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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봄인가 봄, 늦봄까지 봄꽃을 누릴 수 있는 서산의 명소

  • Editor. 이진경
  • 입력 2022.04.29 09: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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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는 사계절이 있건만 봄은 존재하는 듯 존재하지 않는 듯 무심히 가버린다. 봄꽃놀이 한 번 즐기지 못하고 떠나가는 봄을 애타게 바라만 보는 당신, 서산으로 떠날 채비를 하자. 4월 말~5월 초의 늦봄까지 봄꽃을 누릴 수 있는 서산의 명소를 소개한다. 

●서산 유기방 가옥

서산 유기방 가옥에서는 수선화 축제가 한창이다. 3월 말에 서막을 올린 축제는 어느덧 그 끝을 향해 내달리고 있다. 서산 유기방 가옥은 1919년 일제시대 당시 건립된 고택. 옛 모습을 간직한 가옥에서는 <미스터 선샤인> 등의 드라마가 촬영되기도 했다.

오래된 가옥 자체도 볼거리이지만 지금 이곳의 주인공은 수선화다. '큰말'이라 불리는 인근 동산에 수선화가 노랗게 물결친다. 물결친다는 표현이 딱 맞다. 이리저리 눈을 돌려봐도 동산은 온통 노란빛으로 물들었다. 수선화만큼 고운 봄옷을 입은 이들은 수선화의 풍경 속에 빠져 사진 찍기에 여념이 없다. 인기 포토 스폿은 수선화 정원이 한눈에 들어오는 언덕 위. 다른 사람이 덜 등장하는 사진을 원한다면 문을 여는 시간에 맞춰 방문하는 게 좋다.

안채 마루 건너 창호도 인기 사진 포인트다. 창호가 프레임 역할을 하고, 그 프레임 안에는 장독대와 수선화가 담긴다. 서산 유기방 가옥 뒤편의 동산은 송림 또한 울창하다. 300년 수령의 왕소나무가 사시사철 푸르러 산책하며 힐링할 수 있다. 

주소: 충남 서산시 운산면 이문안길 72-10

 

●문수사

문수사는 서산 유기방 가옥에서 차로 10분여 거리에 자리한 사찰이다. 수덕사의 말사인 문수사는 절 자체로 이름나진 않은 편이지만 늦봄이 도래하면 일대의 도로가 마비될 정도로 찾는 이들이 줄을 잇는다. 겹벚꽃 때문이다. 겹벚꽃은 이름 그대로 겹을 이룬 벚꽃이다. 꽃송이는 홑겹의 벚꽃을 겹겹이 쌓아 올린 모양이며, 꽃다발을 매달아 놓은 것처럼 여러 꽃송이가 한데 뭉쳐 있다. 벚꽃보다 개화 시기가 느린 터라 벚꽃이 진 후 만개해 늦봄을 알린다. 

문수사에는 겹벚꽃나무가 입구부터 터널을 이루고 있다. 황홀한 겹벚꽃의 자태에 홀린 이들은 인내를 발휘하지 못하고 길가에 차를 버린 후 꽃구경에 나선다. 하지만 차는 주차장에 대는 편이 낫다. 차와 사람이 뒤섞인 길은, 걷거나 사진 찍기에 여의찮다. 겹벚꽃 터널은 차 안에서 감상하고 본격적인 꽃구경은 문수사를 오르며 해도 충분하다. 일주문을 지나도 겹벚꽃나무는 수없이 많다. 

주소: 충남 서산시 운산면 문수골길 201 문수사

 

●개심사

문수사에서 차로 10분여 거리에는 또 다른 벚꽃 명소인 개심사가 있다. 겹벚꽃은 개심사로 향하는 신창제(저수지) 주변에도 활짝 펴 눈을 즐겁게 한다. 

개심사 바로 앞까지 난 찻길은 요즘 시기에 이용하기 힘들므로 사하촌 인근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산길을 걸어야 한다. 540m의 짧다면 짧은 길인데 많은 이들이 입고 있던 재킷을 벗는다. 개심사에서 특별 판매하고 있는 아이스크림과 생수도 날개 돋친 듯 팔린다. 

개심사의 벚꽃은 몇 그루 되지 않지만 강렬하다. 범종각 옆 왕벚나무가 꽃을 떨군 지금, 청벚꽃은 절정을 맞았다. 매화꽃을 흉내낸 것처럼 연둣빛 머금은 청벚꽃의 꽃송이는 꽃다발이 되어 나무에 매달렸다. 빛깔이며 모습이며 신비롭고 또 신비롭다. 꽃보다 많은 사람들은 청벚나무 아래에 모여들어 각자의 방식으로 아름다움을 이야기한다. 

청벚나무가 지면 개심사의 작은 연못을 감싼 배롱나무에 꽃이 필 것이다. 배롱나무의 꽃이 진 다음에는 연꽃이 여름을 맞을 테고. 아담한 규모의 개심사에 중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이유다. 상왕산에 자리한 개심사는 충남 4대 사찰 중 하나로 손꼽힌다. 

주소: 충남 서산시 운산면 개심사로 321-86

 

▶PLUS

서산 유기방 가옥과 문수사, 개심사가 자리한 운산면에는 식당이 그리 많지 않다. 물레방아(충남 서산시 운산면 운암로 1207-4)는 주민들이 사랑하는 어죽 맛집. 소면과 밥을 함께 말아 내어 준다. 탄수화물 조절이 필요하다면 주문 전에 이야기하는 게 좋다. 운산손칼국수(충남 서산시 운산면 해운로 1205)는 운산면소재지에 위치한 작은 식당이다. 기본 메뉴인 손칼국수를 비롯해 장칼국수 스타일의 얼큰칼국수, 파전 등 가성비 만점의 메뉴를 선보인다. 가족이 운영하며 서비스가 정겹다. 

 

글·사진 이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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