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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의 땅, 고군산군도와 부안

  • Editor. 최재원
  • 입력 2022.06.09 06:05
  • 수정 2023.06.02 09: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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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북도의 섬과 바다마을에선 
신비로운 전설들이 흘러넘친다.
애달픈 이야기 사이로 절경이 파고든다.

무녀도
무녀도

●섬인 듯 섬 아닌 섬  
고군산군도

고군산군도는 총 63개의 섬으로 이루어져 있다. 고군산군도가 섬으로 느껴지지 않는다면 일부만 보았다는 이야기다. 새만금방조제와 고군산대교 등이 완공되며 육지화된 섬은 6개에 불과하니까. 서해로 한 걸음 더 들어가 보았다. 육지와 연결된 고군산군도의 주요 섬은 군도의 중심이지만 전부는 아니다. 차로 방문하는 편리함도 좋지만, 배를 타고 바다를 체감하며 다다르는 섬은 시작부터 남다르다. 마침 2022년 3월부터 한 해 동안 군산과 부안에 속한 13개 도서를 대상으로 여객선 반값 운임이 시행 중이니 시기도 적절하다. 

방축도  
방축도  

황해가 아닌 청해  
방축도  

13개의 섬 중에 선택한 곳은 고군산군도의 북서쪽에 있는 방축도다. 방축도는 고군산군도의 방파제 역할을 하고 있어 붙은 지명이라고 한다. 방축도의 볼거리는 섬 그 자체에 있다. 섬이 크지 않아 부담 없이 걷기에 좋으며 곳곳에 심어진 동백나무는 보는 즐거움을 더한다. 바다는 또 어찌나 푸른지, ‘황해’라는 중국식 명칭을 가지고 있기도 한 그 서해가 맞나 싶다. 방축도의 남서쪽 끄트머리에는 이곳의 슈퍼스타, 독립문 바위가 있다. 독립문 바위는 다리 형태의 바위로 그 모습이 마치 독립문 같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이 독특한 기암과 습곡 지형만으로도 방문 가치가 충분한 섬이다. 

대장도 ​​​​​​​
대장도

전설이 묻힌 바위에서 절경을  
대장도
 

여행의 마무리엔 일몰이 빠질 수 없다. 고군산군도에는 많은 일몰 명소가 있지만, 대장도의 최고봉인 대장봉만 한 곳이 없다. 육지로 연결된 고군산군도 중 가장 안쪽에 자리 잡은 작은 섬이지만, 고군산군도의 전경을 한눈에 볼 수 있어 빼놓을 수 없는 코스이기도 하다.

장자할매바위
장자할매바위

대장봉을 오르다 보면 과거를 보러 서울로 간 남편을 기다리다 아들과 함께 돌이 되었다는 장자할매바위를 볼 수 있다. 대장봉은 해발 142m로, 여유롭게 걸어도 20분 남짓이면 오를 수 있다. 전망대에서는 짧지만 만만찮은 등산의 노고를 위로하듯 고군산군도의 광활한 전경이 펼쳐진다. 육지와 연결된 선유도, 무녀도, 신시도를 포함한 6개의 주요 섬이 한눈에 들어온다. 고군산군도를 마무리하기에 더 없는 풍경이다.

무녀도
무녀도

춤추는 무당의 섬  
무녀도  

고군산군도의 주요 섬인 선유도(옛 군산도)와 신시도. 그들 명성에 가려진 무녀도를 찾았다. 무녀도는 섬의 형태가 마치 무당이 춤을 추는 모습 같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무녀도는 일명 모세길로 불리는 쥐똥섬과 엄마의 품처럼 포근하여 엄바위라 불리는 해식와(해안 절벽 아래의 침식지형) 옆 모감주나무 군락지가 특히 볼 만하다. 두 곳 모두 바닷길이 열려야 진면목을 발휘하므로 썰물 시간을 고려하여 방문하는 것을 권한다. 

 

●숨은 명소를 찾는 여행  
부안


전라북도 부안은 변산반도로 익히 알려진 고장이다. 변산반도에 속한 변산은 크게 바다와 인접한 외변산과 내륙 부분인 내변산으로 나뉜다. 그중 부안을 대표하는 채석강, 변산해수욕장 등의 명소는 대부분 외변산에 있다. 과감히 발걸음을 돌렸다. 내변산으로. 

