인트(North Point) 지역은 옛 홍콩의 정취가 아직도 느껴진다. 그곳을 방문하면 홍콩 특유의 문화를 경험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정 부관장이 생각하는 굿뮤지엄이란 무엇인가?


팬데믹을 겪으면서 박물관의 사회 역할은 무엇일까 생각했다. 굿뮤지엄은 시간과 공간에 따라 다르다. 다른 도시를 방문할 때 작은 뮤지엄과 숨겨진 뮤지엄에 가는 걸 좋아한다. 왜 이런 곳에 이런 박물관이 있을까 생각하게 된다. 아마 지역 생태계 안에서 특별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지 않을까 싶다. 규모가 크고 세계적이어야만 굿뮤지엄이 아니다. 주어진 조건 속에서 대중들의 예술적 만족감을 충족시켜줄 수 있다면 그것이 굿뮤지엄이다.

*M+는 2021년 11월12일 개관한 시각문화박물관이다. 현대미술부터 근대미술, 시네마, 건축, 디자인까지 광범위한 예술을 다루고 있다.

**울리 지그(Uli Jigg)는 스위스 컬렉터로 중국에 머물면서 중국 현대미술 작품 1,510여점을 수집했다. 그중 1,460점은 M+에 기증했다.

 

글 김다미 기자, 사진 엠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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