굴바위 

영화 같은 인생숏을 건지고 싶다면  
굴바위 

굴바위는 남옥녀봉의 남사면 중턱에 있는 깊은 동굴이다. 오래전 굴바위에는 ‘참샘’이라 불리던 샘이 있었다. 복지깨(밥그릇 뚜껑의 방언)로 참샘의 약수를 마시면 모든 병이 낫는다고 하였고 특히 한센병에 효험이 있었다고 한다. 그러다 일제강점기 당시, 줄포에 사는 일본인이 복지깨를 가져가 버렸고 참샘의 약효 또한 사라져 버렸다고 한다. 그 후로 오랜 세월 잊혀 가던 굴바위가 다시 화제의 중심에 서게 된 계기는 영화 <불꽃처럼 나비처럼>이다. 굴바위는 극중 자영(수애)이 가장 좋아하는 장면이 촬영된 곳으로, 영화 속 무명(조승우)과 자영이 처음으로 교감하는 장소로 등장하였다. 외변산 채석강에 해식동굴이 있다면 내변산 굴바위는 풍화동굴이다. 동굴 밖 배경이 바다와 산이라는 것 외에 차이가 있다면 굴바위는 아직 널리 알려지지 않아 방문객이 적다는 것 정도. 나만의 인생숏을 남기고 싶다면 지금 굴바위가 제격이다. 

곰소항
곰소항

곰살가운 풍경들  
곰소항 & 곰소염전  

변산팔경 중 1경인 웅연조대(雄淵釣臺)는 곰소 앞 낚시터 경치를 일컫는 말이다. ‘곰소’란 곰처럼 생긴 두 개의 섬 앞에 깊은 소(沼)가 있어 붙여진 지명으로, 일제강점기인 1942년에 작도와 웅도라는 섬을 육지화하여 지금의 곰소항 일대가 축조되었다.

곰소염전

곰소리 남쪽에 곰소항이 있다면 북쪽에는 곰소염전이 있다. 곰소염전은 70여 년의 역사를 간직한 부안의 유일한 염전이다. 예부터 곰소염전의 소금은 쓴맛 대신 단맛이 난다고 했다. 그 이유는 바닷물이 증발하며 생성되는 염화마그네슘이 든 염수를 재사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화창한 날엔 파란 하늘과 내변산의 경치를 반영한 염전이 진풍경을 선사한다. 규모는 작지만, 볼리비아의 우유니 사막 부럽지 않은 경관이다. 다만, 염전 진입을 위해서는 관계자에게 먼저 양해를 구할 것을 권한다. 

개미궁
개미궁

밥도둑 잡으러 가 보자  
개미궁 

곰소항에 왔다면 꼭 맛봐야 할 특산물이 있다. 바로 곰소항의 밥도둑, 풀치 조림이다. 풀치는 갈치의 새끼로, 가늘고 긴 풀잎을 닮았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풀치 조림은 해풍에 말려 살이 단단하고 쫄깃한 풀치를 넣어 국물이 거의 남지 않도록 바짝 졸인 것이 특징이다. 여기에 부안의 원조 특산물인 곰소 젓갈과 남도식 반찬까지 곁들이면 한 끼 뚝딱이다. 

슬지제빵소  
슬지제빵소  

단짠단짠 소금커피  
슬지제빵소  

곰소염전의 소금을 현지에서 맛보고 싶다면 곰소염전 앞 슬지제빵소를 가 보자. 파란 하늘과 대비되는 새하얀 신축 건물은 SNS 감성 사진을 남기기에도 적합하다. 대표메뉴인 찐빵 외에 우리가 주목해야 할 메뉴는 흑당소금커피다. 흑당소금커피는 흑당에 곰소염전의 소금을 더하여 만든 슬지제빵소의 시그니처 카페라테다. 흑당과 소금이 들어갔으니 단짠단짠의 굴레는 벗어날 수 없을 터. 거기에 쌉싸름한 커피가 더해져 슬지제빵소만의 독특한 커피가 탄생했다.  


글·사진 최재원  에디터 홍은혜 기자 취재협조 전라북도관광마케팅종합지원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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